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으로행복

[스크랩] [시사유머] 각하열전

good해월 2009. 5. 5. 10:55

 

[시사유머] 각하열전(3)

 

 

누군가가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로 최고급 한우 한 마리를 보냈다면 당대의 각하(閣下)들께서는 어떻게 처리했을까.

이승만 대통령은 "독립운동 자금으로 썼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새마을운동 하는 데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전두환 대통령은 "애들 회식이나 한번 시켜"라고 화끈하게 말했고,

노태우 대통령은 "누구 본 사람 없제?"라고 나지막이 물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현철이에게 맡기면 안 되겠나"라고 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정일이에게 보내라"고 당부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양숙이에게 보내고, 난 못 본 것으로 하라"고 말했다.

 

소뿐인가, 개 이야기도 있다.

김대중(DJ)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풍산개 3마리를 선물로 받아왔다. DJ는 한 마리는 자신이 가지고 나머지 두 마리는 전두환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에게 각각 한 마리씩 나눠 줬다.

북한 토종 풍산개는 영리하고 날래며 주위에 대한 경계와 감시가 철저한 명견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세 사람의 각하 자택에 배치를 받은 풍산개가 그 길로 어떤 수상한 사람이 와도 도무지 짖지를 않는 것이었다.

풍산개 전문가가 내려와 각 대통령의 집을 찾아 원인 분석에 나섰다.

 

전두환 대통령 자택에 있는 풍산개에게 물었다. "집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 의무인데 짖기를 왜 멈췄느냐"고…. 그러자 풍산개는 "전 재산이 29만원뿐인 집에서 짖을 일이 뭐 있겠습니까"라고 애써 외면했다.

DJ 자택에 있는 풍산개는 "안방에 앉아있는 주인이 그 분야에서 가장 고수인데, 누굴 보고 짖으란 말이오"라고 반문했고,

노무현 대통령 집의 풍산개는 "내가 짖을 여가가 없소"라는 이유를 댔다. 주인이 너무도 시끄럽고 말이 많아서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서글픈 이야기이다.

전직 대통령을 비하하는 유머가 양산되는 것은 그만큼 굴곡진 우리 현대사를 반영한다. 또한 기대에 반해 갈수록 인기가 바닥을 치는 국가 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상실감을 대변하는 카타르시스인 것이다. 한 나라의 대통령으로 한 시대를 풍미하던 위인들이 어쩌다가 이런 망신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몇 가지 덧붙이는 각하 관련 Y담은 대통령에 대한 세간의 불신과 경멸의 극치를 이룬다.

어느 날 청와대 정문 앞에서 "대통령은 거짓말쟁이다. 사기꾼이다"라고 외치던 사람이 경찰에 체포되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그런데 그 죄목을 들여다보니 '국가원수모독죄'는 2년에 불과한데 '국가기밀누설죄'가 18년이었다.

모 대통령이 자신의 얼굴을 새긴 기념우표를 발행하고 우표가 얼마나 잘나가는지 확인하기 위해 직접 우체국을 방문했다. 그런데 우체국 직원이 "기념우표가 인기가 없다"고 하기에 왜냐고 물었더니 "풀이 잘 안 붙는다"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손수 우표 뒷면에 침을 바르면서 "잘만 붙는데…" 했더니, 우체국 직원은 "사람들이 침을 앞에다 바릅니다"라고 했다나.

비록 인터넷에 떠도는 Y담이지만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이토록 황폐해서야….

 

1970년대 말 미국 대통령이었던 지미 카터는 재선에 실패한 인기 없는 대통령이었지만 퇴임 후에 더 빛난 위인이었다. 국제분쟁 해결사로 명성을 얻으면서 2002년 노벨평화상을 받는 등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전직 대통령이 되었다.

반면 재선에 성공한 조지 부시 대통령은 소리없이 백악관을 떠났다. 미국의 어느 웹사이트가 지난 4월 역사학자 109명에게 부시의 대통령직 수행 성공 여부를 물었는데 '성공'이라는 답은 단 두명(1.8%)뿐이었다고 한다.

42명의 미국 역대 대통령에 대한 비교평가에서도 '사상 최악'이란 응답이 60%를 넘었다. '경박하고 오만하고 자신을 추종하는 무리들만의 얼뜨기 대통령이었다'는 부시에 대한 평가를 보며,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불려나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처지를 떠올려본다.

