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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시대가 왔다]①4차산업혁명의 새로운 담론~⑩초금융...모바일·로봇이 자산 관리

good해월 2019. 5. 31. 08:07

우리는 지금 왜 '초시대'를 말하는가

[超시대가 왔다]①4차산업혁명의 새로운 담론

http://blog.daum.net/obk2030/165413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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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시대 개념도
 

“이제는 모든 느려터진 것들은 가라(超低遲延). 초시대(超時代)의 마술(超能力)이 펼쳐진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연결되고(超連結) 합쳐지고(超融合), 스스로 작동한다(超知能)!”


바야흐로 초시대(超時代)가 열렸다. 초시대는 네트워크의 진화나 기존 산업의 변화 수준을 뛰어넘는 인류의 생활 패턴을 송두리째 바꾸는 4차 산업혁명의 실질적이고도 거대한 담론이다.


다시 말해, 초시대는 기술과 산업의 진보를 뛰어넘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산업 등 인류의 삶 전반의 혁신적 변화를 의미한다. 사상, 철학 등 인류의 사고체계조차도 송두리째 바뀌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시대다. 


초혁신(超革新, Hyper Innovation), 초사회(超社會, Hyper Society)의 시대로 지칭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 초시대의 개화를 선언한 바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초시대의 핵심 키워드(Key Word)는 초지능(Hyper Intelligence), 초연결(Hyper Connectivity), 초융합(Hyper Convergence)이다. 초지능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기반 기술이 발전하면서 사회, 교육, 문화, 산업 등 전 영역에 걸쳐 구현되고 있는 4차원의 신세계를 추동하고 있다.

초연결은 이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데서 나아가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연결하는 초시대의 대동맥(大動脈)을 의미하는 용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세대(G) 이동통신이 개화하면서 초연결의 그림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견해다. 


더 나아가 초융합은 초지능과 초연결을 통해 신기술이 전통과 혁신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장과 시장, 산업과 산업, 사회와 사회에 스며드는 초사회의 발판을 의미한다. 사회의 모든 분야가 대상이다. 산업적으로는 스마트시티와 스마트 홈,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차는 물론이고 카풀 서비스나 배달앱을 비롯한 대부분의 O2O(Online to Offline) 비즈니스, 핀테크, 공유경제까지 초융합의 산물이다.


물론 초시대의 개화는 초지능, 초연결, 초융합의 3대 키워드로만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이를 바탕으로 초소유, 초지성, 초상상, 초노동, 초협력, 초국방, 초금융, 초보안, 초국가, 초정부, 초도시, 초사회, 초교육 등 사회 전 분야 새 담론으로 발전과 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앙집중형 경제와 국가 체제 또한 초시대의 핵심 키워드를 기반으로 변화와 분화를 거듭하면서 분산 경제와 초국가 시대 같은 또 다른 미래 신세계의 탄생과 출범을 촉발하고 있다.


출발은 5세대(G) 이동통신 서비스의 상용화다. 5G 이동통신서비스는 말 그대로 현재의 4G LTE 이동통신서비스보다 속도에서 20배, 데이터 용량에서 100배의 성능을 자랑하는 '꿈의 통신'이다. 말로만 듣던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로봇, 인공지능(AI)의 활약상이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시티, 스마트 의료, 스마트 물류 등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가 먼저 팔을 걷었다. 정부는 우선 '5G+ 전략'을 수립, 5G 기반의 지능화 혁신을 통해 새로운 퍼스트무버(First Mover)형 산업과 서비스 창출에 나서 이른바 초시대 진입의 길을 닦고 있다. 실감 콘텐츠, 스마트 공장 등 5대 핵심 서비스와 함께 차세대 스마트폰,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10대 핵심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골자다. 국가 성장동력화하겠다는 의도다. 


이동통신 3사 역시 미디어, 게임, 헬스 케어,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등 영역에서 잇따라 전문 기업들과 협약을 맺으며 기회의 창을 확대하고 있다. 이동통신사 뿐만이 아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서비스와 제조기업, 일반기업과 전문기업까지 모두 초시대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산업화시대와 정보화시대에 이은 4차 산업혁명시대의 첫 관문인 초시대의 문이 새롭게 열리고 있는 것이다. 현실 같은 가상현실이 현실화되고 만화와 공상과학 소설 같은 허구가 현실이 되는 차원이 다른 미래상이 펼쳐지고 있다. 

굳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클라우드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의 선언이 아니더라도 이미 경제사회 곳곳에서 초시대의 기운이 용틀임하고 있다. 


초시대를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이끌어갈 것인가. 분명한 것은 이제 초시대의 진입을 거부하거나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가간, 기업간, 개인간 레이스도 본격화됐다.

이미 깊숙이 진행되고 있는 새로운 시대의 대변혁, 대혁신의 흐름 한 가운데 올라탄 이상 적극적으로 미지의 신세계를 개척하고 가꿔나가는 주도자의 길만이 우리의 시대적 소명이라는 점은 더욱 분명해졌다.


진정 초시대의 나는 누구인가. 


정진호 기자






연결 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시대 온다

[超시대가 왔다] ②초연결... 5세대 꿈의 大動脈 세계 첫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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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G) 이동통신 네트워크의 오픈은 일대 사건으로 비견된다. 이른바 '초시대(超時代)'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5G 이동통신 세계 첫 상용서비스를 놓고 미국과 자존심 싸움을 벌인 배경이다.


5G 이동통신 상용서비스는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4차 산업혁명의 기본 인프라로서의 의미가 크다. 5G 이동통신이 4G 이동통신과 확연하게 구분되는 점은 우선 속도와 용량이다. 5G는 4G에 비해 20배 이상의 속도와 100배 이상의 데이터 처리 용량을 자랑한다.


