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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 ★한식, 외국인에게는 숨겨진 비밀★ **

good해월 2009. 4. 6. 08:00

한식, 외국인에게는 숨겨진 비밀

기사입력 2009-04-05 11:15 |최종수정 2009-04-05 12:25 기사원문보기


[한겨레] [매거진 esc] 고나무 기자의 맛경찰

W서울워커힐 총주방장과 함께한 한정식 코스, 그가 조언한 한식 세계화 노하우





◎ 조사 대상 : 용수산 잠실점

◎ 조사 내용 : 한식의 세계화가 뜨거운 이슈다. 고든 램지·제이미 올리버 등 외국인 요리사의 이름이 한국인 사이에서도 유명해지면서 ‘그럼 우리는?’이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최상급의 외국인 요리사는 한식을 어떻게 생각할까? 또 한식을 세계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요리사 제트가 W서울워커힐의 키아란 히키 총주방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용수산에서 점심을 들며 대담을 나눴다. 히키 주방장은 아일랜드 출신으로 주요 경력을 런던, 뉴욕, 이스탄불, 바하마 등의 특급호텔 포시즌스에서 쌓았다. 2007년 한국에 온 뒤 한식에 흠뻑 빠졌다.




키아란 히키 총주방장(이하 히키): 일식집엔 테이블 밑이 움푹 들어가 있어 다리가 편한데 한식당은 불편해요. 이곳은 등받이 의자가 있어서 낫습니다. 저는 삼겹살 식당을 좋아하는데, 그냥 바닥에 앉는 건 너무너무 불편해요. 삼겹살 테이블 밑에는 가스관도 있죠. 그래도 전 한식을 좋아합니다. 기회 될 때마다 먹어요. 호텔 직원식당도 종종 갑니다. 닭고기에 고추로 양념하고 감자가 들어간 음식이 뭐죠? 맛이 정말 환상적이더군요.

고나무 기자(이하 고): 닭볶음탕 아닌가요?

히키: 아, 맞아요, 닭볶음탕!

닭볶음탕 환상적이야!

고: 한국인들은 음식 문화에 자부심이 대단하고 경제 수준이나 역사에 비해 음식이 덜 알려졌다고 느낍니다.

히키: 한국을 찾는 사람들이 적어요. 그게 문젭니다. 중국 음식은 일찍부터 알려졌고 서양인들을 위해 변형했죠. 타이, 베트남은 휴양지로 유명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아니죠.

고: 한식 세계화와 관련해 어떤 한국인 요리사는 한식을 서양의 코스 요리처럼 서비스하지 않는 게 문제라고 하더군요. 반면 한 상 차림이 독특한 색감을 준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히키: 우리(서양인들)는 한 상 다 차려 놓고 먹지 않아요. 그래서 저도 한 상에 다 차려진 한식을 보면 헷갈려요. 뭘 처음 먹어야 하지? 어떤 음식을 무엇과 함께 먹어야 하지? 그러나 음식 서비스 문제는 키포인트는 아닙니다. 제 생각에 가장 중요한 건 교육입니다. 한국 음식은 숨겨진 비밀입니다. 사람들(서양인)은 새로운 걸 원합니다. 타이 음식, 중국 음식은 이미 다 알아요. 사람들은 삼성·현대만 알 뿐 한국에 대해선 모릅니다. 음식과 문화는 함께 갑니다. 한국 음식은 훌륭합니다. 다만, 알려야 합니다. 유명 요리사가 한국 음식이나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유명 한국인 요리사가 외국에서 음식 시범을 보이고 교육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나저나 금속 젓가락은 잡기 힘들군요. 나무젓가락이 훨씬 편합니다.

고: 어떤 요리사는 너무 고추를 많이 써서 음식 맛을 가린다고도 하더군요.

히키: 서양인도 향신료 좋아합니다. 그보다 식재료가 뭔지 알 수 없는 게 신경 쓰여요. 서양인이 안 먹는 걸 한국인들이 먹는 게 있습니다. 가령 이게(그는 해파리를 가리켰다) 뭘까 저는 신경 쓰입니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제 서양인 요리사 친구는 이름을 바꾸라고 하더군요. 서양인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요.

