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으로행복

[스크랩] 중앙청에 태극기 꽂은 박정모 예비역 대령

good해월 2008. 6. 24. 15:54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에 이어 가장 감격적인 순간 중 하나는

9월 27일 새벽 6시에 용감한 해병이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하던 순간이었다.

 

 

“그날, 소대원들 애국가 목놓아 불러”

오늘 9·28서울수복 56년… 중앙청에 태극기 꽂은 박정모 예비역 대령
정신 흐려졌지만 그때 얘기 나오면 눈 반짝
국민들 똘똘뭉쳐 6·25같은일 겪지 말아야


“우리 국민이 똘똘 뭉쳐 6·25 같은 일을 겪지 않아야 할 텐데….” 병마(病魔)에 시달리고 있는 노병(老兵)의 쉰 목소리에는 걱정이 많이 묻어 있었다. 1950년 9월 26일.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한 후 시작된 9·28 서울 탈환 작전의 선봉부대였던 한국 해병대 1연대 2대대 6중대 1소대 소대장 박정모(80·예비역 대령) 소위. 그는 25일부터 시작된 서울 시가지 전투에서 적진(敵陣)을 헤치고 다음 날 새벽 서울 중앙청에 걸렸던 인공기(人共旗)를 내리고 태극기를 건 3인의 용사 중 한 명이다.

하얗게 센 머리, 움푹 꺼진 볼. 구부정한 허리에 비쩍 마른 몸. 이제는 검버섯이 피어나고 정신마저 흐릿해졌지만 노병은 6·25전쟁 발발 석 달여 만에 되찾은 수도 서울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했다.” 우리가 태극기를 게양하자 밖에서 이를 지켜보던 소대원들은 일제히 애국가를 목이 터져라 불러댔지. 사선(死線)을 넘은 소대원들의 눈에도 눈물이 그렁그렁 했어. 80 평생을 살아오면서 그 장면만은 결코 잊지 못 할거야.” 노병은 이 말을 하면서 먼저 떠나간 전우(戰友) 생각이 떠오른 듯 한동안 멍하니 하늘을 응시했다. 박씨는 “당시 내 나이 스물넷이었소. 장가도 못 갔고 고향에도 못 가고 여기서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 하지만 온 국민이 열망하는 것을 저버릴 수 없었다”면서, “온 국민의 갈망대로 우리나라 심장부에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직접 꽂았다는 벅찬 감격에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두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고 회고했다. 9·28 서울수복 이후 56년. 박씨와 함께 태극기를 게양한 두 전우는 모두 저 세상으로 갔다. 박씨 역시 2년 전 욕실에서 넘어져 척추를 크게 다쳤다. 또 지난해엔 빙판에서 넘어져 대수술을 받았다. 지금은 치매기마저 있어 거동도 부자유스럽다. 용맹했던 해병도 이젠 감기 앞에 무력할 정도로 노쇠했다. 하지만 그는 ‘9·28 서울 수복’과 ‘중앙청 태극기 게양’ 이야기만 나오면 정신이 초롱초롱해지고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 1950년 6·25전쟁 중 9·28 서울 수복 당시 중앙청에서 인공기를 내리고 태극기를 게양했던 박정모 예비역 대령이 27일 서울 상계동 자택에서 56년 전을 회고하고 있다. /이태경 객원기자
그의 회고는 이어진다. 인천 탈환에 성공한 뒤 그들은 중앙청 일대에 남은 북한군 패잔병들의 맹렬한 사격을 뚫고 중앙청으로 내달렸다. 당시 시청에서 중앙청 방면은 미 해병대의 공격로. 한국 해병대의 진격로는 시청에서 을지로 방향이었다. 하지만 박 소대장과 소대원들은 대한민국의 상징인 중앙청을 외국군에게 양보할 수 없다는 생각에 총알이 빗발치는 가운데 목숨을 걸고 달렸다. 천장이 돔인 중앙청 건물은 당시 유엔군의 공중 폭격과 기총 소사로 곳곳에 벌집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다. 돔으로 오르는 계단도 모두 무너져 내렸다. 하지만 그들은 끝내 포기하지 않았다.

양병수 이등병조(현 병장)와 최국방 견습해병(현 이병)과 함께 박 소대장은 조선호텔 지하실에서 구한 4m짜리 대형 태극기를 온몸에 감고 소대원들의 허리띠를 연결해 로프를 만들어 천장에 기어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장대에 태극기를 매달아 내걸었다.

“전우들도 다 떠났고 나도 얼마 남지 않았어. 그런데 요즘 또다시 안보문제로 나라가 시끌시끌한 것이 영 마음에 걸려. 6·25라는 사선을 넘어 조국을 지켜낸 그 마음 절대로 잊어서는 안돼. 모두들 정신 바짝 차려야 해.”

노병은 지금의 상황이 못내 불안한 듯 떨리는 목소리로 거듭 강조했다.

안준호기자 libai@chosun.com
입력 : 2006.09.27 23:33 54'
 
 
이 분이 1950년 9월 27일 오전 6시에 중앙청으로 용맹스럽게 달려가 태극기 게양하는 모습 사진들을
 
출처 : KBS드라마 서울1945 동호회
글쓴이 : 역사학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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