초저지연이란 의미는 말 그대로 모든 서비스를 함에 있어서 막힘이 없다는 얘기다. 자율주행차나 원격 외과수술, 로봇 가동 등은 물론 사회 전 부문의 가상현실 적용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백본이 완성됐다는 의미다. 


초연결을 가능케 하는 핵심 인프라로서 ’5G 네트워크‘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제는 빅데이터 로봇 인공지능 IoT 등 기술을 탑재한 기기들이 서로 자유롭게 연결되고 어우러져 초융합과 초지능의 현실적 구현은 물론 초시대의 개화를 촉진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12월 1일 5G 주파수를 송출한 데 이어 지난 4월 3일 오후 11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5G 상용화를 시작했다. 5G 상용화 이후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현재 국내 5G 이용자는 5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5G는 일반 이용자에게 ▲초고화질 영상 전송 ▲클라우드 게임 ▲VR·AR 등 실감 미디어 분야에서 효용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5G는 다양한 산업과 융합을 통해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우리 삶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 4차 산업혁명을 촉발하는 ‘5G 네트워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차세대 네트워크는 초연결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끊김 없이 제공하는 능력이 필수다. 여기서 5G의 효용이 발휘된다. 5G는 ▲최대 20Gbps의 속도를 제공하는 ‘초고속’ ▲1ms 이하의 낮은 지연시간을 보장하는 ‘초저지연’ ▲기존보다 1만배 이상 더 많은 트래픽을 수용하는 ‘초연결성’을 특성을 갖는다. 


이 같은 특성은 다양한 산업 분야로 번져 전에 볼 수 없던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먼저 준비되는 분야로는 ▲5G와 공장이 연계하는 스마트팩토리 ▲도시와 융합하는 스마트시티 ▲사무공간과 결합하는 스마트오피스 등이다. 5G를 기반으로 진화한 산업은 생산성 증대라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5G는 전체 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함으로써 자동차·제조·헬스케어·운송·농업·보안·미디어·에너지·유통·금융 등 산업에서 2025년까지 최소 25조2천900억원의 사회·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규모는 2030년이 되면 42조3천500억원 수준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5G를 통해 새롭게 전환되는 산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산하기 위해 전략적인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재현 KISDI 실장은 “5G의 성공 요인은 차세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각종 산업을 어떻게 육성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며 “5G를 기반으로 우리가 경쟁력을 가진 산업과 협업할 때,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있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 '5+전략'

■ 5G의 핵심 ‘네트워크 슬라이싱’ 

5G 네트워크는 전송속도 향상이나 실시간 연동, 다수 기기 연결을 넘어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 주파수 및 네트워크 자원을 선택적으로 효율적인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종 산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5G의 핵심인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하나의 물리적인 네트워크를 서로 다른 수개의 가상 네트워크로 분리하는 기술이다. 이를 이용하면 네트워크를 증설하지 않더라도 하나의 네트워크를 분리해 복수의 네트워크가 제공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분리된 각각의 가상 네트워크는 제공하는 서비스의 목적에 따라 네트워크의 성격을 설정할 수 있다. 가령 ▲4K·AR·VR 등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실감 미디어 서비스에는 초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모바일 브로드밴드’ ▲드론 군집 운행 스마트팩토리 등 다양한 기기가 연결돼야 하는 서비스에는 초연결을 강화한 ‘메시브 IoT’ ▲자율주행 등 높은 신뢰성이 필요한 서비스에는 ‘미션크리티컬 IoT’ 등으로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원재준 노키아 코리아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5G에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수십 수천 명의 이용자에게 각각 독립된 네트워크를 제공할 수 있다”며 “적절한 네트워크 슬라이싱 기술을 활용해 원활하게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5G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많아지면 커버리지가 확대되는 등 선순환 구조가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DNA플러스 전략 '5G가 만들 새로운 세상' 캡쳐

■ 5G 네트워크의 또 다른 과제…28GHz 주파수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난 4월 3일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하며 5G 가입자 및 커버리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이통 3사는 올 상반기 내 6대 도시를 중심으로 5G 커버리지 구축을 완료하고, 연내 전국 85개 시 동 단위까지로 5G 커버리지를 확대해 인구수 대비 90%에 해당하는 면적을 커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궁극적인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선 커버리지를 넓히는 것 외 추가적인 기술적 진화가 필요하다. 우선 현재 구축하고 있는 5G 네트워크 주파수 대역인 3.5GHz 외 28GHz 대역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앞서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지난해 6월 정부의 주파수 경매를 통해 5G 주파수로 3.5GHz 대역과 28GHz 대역을 할당받은 바 있다. 


고주파인 28GHz는 직진성이 강하고 도달거리가 짧은 대신 한층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응답속도를 불러올 수 있다. 5G의 특장점으로 내세우는 LTE 대비 20배 빠른 속도와 1/10에 불과한 지연시간 역시 28GHz 대역을 활용할 때 구현할 수 있다. 


이통 3사는 장비 개발사들이 28GHz 장비를 개발 완료하는 시점에 맞춰 28GHz 기지국 개설에 나설 방침이다. 김성관 KT 네트워크전략담당 부장은 “장비 제조사들의 28GHz 장비 개발 완료한 이후, 장비를 검수하는데 소요되는 시간과 28GHz를 지원하는 단말기의 개발 시점 등을 고려해 2020년도부터 28GHz 기지국 구축을 시작할 것”이라며 “28GHz 주파수의 특성을 고려해 대용량 데이터의 실시간 전송이 필요한 서비스가 구현될 구역을 중심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LG유플러스 직원들이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경포해수욕장 인근의 한 건물에 5G 기지국을 구축하고 전파가 잘 도달하는지 확인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 NSA→SA로의 전환도 과제 

5G 기반 산업 혁신의 핵심인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위해선 현재 NSA(Non-Standalone) 방식의 규격을 SA(Standalone)로 전환하는 것도 필요하다. NSA는 LTE와 5G 네트워크를 동시에 사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고, SA는 5G만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5G 서비스의 안정성 및 망 구축에 소요되는 시간·비용 등을 고려해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인 3GPP는 2017년 12월 5G NSA 규격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이동통신사업자들은 NSA 방식으로 5G 네트워크를 구축 및 서비스하고 있다. 


