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제355호 전주 삼청동의 곰솔은 그 모습이 특이하고, 내륙에서는 보기 힘든 수종으로 1988년 4월 30일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었다. 그러나 현재 삼천동 대로변에 있는 곰솔의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다. 왜 천연기념물로 지정을 받고 난 후 이런 모습이 되었을까? 참담한 곰솔의 잘라진 줄기가 흡사 팔 다리를 잃은 모습이다.
곰솔은 소나무과로 잎이 소나무 잎보다 억세기 때문에 곰솔이라고 부르며, 바닷가를 따라 자라기 때문에 해송으로도 부르며, 또 줄기 껍질의 색이 소나무보다 검다고 해서 흑송이라고도 한다. 보통 소나무의 겨울눈은 붉은 색인데 반해 곰솔은 회백색인 것이 특징이다. 바닷바람과 염분에 강하여 바닷가의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이나 방조림으로 많이 심는다.
전주 삼천동의 곰솔은 내륙지에서 자라는 것으로 매우 희귀하며 나이는 약 250살 정도로 추정된다. 높이 14m, 가슴높이의 둘레 3.92m의 크기로 아래에서 보면 하나의 줄기가 위로 올라가다 높이 2m 정도부터 수평으로 가지가 펼쳐져 마치 한 마리의 학이 땅을 차고 날아가려는 모습을 하고 있다. 인동 장씨의 묘역을 표시하기 위해 심어졌다고 전해진다. 1990년대 초 안행지구 택지개발로 고립되어 수세가 약해졌고 2001년도 독극물 주입에 의해 ⅔ 가량의 가지가 죽어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한다.(설명 / 문화재청)
도대체 왜 천연기념물인 곰솔에 구멍을 뚫고 독극물을 주입했다는 것일까? 경찰까지 나서 수사를 했지만,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다만 나무 밑동에 난 구멍과 곰솔이 고사를 하는 것으로 보아, 독극물을 주입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곰솔 주변에 어르신들은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이, 나무 밑동에다가 농약을 처넣었다고 한다. 확실치는 않은 이야기지만, 곰솔이 상해를 입은 것은 확실하다. 천연기념물 주변에는 일부 건축물 등이 고도 제한을 받기 때문에, 곰솔을 죽이기 위해 그랬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왜 그랬는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현재 처참한 몰골로 변해버린 채, 한편으로 난 가지만 살아있는 곰솔은, 잘라낸 나무 가지가 뻗은 것을 보아도 이 곰솔의 위용이 어떠했으리란 것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표피가 검은 것이 여타 소나무와는 다르다. 이러한 곰솔이 한편은 완전히 죽고, 한쪽으로만 살아나가는 가지가 마음 아프다. 아니 마음이 아프기보다는 참으로 참담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어쩌다가 우리나라 같은 곳에 자라나, 이 같은 수모를 당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곰솔이 제대로 자랐을 때 받쳐 놓았던 지주 봉들이다. 아직도 그대로 남겨놓아 한때, 이 곰솔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가 있어서 좋기는 하지만, 그 지주 봉들로 인해 더 마음이 아프다. 한편이 다 잘려 나가버린 곰솔. 흡사 팔 다리가 잘려나간 모습으로 서 있어 눈을 들어 쳐다보기가 민망하다.
그 앞에 서서 한참이나 고개를 떨어뜨리고 있었던 것도, 나 역시 곰솔을 그렇게 만든 죄인이라는 생각에서다. 마침 이 곰솔의 2세를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하겠지만, 그러기 전에 관리를 좀 더 철저히 할 수는 없었을까? 잘려진 나무 꼭대기에서 두 마리의 까치가 요란스럽게 울어댄다. 그 소리가 네가 바로 죄인이라는 소리처럼 들린다.
'추억으로행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고목 (0) | 2008.05.27 |
---|---|
[스크랩] 대둔산 (남한 산) [大芚山] (0) | 2008.05.26 |
[스크랩] 산울림 노래 모음 (0) | 2008.05.17 |
[스크랩] ** ★ 자운영꽃 외 몇가지★ ** (0) | 2008.05.09 |
[스크랩] 눈을 행복하게하는 여행(모음) (0) | 2008.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