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의 어원]
'설' 또는 '설날'을 가리키는 한자어는 무척 많다. "정초(正初), 세수(歲首), 세시(歲時), 세초(歲初), 신정, 연두(年頭), 연수(年首), 연시(年始)" 등이 그것이다. 우리가 흔히 느끼던 설날의 정취는 그 많은 한자어보다 '설'이란 토박이말에서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한자어와 설날 아침을 뜻하는 한자어 '원단(元旦), 원조(元朝), 정조(正朝), 정단(正旦)"등의 말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어려운 한자어는 굳이 쓸 필요없이 '설날 아침'이란 말을 쓰는 것이 좋다. '설'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다.
하나는 '한 살 나이를 더 먹는'에서의 '살'에서 왔다고 한다. 곧 '살'이 '설'로 된 것인데 그 근거로 '머리(豆)'가 '마리'에서 왔다는 사실을 근거로 유추할 수 있음을 든다.
다음으로는 "장이 선다."와 같이 쓰이는 '선다'의 '선'에서 왔다는 설도 있고 '설다(제대로 익지 않다)', '낯설다' '설어둠(해가 진 뒤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은 어둑어둑한 때)'설'에서 왔다는 견해도 있다.
또 '삼가다' 또는 '조심하여 가만히 있다'는 뜻의 옛말 '섧다'에서 왔다는 견해도 있다.
첫 번째 두 번째 어원에 따르면 '설'의 의미는 새해 새날이 시작된다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고 세 번째 견해에서는 설날을 몸가짐에 그릇됨이 없도록 조심하는 날이라는 뜻의 '신일(愼日)'이란 어휘를 챙기게 된다. 한 해의 마지막 무렵을 흔히 '세밑, 세모(歲暮)'라고 부른다. 특히 설날의 전날인 섣달 그믐을 가리킨다. 아이들은 '까치 설날'이라 부른다. 옛말로는 " 셜"이라 하는데 ''은 '작은'이란 뜻이다. 그러나 동지(24절기의 하나, 태양력으로 12월 22일쯤)를 가리키는 '작은설'과 혼동하면 안 된다. 동지는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해(태양)의 힘이 가장 약화된 날이다. 그 다음 날부터 낮이 시나브로 길어지므로 아마도 1년의 출발 기준으로 생각하여 '작은 설'로 삼았던 듯싶다.
우리나라가 나름대로의 역법을 가지고 있었음은 중국인들도 진작 인정하고 있었다.《삼국지 (三國志)》에 이미 부여족이 역법을 사용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고, 신라 문무왕 대에는 중국에서 역술을 익혀와 조력(造曆)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미루어 보더라도 우리 민족은 단순한 중국 역법의 모방이 아니라 자생적인 민속력이나 자연력을 가졌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짐작할 수 있다.
또 신라의 독자적인 명절이라 할 수 있는 가위[嘉俳]나 수릿날의 풍속이 있었다는 사실에서도 우리 민족이 고유한 역법을 가졌을 가능성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현단계에서는 중국 전래의 태양태음력이나 간지법(干支法) 이외에 우리 고유의 역법 제정에 관한 기록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설날은 적어도 6세기 이전에 중국에서 태양태음력을 받아들인 이후 태양력을 기준으로 제정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한편 역사적인 기록을 통해서도 설날의 유래를 추측해 볼 수 있다.《수서(隨書)》를 비롯한 중국의 사서들에는 신라인들이 원일(元日)의 아침에 서로 하례하며 왕이 잔치를 베풀어 군신을 모아 회연하고, 이날 일월신을 배례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삼국사기(三國史記)》〈제사〉편에는 백 제 고이왕 5년(238) 정월에 천지신명께 제사를 지냈으며, 책계왕 2년(287) 정월에는 시조 동명왕 사당에 배알하였다고 한다. 이때의 정월 제사가 오늘날의 설과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으나 이미 이때부터 정월에 조상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것으로 보아 오늘날의 설날과의 유사성을 짐작할 수 있다.
신라에서는 제36대 혜공왕(765∼780) 때에 오묘(五廟:태종왕, 문무왕, 미추왕, 혜공왕의 조부와 부)를 제정하고 1년에 6회씩 성대하고도 깨끗한 제사를 지냈다고 하는데, 정월 2일과 정월 5일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이미 설날의 풍속이 형성되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설과 정월 대보름·삼짇날·팔관회·한식·단오·추석·중구·동지를 9대 명절로 삼았으며, 조선시대에는 설날과 한식·단오·추석을 4대 명절이라 하였으니, 이미 이 시대에는 설이 오늘날과 같이 우리 민족의 중요한 명절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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