그러나 5G의 궁극적인 목표는 LTE 네트워크 없이 단독으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SA로의 전환이다. SA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로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때문이다. 네트워크 슬라이싱은 5G망만을 이용하는 SA에서 구현할 수 있다. 현재 국내 이통 3사가 SA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코어 네트워크를 준비 중인 것도 이 때문이다. 


SA 규격 2차 표준은 올해 연말 승인될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뤄낸 이통 3사는 NSA 방식의 5G 네트워크 안정화를 추진하는 한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SA 전환에도 관심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5G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SA로 전환하기 위해선 더 촘촘한 5G 커버리지가 확보돼야 한다”며 “SA로의 전환을 위해 준비하고 있지만, 서비스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만큼 다양한 측면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선민규 기자






5G 초연결 뚫리면 끝장...철통 자물쇠 찾아라

[超시대가 왔다]③超보안...양자암호통신, 하이퍼시큐리티 '완벽'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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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이미지투데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시대다. 초시대(超時代)에서 초연결(超連結)이 기본이자 핵심인 이유다.

초시대는 끊임없는 연결에서 얻어지는 데이터를 지능적으로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게 새로운 경쟁력의 관건이 됐다. 이를 위해 더욱 빠르고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5세대(G) 이동통신이 국내에서 상용화 문을 열었고, 모든 것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네트워크는 더욱 촘촘해지고 있다.


연결이 복잡해질수록 통신의 안전성도 강화돼야 한다. 특히 5G가 4차 산업혁명 필수 인프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보안과 안정성이 필수적으로 꼽히는 요소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광대역과 같은 기술적인 기반 요소 외에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전달하고, 끊임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해킹 우려는 최소로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초시대에는 창과 방패의 대결은 더욱 가파르고 치열하다. 은밀하면서도 격렬하다. 다만, 완전한 보안은 없다. 보안 기술이 발전할수록 보안을 위협하는 기술도 함께 발전하기 마련이다. 뚫리지 않는 방패를 구축하면 새롭게 뚫는 창이 개발되는 순환이 끊임없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창과 방패의 끝없는 싸움에서 글로벌 정보통신(ICT) 선두주자들은 양자암호통신을 주목하고 있다. 현존 해킹 기술로는 전송 구간에 적용된 양자암호를 절대 뚫을 수 없다는 양자의 물리적 특성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이다. 


■ 보안의 미래 ‘양자암호통신’이 뭐길래 

양자암호통신은 말 그래도 양자(Quantum)적 특성을 활용한 통신 보안 기술이다. 양자를 활용한 ICT 산업은 크게 양자암호통신, 양자센서, 양자컴퓨팅 등이 꼽힌다. 이 가운데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특성을 이용해 송신자와 수신자 간에 암호키를 안전하게 생성하고, 양자암호키를 이용해 데이터를 암호화하는 기술이다.


양자적 특성을 활용한 암호기술은 기존 암호기술과 큰 차이를 보인다.

기존 통신이나 금융 등 보안이 생명인 분야에서 폭넓게 쓰이는 암호기술은 소인수 분해를 바탕으로 한 RSA(Rivest Shamir Adleman) 알고리즘이다. 수학적인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암호기술은 무작위로 선택된 난수(Random number)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RSA 암호와 같은 현대 공개키 암호 체계는 패턴으로 이뤄진 난수다. 


수학적 알고리즘 기반의 패턴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에 컴퓨팅 연산으로 암호 체계를 풀어낼 수 있다. 컴퓨팅 기술의 발전에 따라 암호화 체계가 무력화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면, 양자 난수 기반의 양자암호통신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양자 난수로 만들어진 암호는 복제가 불가능하고, 중첩이라는 독특한 성질 때문에 현재 컴퓨팅 연산으로 풀어낼 수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자의 중첩은 현재 컴퓨팅의 디지털 신호 처리 방식인 0과 1의 조합이 아니기 때문이다. 0과 1 등 두가지 개별 상태 외에도 양쪽의 특성을 갖는 상태도 존재한다.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뿐 아니라, 패턴 분석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아울러 한번 측정되면 0 또는 1로 확정돼 이전 상태를 복제할 수 없는 비가역성, 0과 1 모두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는 불확정성, 거리에 상관 없이 두 양자 간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얽힘 등의 특징에 따라 데이터의 송수신 과정에서 정보 탈취는 매우 어려워진다. 

■ 미래 시대의 핵무기, 글로벌 기술 확보 경쟁 

기존 암호화 체계의 붕괴가 양자컴퓨터의 상용화 시점에 달렸다. 예컨대 129자리의 자연수를 소인수분해하는 경우를 고려할 때, 현재 일반 고성능 컴퓨터를 1천600대가 병렬 연산으로 할 경우 8개월이 소요된다. 반면 양자컴퓨터는 수시간 내 가능해진다. 

양자컴퓨터와 양자암호통신이 쫓고 쫓기는 싸움이 글로벌 ICT 첨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유다.


세계 각국의 양자 경쟁은 20세기에 벌어진 핵무기 개발에 비교되기도 한다. 양자 컴퓨팅 개념은 1980년대 초에 등장했지만 양자역학의 ICT 접목에 대한 청사진이 구체화되면서 각국 정부의 패권 장악 경쟁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국가적 보안 문제 외에 경제적 파급효과도 막대하기 때문이다.


양자암호 기술 확보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이 양자암호에 쏟아부은 돈은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구상의 국가가 들인 투자보다 크다는 이야기가 양자 관련 전문가 사이 중론이다.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사건 이후 국가적인 투자가 집중됐다. 