용수산(잠실점 02-425-4674~5, www.yongsusan.co.kr)은 한식 세계화를 표방한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모두 8개 지점이 있다. 자극적이지 않은 개성식을 추구하기 때문에 음식의 풍부한 맛을 그대로 음미할 수 있어 외국인에게 호평을 받는다고 홈페이지에서 알리고 있다. 서양 코스 요리처럼 한 접시씩 서비스한다. 점심 코스(2만5000원)는 죽과 물김치, 청포묵, 흑임자두부와 채소, 해물냉채, 개성 제육보쌈, 식사(연잎쌈밥, 누룽지탕, 온면 중 선택), 후식 등으로 이뤄졌다.

제트: 한국 음식과 포도주와의 마리아주(포도주과 요리의 궁합)를 찾는 건 어렵습니다. 제 생각에 고추를 너무 많이 써(포도주 맛을 느낄 수 없도록) 혀를 마비시키는 것 같습니다.

히키: 또 제가 어떤 대중적인 치킨집에 갔는데 너무 엠에스지(MSG)가 많아서 한 시간 뒤에도 입에 남더군요.

고: 한국 음식을 알리는 광고문 첫 줄은 뭐로 해야 할까요? 가령 일식은 서양에서 웰빙 음식으로 알려져 있지 않나요?

히키: 그보다 ‘세련된’(소피스티케이티드) 음식으로 여깁니다. 초밥을 먹으면 ‘경험 많은 글로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죠. 초밥 인기는 놀라워요. 제가 있던 터키 이스탄불에도 초밥집이 20여개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 음식 광고문은, 음 … 숨겨진 비밀? 제 고향 아일랜드에도 아시아 음식 레스토랑이 있어요. 인도네시아 음식부터 타이, 중국 음식 다 있죠. 한국 음식만 없어요. 교육이 필요해요.

제트: 그러나 한국 정부는 오래전부터 김치를 알려왔는데요?

히키: 김치는 그저 반찬(사이드 디시)일 뿐이에요. 독일에도 자우어크라우트(김치처럼 절인 양배추)가 있죠. 그러나 그게 독일 음식을 대표하나요?

제트: 음식이 나올 때마다 젓가락을 바꾸지 않는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히키: 필요하면 손님이 달라고 하면 되죠. 큰 문제는 아닌 것 같군요.

고: 한국 식당의 위생 상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히키: 물론 끔찍한 곳도 봤죠. 그러나 더 나쁜 아시아 나라도 있어요. (세계화와 관련해) 위생은 이슈가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고: 용수산에 대해 평가해 주시죠.

히키: 2만5000원에 이런 음식이라면 훌륭합니다. 세련된(소피스티케이티드) 레스토랑입니다. 한국도 서서히 바뀌고 있는 것 같네요. ‘품’(서울 후암동에 위치한 퓨전 한식을 표방하는 식당)도 훌륭한 레스토랑이라고 들었습니다.

고: <조선일보> 요리면에서는 ‘품’의 음식을 담는 방식이 일식과 구분이 안 된다고 평했더군요.

히키: 그건 그냥 다른 스타일의 한식일 뿐입니다. 한식이 성공하려면 서로 다른 스타일을 차용해야 합니다. 뉴욕에 최고급 해산물 레스토랑 ‘르 버나딘’(le Bernardin)이 있어요. 그곳에서 한때 생선과 김치를 함께 낸 적이 있어요. 그걸 보고 최근 W서울워커힐에서 제가 비슷한 메뉴를 개발했어요.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위키피디아와 <뉴욕 타임스>를 종합하면, 캘리포니아롤은 70년대 초 미국 엘에이의 일식집에서 탄생했다. 도쿄 카이칸(동경회관)의 마시타 이치로 주방장은 김을 싫어하는 서양인들을 위해 김초밥의 안팎을 ‘뒤집어’ 말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제트: 캘리포니아롤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데 25년이 넘게 걸렸어요.

고: 역시 한 방에 되는 게 아니군요.

다른 스타일도 적극적으로 차용해야

제트: 히키 주방장은 “괜찮다”지만, 음식마다 숟가락을 바꿔 주는 게 좋다고 봐요. 죽을 먹던 숟가락으로 동치미를 뜨면 맛이 제대로 안 느껴지죠. 콘셉트도 필요합니다. 단지 비빔밥, 불고기처럼 금방 알려질 수 있는 단품을 팔 것이냐, 아니면 일식처럼 서양인들에게 “한국 음식을 먹는 건 세련된 것”이라는 이미지로 접근할지 말이죠.



◎ 송치 의견 : 용수산의 ‘세계화한 한식’은 서비스나 맛이 나쁘지 않다. 한식 세계화는 단판 싸움이 아니다.



글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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