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으로행복

[스크랩] 면목(面目) 없는 사람

good해월 2007. 11. 9. 08:33

 

면목(面目)이라 함은 문자 그대로 얼굴과 눈을 일컫는데

원래 『사기(史記)』 ‘항우본기(項羽本紀)’에 나오는 말이다.

유방(劉邦)과 항우의 천하쟁탈전 끝자락,

유방의 군사에 쫓겨 사면초가에 몰린 항우는

20여 기 남은 기병과 함께 오강(烏江) 기슭에 도착했다.

그곳을 지키던 관리가 말했다.

“강동(江東)이 비록 작으나 땅이 사방 천리요,

백성이 수십 만에 이르니 족히 왕업(王業)을 이룰 만한 곳입니다.

대왕께서는 빨리 강을 건너십시오.”

하지만 항우는 웃으며 말했다.

“하늘이 나를 버리는데 강을 건너 무엇하리.

내가 강동을 떠날 때 강동 젊은이 8000명이 나를 따랐는데

그들이 다 죽고 없는 지금 그 부모형제들이

나를 불쌍히 여겨 왕으로 받아 준다 해도

내가 무슨 면목으로 그들을 대하겠는가.

” 항우는 끝내 강을 건너지 않았고 밀려온 한나라 군사 중

자신의 옛 부하가 있는 걸 보고는

“내 머리에 천금이 걸렸다 하니 내 그대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리라”

하고 스스로 목을 찔렀다.


이처럼 면목이

‘체면을 차릴 줄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란 뜻의

‘염치’와 동의어가 된 것은 인간의 몸에서 부끄러움을

가장 잘 알고 잘 표현하는 기관이 얼굴과 눈, 둘이기 때문이다.

부끄러움을 알았을 때 얼굴은 붉어지고 눈은 내리깔리는 법이다.



출처 : 은혜(恩惠)
글쓴이 : 은혜 (恩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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