중국이 위성으로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한 2016년 유럽연합(EU) 차원에서도 양자기술 진흥계획을 세웠다. 10년간 10억 유로 투자를 통해 차세대 산업이 될 양자를 선도하자는 목표다.


민간에선 활발한 양자 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가적 단위의 움직임은 크게 없던 미국이 가세했다. 양자 기술 개발을 위한 법안(NQI)을 만들어 5년간 13억 달러 가량을 투자키로 했다.

2천년대 초반 세계 각국의 양자정보통신기술 투자에 관심이 시작됐다면 최근 들어서는 과거 핵무기 보유 경쟁에 견줄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국가 단위의 연구개발 투자 실행은 뒤지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많지만 정책적인 관심은 높아진 상황이다. 

사진 = 미국 지디넷닷컴

■ 5G 상용망에 도입, 양자암호통신 개발 박차 

양자암호통신 개발을 두고 글로벌 패권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뛰어들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양자암호통신 기술 확보에 가세하면서 통신사 위주의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5G 시대 네트워크 보안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방증이다.


5G 네트워크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한 SK텔레콤의 행보가 단연 돋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부터 5G 가입자 인증 서버에 IDQ의 양자난수생성기(QRNG)를 적용했다. 5G 망에 이어 전국 데이터 트래픽의 핵심 전송 구간인 서울과 대전 구간에 IDQ의 양자키분배(QKD) 기술을 적용했다. IDQ는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1위 기업이다. 

SK텔레콤의 목표는 명확하다. 도청이 원천 불가능한 이 기술을 5G 네트워크에 적용해 ‘가장 안전한 5G’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초연결시대에서 통신망 운용의 핵심 경쟁력으로 ‘안전’을 꼽은 것이다.


점진적으로 초연결 네트워크에 양자암호기술을 확대 적용, 다가오는 초시대의 가장 안전한 통신 기술을 갖추겠다는 뜻이다. 지난 2005년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처음 관심을 가진 이후 2011년부터 본격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을 이어온 결과다. 


아예 세계 1위 양자암호통신 기업인 스위스의 IDQ를 700억원을 들여 인수하면서 본격적인 사업화 단계에 들어갔다. 

박정호 사장은 “오프라인 사물들이 무선화 되는 5G 시대에는 안전이 통신의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 통신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부에서도 민간과 함께 동시 연구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전국 초연결 지능형 네트워크 보안에 양자암호통신을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양자정보통신 진흥 종합계획 수립에 나서고 있다. 

양자를 활용한 ICT 산업의 변화와 새로운 시대의 개화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시점이다.


IDQ를 창업한 니콜라스 지생 박사는 저서 ‘양자우연성’에서 “맥스웰이 19세기에 발견한 전자기법칙은 20세기 전자공학의 발전을 이끌었다”며 “20세기에 발견된 양자역학이 21세기의 기술발전을 주도할 것이라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수형 기자






5G 폰이 없다면, 당신은 당신일 수 있을 것인가

[超시대가 왔다]⑦초지능·초연결·초융합...5G 폰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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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이른 주말 아침,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투명 디스플레이를 통해 나의 몸 상태를 보여준다. 이어 오전 8시에 있는 피트니스 일정을 앞두고 나의 건강 상태에 맞는 가벼운 식단과 운동복을 추천해준다. 미세먼지가 많은 오늘은 마스크도 챙겨갈 것을 권해준다. 준비를 마치고 문을 나서자 모든 조명을 끄고 거실 공기가 쾌적해질 때까지 공기청정기를 틀어둔다. 차에 올라타자 거실에 틀어놨던 음악을 이어서 재생한다. 운동을 마치고 장을 보러 마트에 들어서자 화면을 통해 집안 냉장고 속을 보여준다. 점심이 지나자 지난주에 예매해둔 오늘 저녁의 공연 일정을 알려준다. 공연장까지 가는 길을 홀로그램으로 보여준 후 관련 정보를 음성으로 들려준다. 


눈을 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스마트폰이 손에서 1분 1초라도 떨어지면 불안한 요즘이다. 다가올 미래에 스마트폰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5G 시대가 도래하면서다. 5G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나를 지켜보고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초연결 시대, 스마트폰 = 나만의 비서 

5G는 기존 4G 대비 최대 20배 빠른 속도와 초연결성·초지연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5G는 이러한 특징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와 융합돼 모든 사물과 인프라들을 연결,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며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초연결 생태계의 근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5G를 기반으로 생겨나는 초연결 생태계는 사람들에게 윤택한 삶을 만들어주는 데 의미가 있다. 5G는 궁극적으로 기업간거래(B2B) 영역에서 새롭고 다양한 수익 모델을 창출할 전망이지만, 초기에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기업소비자간거래(B2C)에서 우리 일상에 서서히 스며들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은 소비자와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기기로서 초연결 생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5G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개인에 최적화된 일상을 만들어주는 컨트롤러, 즉 연결 허브가 될 전망이다.


■5G 스마트폰으로 달라지는 우리의 일상 

그렇다면 5G 스마트폰으로 어떤 사용자 경험(UX)을 누릴 수 있을까. 5G 스마트폰은 증강현실(AR), 가상현실(AR), 초고화질 실시간 영상 등 콘텐츠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8K 등 초고해상도 영상을 압축 없이도 영상 플랫폼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실시간으로 빠르게 전송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된다. 유튜브와 같은 영상 플랫폼도 5G와 맞물려 편의성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무실이 아니더라도 스마트폰만 켜면 홀로그램을 통한 화상회의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결성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 스마트폰의 연결 서비스는 특정 가전이나 IoT 기기에 연동돼 제품들을 제어하는 수준이다. 5G 통신망을 기반으로 모든 기기들이 연결된다면 방대한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필요로 할 만한 서비스들을 미리 예측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제공해줄 수 있다. 연결 생태계가 커질수록 맞춤 서비스는 더욱 정교화해질 것이다. 

뉴 빅스비를 사용하는 갤럭시 스마트폰 사용자.(사진=지디넷코리아)
빅스비 플랫폼 구성도.

예컨대 사용자가 스마트폰으로 에어컨을 전원을 수동적으로 제어하는 데서 나아가 사용자의 몸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에어컨의 온도, 습도가 제어된다. 우리의 일상뿐만이 아니다. 산업현장에서도 5G 스마트폰으로 현장의 생산설비와 작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살펴보고 바로 제어할 수 있다.


제조사들의 전략에서도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인텔리전스 플랫폼 '뉴 빅스비'와 IoT '스마트싱스'를 삼성 기기 전반에 탑재해 기기간 연동성을 강화, 맞춤형 AI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인공지능 제품·서비스를 통칭하는 브랜드 '씽큐(ThinQ)'를 앞세워 스마트홈 중심의 연결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5G 스마트폰을 필두로 태블릿, PC, 웨어러블 등 세컨드 디바이스와 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1+8+N'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중심에는 화웨이의 연결 플랫폼인 '하이링크(HiLink)'가 있다. 하이링크는 현재 스마트홈 시장에서 150개 이상의 브랜드, 500개 이상의 제품을 지원한다. 


■폴더블폰부터 홀로그램폰까지...HW 변화 바람도 솔솔 

홀로그램 스마트폰 콘셉트 이미지.(사진=아이스톡)

5G의 등장으로 스마트폰 하드웨어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5G 서비스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초고해상도 영상을 생동감 있게 볼 수 있는 대화면, 각종 센서와 초고화질 카메라, 대용량 콘텐츠를 장시간 이용할 수 있는 배터리, 무손실 음원을 구현하기 위한 고사양 스피커 등이 필요하다.


폴더블 스마트폰도 5G 상용화와 맞물려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은 접었을 때에 기존 스마트폰과 유사한 휴대성과 사용성을 구현하면서도 펼치면 미니 태블릿 크기의 화면으로 영상,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실감 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큰 화면에서 여러 앱을 동시에 켜놓고 멀티태스킹을 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 


접을 수 있는 폼팩터가 5G 스마트폰의 마케팅 포인트로도 쓰이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S10 5G'를 출시한 이후 이제 머지않아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의 5G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올해 초 5G 폴더블폰 '메이트 X'를 선보였다. LG전자는 첫 5G 스마트폰 'LG V50 씽큐'와 함께 스마트폰에 케이스처럼 끼워 폴더블 폼팩터와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듀얼 스크린'을 선보였다.


향후에는 5G의 초저지연성을 기반으로 입체상을 재현한 홀로그램폰도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업계에선 관련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 듯 가까워진 5G 스마트 리빙 시대 

5G 시대가 도래했다.(사진=씨넷)

5G 스마트폰은 이미 지난달 한국에서 최초로 상용화되면서 현실로 다가왔지만 안정화되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5G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지역과 서비스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고가로 책정된 5G 스마트폰과 4G 대비 오른 통신 요금은 소비자의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도 이 같은 이유로 올해 5G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이 500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5G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올해부터 2021년까지는 1~2%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전체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 비중은 ▲올해 3G 4.1%, 4G 95.4%, 5G 0.5%에서 ▲2023년 3G 2.2%, 4G 71.7%, 5G 26.0%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점차 5G 상용화 지역이 확대되고 관련 서비스가 풍부해지면 대중화에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또 이미 다방면의 산업에 걸쳐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경제 육성 차원에서도 국가의 주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유로모니터 강정현 연구원은 "5G 시대에 스마트홈, 스마트 리빙 소비자들과 가까워지고, 빠른 데이터 전송으로 스마트폰과의 연결성의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폰이 다양한 디바이스와 연동되며 '모빌리티+커넥티비티=커넥티드 모빌리티'를 구축, 향상될 새 라이프 스타일을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5G ‘초융합’ 세상, 그 혈관엔 반도체가 있다

[超시대가 왔다] ⑧초융합...반도체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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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만물이 서로 연결되는 초융합 시대가 열리고 있다. 초연결·초지연·초고속의 특성을 갖춘 5G 덕분이다. 5G는 초융합 시대의 문을 활짝 열어줄 촉매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5G와 초융합은 반도체 업계에도 큰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새로운 반도체 호황의 밑거름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5G 서비스가 고도화될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더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는 '전자산업의 쌀'로 통했다. 수 많은 전자제품에 생명을 불어넣어줬다. 전자산업과 함께 성장했던 반도체는 이제 '초융합'이란 또 다른 시대의 문 앞에 서 있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반도체는 초융합의 근간이 될 5G 통신의 심장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5G 시대에 반도체는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기기 등의 새로운 산업영역에서 채용이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융합 시대에 반도체는 자율주행차의 안전한 주행을 돕고, 사람처럼 행동하는 인공지능 로봇의 두뇌로 역할이 확대된다. 네트워크로 연결된 수억개의 사물인터넷 기기에서 모인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를 분석해 사용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도 될 것이다. 


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기업으로 군림하고 있다. 두 회사는 ‘초격차’와 ‘상생’이란 기치 아래 미래 전략을 주도하고 있다. 향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반도체 시장에서 초격차 전략으로 경쟁우위를 차지하고, 다수의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 삼성, 초융합 시대 신성장 동력으로 ‘파운드리’ 육성 

# 기업이 성장하려면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 지금까지 반도체는 산업의 쌀로 불렸지만, 데이터 기반의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거대한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엔진이자, 우리 미래를 열어가는 꼭 필요한 동력이라고 확신한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들어 반도체 사업의 미래 비전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육성을 지속 강조해왔다. 지난 달에는 비메모리 육성 전략을 담은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오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세계 1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이 같은 자신감은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분야에서 확보한 극자외선(EUV) 장비 기반의 미세공정 기술에서 나온다. EUV는 가시광선보다 파장의 길이가 짧은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반도체 원재료)에 회로를 새기는 반도체 장비다. 기존 불화아르곤(ArF) 장비와 달리 회로를 새기는 작업을 반복하는 멀티 패터닝 공정을 줄일 수 있어 반도체의 미세화와 수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14nm(nanometer·나노미터) 크기의 핀펫(FinFET, 물고기 지느러미와 비슷한 입체구조) 공정을 무기로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10nm 공정부터는 TSMC를 추월해 세계 1위의 미세공정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고, 지난해에는 TSMC를 추격해 시장 2위에 도약하는데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TSMC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TSMC가 48.1%, 삼성전자가 19.1%를 차지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크지만, 삼성전자가 미세공정 기술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1위 달성 목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부터 업계 최초로 EUV 기반으로 7nm 크기의 시스템 반도체 양산에 돌입하는 등 초격차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하반기에는 6nm 공정 기반의 제품을, 내년에는 5nm 공정 기반의 제품을 양산해 미세공정에 있어 지속적인 초격차 벌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전자 EUV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이처럼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초융합 시대에 급격히 증가하는 반도체 수요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데이터 저장) 시장의 성장도 예상되지만,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스템 반도체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통신모뎀, 전자제품의 전원을 관리하는 전력반도체 등의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요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EUV 이후를 대비한 차세대 공정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은 지난 15일 미국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에서 발표된 3nm 게이트 올 어라운드(Gate All AroundGAA) 공정 기술이다. 이 기술은 전류가 흐르는 통로인 원통형 채널 전체를 게이트가 둘러싸고 있어 3면을 감싸는 지느러미 모양의 핀펫 구조 대비 전류의 흐름을 더욱 세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비전 2030의 목표는 파운드리 사업 1위로 도약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삼성전자가 우위를 확보한 EUV 기반 미세공정 기술을 무기로 1위 업체인 TSMC와의 격차를 좁혀나갈 계획이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자신했다. 



■ SK하이닉스, ‘딥체인지’ 전략으로 미래 반도체 사업 육성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 못지않게 중요하다. 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자원, 자본, 능력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선의에만 의존할 수 없는 만큼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함께 창출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육성 방안으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바텀라인(Double Bottom Line·DBL)’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영철학인 딥체인지에 기반을 둔 더블바텀라인 전략은 상생을 통해 본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SK하이닉스는 올해 더블바텀라인 전략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기업 경영의 핵심성과지표에 사회적 가치 창출 비중을 50%까지 확대·반영하기로 했다. 나아가 이를 위한 핵심 거점으로 용인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용인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는 오는 2022년부터 2028년까지 120조원이 투입돼 4개의 반도체 공장이 준공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국내외 50개 이상의 반도체 장비·소재·부품 협력업체가 입주해 연구·개발부터 제조협력 등을 추진해 동반 성장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위해 약 1조2천200억원(상생편드 조성 3천억원, 인공지능 기반 상생협력센터 설립 및 상생프로그램 추진 6천380억원, 공동 연구개발 2천800억원)을 투입해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상생프로그램으로는 ▲국산화 지원 ▲반도체·인공지능 벤처 창업 육성 ▲반도체 인재 육성 ▲협력사 고용 지원 ▲환경·안전·보건 지원 ▲산업보안 등 다양한 경영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나아가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를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STT-M램·Re램 등) 생산거점으로도 육성할 계획이다. 이는 초융합 시대에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가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용인 반도체 특화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경기 용인 원삼면 일대의 모습. (사진=뉴스1)

SK하이닉스가 준비 중인 차세대 메모리는 STT-M램(Spin Torque Transfer-Magnetic RAM·스핀주입 자화반전 메모리)과 Re램(Resistance Random Access Memory·저항변화 메모리)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0년부터 STT-M램과 Re램에 대한 연구개발에 주력해왔다. 


STT-M램은 D램보다 빠른 데이터 처리속도와 함께 낸드플래시처럼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 특징을, Re램은 D램보다 데이터 처리속도는 느리지만 낸드플래시보다 더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는 초융합 시대를 맞아 점차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수십년을 이어온 폰 노이만 구조의 컴퓨팅 방식이 차세대 메모리로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태훈 기자





밀레니얼 세대, 동영상으로 검색하고 소통하는 시대 주도

[초시대가 왔다]⑨초미디어...동영상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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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방송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며 ‘귀한 몸’이 됐다.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달라진 사고방식과 소비문화에 기업들도 이들의 정서와 취향을 파악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은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이면서도, 1인 창작자나 1인 미디어로서 콘텐츠를 만드는 생산자인 탓에 더욱 중요한 고객으로 인식된다.

이들을 유혹해 콘텐츠를 판매할 뿐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를 생산하게끔 하려는 모바일 플랫폼들의 격전이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 일반인부터 연예인까지…누구나 1인 미디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국내 1인 미디어 시장 규모는 3천억원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이 되면 2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세를 입증하듯 1인 미디어 원조격인 아프리카TV를 비롯해 유튜브, 페이스북 등과 같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개인의 일상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개인의 관심사와 약간의 재능을 공유함으로써 팬(구독자)을 늘리는 것은 기본, 이를 통한 수익 창출로 제2의 직업을 갖는 경우가 흔해졌다. 아예 본 직업을 관두고 인기 유튜버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사람도 가까운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미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와 영향력을 지닌 대도서관을 비롯해 한국의 문화와 음식을 외국인의 시각에서 재미있게 전달하는 영국남자, 세대를 뛰어넘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박막례 할머니 등이 대표적인 인플루언서에 속한다. 대도서관은 약 187만, 영국남자는 약 314만, 박막례 할머니는 약 89만의 유튜브 구독자 수를 보유하고 있다. 


동영상 콘텐츠 소비가 늘고 유튜브 방송이 대중화된 소통 창구로 여겨지면서 연예인, 정치인들의 유튜브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유튜브 개인 채널 운영을 시작한 개그우먼 이영자를 비롯해, 개그우먼 강유미, 배우 이덕화, 방송인 김나영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인 또는 정치인 출신 유튜버로는 정청래, 유시민 작가, 홍준표 등이 유명하다. 


■ 동영상 구독 서비스 인기…외산 플랫폼 공세에 국내 사업자도 대응

지디넷코리아-오픈서베이 설문 조사 결과, 영화나 해외 드라마 시청 시 IPTV 다음으로 넷플릭스를 가장 많이 이용했다.

최근 지디넷코리아와 모바일 설문 전문 플랫폼인 오픈서베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사용자들은 영화나 해외 드라마를 시청할 때 IPTV 다음으로 넷플릭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오픈서베이 결과 보기: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조사] 


IPTV의 경우 3개 사업자가 하나로 묶였기 때문에 개별 사업자로 나눌 경우 넷플릭스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국내 드라마나 예능을 다시 볼 때도 IPTV를 제외하면 유튜브가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경우 국내 유료 이용자 수가 얼마 전 150만 명을 돌파했다. 또 한국인 13만 명의 결제 형태를 분석한 결과 지난 3월 넷플릭스 유료 서비스를 신용카드, 체크카드, 구글플레이, 앱스토어로 결제한 금액은 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와이즈앱이 추산한 넷플릭스 국내 유료사용자수.

이처럼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통해 사용자들의 취향을 분석하고 추천해주는 동영상 플랫폼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유튜브도 광고 없이 유튜브 영상과 오리지널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실제 관람 평가를 정교히 기록하고 분석해 영화를 추천해주는 ‘왓챠 플레이’도 월 이용료 구독 모델임에도 영화 마니아들의 선택을 점점 더 많이 받는 추세다.


국내 지상파 방송 3사의 인터넷스트리밍방송(OTT)인 '푹'과 SK텔레콤의 OTT ‘옥수수’도 올 7월 통합법인으로 출범, 2천억원 규모의 외자 유치를 추진해 콘텐츠를 제작한다는 방침이다. 날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지자 국내 사업자들이 힘을 모아 플랫폼 규모를 키우고, 양질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해 힘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 동영상으로 소통하고 검색하는 시대 

틱톡 자료 사진.

싸이월드를 지나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와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들이 인기였다면 최근에는 틱톡과 같은 짧은 동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게시하거나 공유하는 플랫폼들이 젊은층 사이에서 대세가 됐다.


시장조사업체인 랭키닷컴에 따르면 틱톡의 한국 월 이용자 수는 32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25.3%나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사이에서 인기인 틱톡은 15초 이하의 영상을 자유롭게 업로드 하거나 공유, 태그할 수 있다. 비슷한 취미나 성향을 지닌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틱톡은 밀레니얼 세대들이 텍스트보다 동영상을 선호하고, 스낵처럼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즐기는 특성을 반영한 서비스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1분기 애플 앱스토어에서 틱톡 다운로드는 3천300만 건을 기록했다. 또 이용자 층도 10대 중심에서 전 세대로 점차 퍼져가는 추세다. 지난해 4월 10대 이하 이용자 비중은 약 54%였지만, 올 4월에는 약 26%대로 떨어지며 이용자층을 넓힌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 시장에서의 유튜브 영향력도 돌풍 수준이다. 미디어랩 나스미디어가 국내 PC,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의 서비스 행태를 분석한 결과, 조사 대상자 중 60%가 유튜브에서 정보를 검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대의 경우에는 10명 중 7명(69.6%)이 유튜브를 검색 채널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텍스트와 이미지를 넘어 자연스럽게 동영상으로 소통하고 동영상으로 검색하는 시대가 이미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 인터넷 1세대 네이버·카카오도 동영상 강화 전략 세워 

네이버 브이라이브.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최강자로 오랜 기간 머물러온 네이버도 모바일 동영상 시대를 맞아 전열을 다시 갖추는 모양새다. 동영상 플랫폼과 콘텐츠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는가 하면, 이미 해외에서 성공가능성을 입증한 브이라이브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달 23일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유튜브와 차별화된 서비스로 더 많은 국가에 스타와 콘텐츠 창작자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정책을 밝혔다. 이 회사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등 4개 국가를 전략 국가로 삼고, 현지 스타와 인플루언서의 참여를 3배 이상 증가시키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는 사용자가 현장감을 경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콘텐츠도 개발하고, 3분기 내로 별도의 VR 앱을 선보이겠다고 알렸다. 아울러 국내 통신사와 VR콘텐츠 확대를 위한 마케팅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네이버 초기화면을 왼쪽으로 밀면 동영상 서비스를 바로볼 수 있게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이용자들이 손쉽게 동영상을 촬영하고, 편집, 공유할 수 있는 에디터도 내놓을 계획이다. 여기에 창작자에 대한 보상과 인센티브 정책을 마련함으로써 동영상 사업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는 웹툰 콘텐츠를 이용한 영상사업을 위해 지난해 8월 ‘스튜디오N’을 설립하기도 했다. 

BH엔터테인먼트 공식 웹사이트 캡처.

 

카카오 역시 드라마, 영화 등 콘텐츠 제작역량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다. 이 회사는 연예기획사인 BH엔터테인먼트, 숲엔터테인먼트 등을 인수했으며 드라마 제작사인 메가몬스터, 영상 제작 업체 크리스피스튜디오 등 콘텐츠 관련 기업들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M은 올 초 신임대표로 CJ ENM 출신인 김성수 대표를 선임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사업 강화를 예고했다. 이 회사는 보유한 인기 연예인과 자체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해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등 영상 콘텐츠 제작에 나설 전망이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상대적으로 약했던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 공략할 것으로 점쳐진다. 


백봉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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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超시대가 왔다]⑩초금융...모바일·로봇이 자산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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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혹은 간단한 계좌 이체를 하기 위해 지점을 방문하거나 은행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어 수십번 번호를 입력해야했던 시대는 지나갔다. 인터넷을 통해 쇼핑을 할 때나, 동네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는 물론이고 친구들끼리 먹은 음식값도 단 몇 초면 결제하고 송금할 수 있다. 그야말로 숨쉬는 것처럼 쉬워진 '초금융 시대'다.


이런 초금융 시대를 추동하는 것은 모바일 기기의 대중 보급화, 모바일 뱅킹서 대부분의 업무를 가능하게 한 디지털화 작업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은행 업무 처리 방식이 점차 바뀐 것이다. 


은행들은 모바일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신인류 '포노 사피엔스'를 타깃으로 재밌고 스마트하게 금융상품을 판매 중이다. 수 시간의 상담없이도 조건만 입력하면 알아서 로봇알고리즘이 관리해주는 자산관리 서비스도 초금융 시대의 새로운 풍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양상은 쉽사리 변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 성인 10명 중 6명 '모바일 뱅킹' 이용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25일부터 12월 3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천59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3개월 내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이용한 응답자 비율은 56.6%(케이뱅크·카카오뱅크 제외한 일반은행 기준)로 집계됐다. 성인 10명 중 6명이 모바일 뱅킹을 사용한 것이다. 연령대별로는 스마트폰 기기에 익숙한 30대의 이용비율이 87.2%로 가장 높았으며, 20대(76.3%)·40대(76.2%)로 조사됐다.


모바일 뱅킹을 사용하는 이유로는 편리한 이용 절차때문이라는 답변 비중이 43.0%로 가장 높았고, 다양한 혜택이라는 대답도 24.7%를 차지했다. 즉, 포노 사피엔스가 군림하는 이 시대에 편리하면서도 잇점을 누릴 수 있는 모바일 뱅킹은 '대세'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은행은 꾸준히 모바일 뱅킹을 리뉴얼하거나 개편하는 등 사용 여건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뱅킹 이용객이 주로 사용하는 계좌 이체와 송금 등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공인인증서 대신 사설인증을 택하고 수십 번 본인임을 확인했던 절차를 간소화한 것. 이는 핀테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서비스를 벤치마킹했다고 보인다. 

■ 재밌게, 스마트하게 바뀌는 재테크 풍토 

현재 은행은 송금이나 간편 이체 외에도 모바일 뱅킹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넓히고 있다. 대출 신청과 상환, 퇴직연금 관리는 물론이고 예·적금과 같은 금융상품도 쉽게 가입하도록 만들었다. 모바일 뱅킹에 주로 접속하는 2030세대에게 은행들은 금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옵션을 추가해 재미있고 스마트한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내 입맛대로 우대금리 항목을 골라서 만들 수 있는 'DIY'형 적금 'KB내맘대로 적금'을 판매 중이다. 고를 수 있는 우대금리 항목은 9가지로 ▲급여이체 ▲카드 결제 계좌 ▲저축 자동이체 ▲아파트관리비 이체 ▲KB스타뱅킹 이체 ▲장기 거래 ▲첫 거래 ▲주택청약종합저축 ▲소중한 날 등이다. 이 중 6개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만족할 경우 항목당 연 0.1%p의 우대 이율을 제공한다.


우리은행은 제주항공과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제휴한 '우리 여행적금'을 판매 중이다. 젊은 층의 해외 여행 수요를 감안한 상품이라는 설명이다. 여행 자금 마련에서부터 항공권 구매, 면세점 할인까지 해외 여행족들의 이동 동선을 고려한 금융 상품이라 것. 이 적금 만기 고객은 제주항공 마일리지 '리프레시 포인트'를 구매할 수 있고, 제주항공 왕복항공권 할인권과 현대백화점 인터넷면세점에서 적림금과 최상위 멤버십의 혜택이 주어진다. 


신한은행은 '쏠편한 작심3일 적금'으로 2030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 상품은 매번 큰 금액을 적금하려다 중도해지하는 '작심삼일'이 일상인 이들을 대상으로 디자인됐다. 매일 소액을 절약해 저금하는 것으로 일주일에 3개 요일 자동이체를 설정하고 소액을 입금하는 상품이다. 소액으로 부담감을 줄인데다 '그림왕 양치기'라는 웹툰 작가와 콜라보래이션해 재미를 높였다. 

■ '부자 아니어도 OK'...자산관리도 모바일로 

잘 모으는 것뿐만 아니라 이미 있던 자산 관리도 모바일 뱅킹에서 가능해졌다. 고액 자산을 가진 부자들만 받을 수 있다는 은행의 자산 관리 서비스가 보편화될 조짐이다. 효자 역할은 '로보어드바이저'가 했다. 다양한 알고리즘을 탑재한 로보어드바이저가 내가 갖고 있는 자산을 분석해 수 개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준다.


우리은행은 고객 투자성평과 수요를 반영해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는 '로보-알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투자 목적과 기간, 투자 지역을 고객이 선택할 수 있으며 이 로보어드바이저가 추천해주는 펀드의 최소 가입 금액은 10만원이다. 


신한은행은 금융시장 전문가의 시장 예측과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분석 결과를 결합한 '쏠리치'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뵈고 있다. 퇴직연금과 펀드의 자산진단, 포트폴리오 설계 및 가입, 사후 관리까지 기능과 품질을 더욱 강화했다는 게 신한은행 측 설명이다. 신한은행은 향후 더 많은 상품을 연계해 '종합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이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손예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