 

실패한 대통령을 가졌다는 것은 그 국민들이 고통스럽고 불행했다는 의미와 상통하는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우리 국민들도 이제는 정말 성공한 대통령을 가질 때가 되었는데….     小夜

 

 

***********************************************************************<매일신문 2009.5.2>

 

 

 

 

[시사유머] 閣下列傳(각하열전)②

 "YS는 무면허 운전, DJ는 음주운전, 노무현은 역주행"

 

 

역대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운전자와 비교한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초대 이승만 대통령은 국제면허를 가진 운전자였다.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유일한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면허가 신생독립국인 대한민국의 좁은 신작로에 맞을 리가 없었고, 일방 독주로 치닫다가 결국 사고를 내고 면허가 취소되고 말았다.

 

박정희 대통령은 모범택시 운전자였다. 배고픈 승객들을 신사숙녀로 승격시키는 동안 운전자나 승객 모두가 신바람이 났지만, 역시 장거리 운전에 승객들은 지쳤고 비싼 차비(독재)를 치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새마을호 모범택시'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추억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최규하 대통령은 대리운전 기사였다. 안개 짙은 도로 위에서 얼떨결에 핸들을 잡았으니 그저 시키는 대로 할 뿐이었다. 다만 운전 중 목격했던 엄청난 일에 대해서는 철저히 입을 다무는 직업윤리(?)를 발휘했다.

 

전두환 대통령은 난폭 운전자였다. '하나운송' 직원들을 동원해 운행권을 강탈하고 승객들의 안전을 도외시한 채 질주를 벌이다 보니 크고 작은 사고가 많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도로 사정이 좋아 차량 파손만은 면했으나 승객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초보 운전자였다. '보통 운전자'이니 믿어달라는 말에 속아서 탔던 승객들이 결국은 무미건조한 운행 속에 이런저런 사고를 겪으며 내릴 때는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무면허 운전자였다. '사상 최연소 운전자'이니 '운전 9단'이니 하는 소문에 큰 기대를 했던 승객들은 사정없이 직진만 일삼는 통에 심한 멀미를 했으며, 차도 그만 고장이 나고 말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음주 운전자였다. 수리한 차로 안전한 운행과 승객 간 화합을 약속했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음주량과 함께 정신이 흐려지며 각종 부작용을 노출시켰다.

 

노무현 대통령은 숫제 역주행을 일삼았다. 사사건건 일반 승객들의 정서와는 거꾸로만 가는 바람에 숱한 갈등을 겪었으며, "그런 운전이라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비아냥이 속출하면서, 운전자의 자질과 품격이 이보다 더 떨어진 적이 없었다. 대한민국호의 핸들을 잡았던 각하(閣下)들의 운전능력이 어찌 이리 갈수록 태산인지….

 

역대 대통령을 김치와 비교해도 의미심장하다.

박정희 대통령은 '보쌈김치'이다. '유신표 김치'가 맛이 없다고 불평하는 손님이 있으면 즉각 보쌈(납치·구속)을 해버렸다.

전두환 대통령은 '깍두기'이다. '깍두기'란 조폭의 머리 스타일을 상징하는 은어. 전통이 '하나회'와 '1212파'의 오야붕(두목)이었기 때문이다.

노태우 대통령은 '물김치'이다. '물태우'라는 별명에서 비롯된 것이다. 비록 물이 태반이었지만 '6·29 김장 선언'과 함께 '5060 물김치'를 처음 담갔을 때는 그래도 시원한 맛은 있었다.

김영삼 대통령은 '파김치'이다. '문민 양념'에 겡남(경남)산 대파를 버무려서 차별화된 맛을 자랑할 때까지는 좋았는데, 결국 관리부실로 김칫독이 새면서 모든 것이 소위 '파김치'(IMF 경제난)가 되고 말았다.

김대중 대통령은 '고들빼기김치'이다. 고들빼기를 '새천년 소금물'에 절인 다음 처음으로 전라도산 젓갈을 듬뿍 넣어 담근 독특한 향과 맛을 냈는데, 자기들끼리만 즐긴 것은 아닌지….

노무현 대통령은 '겉절이'이다. 성마른 손님은 붐비는데 배추·상추·열무 등을 경황 없이 무쳐내 놓았으니 김치 축에도 들지 못하고 겉돌다 말았다.

대한민국 식당의 주방장 각하들 정말 왜들 이러시나….

 

요즘에는 이 '각하'(閣下)란 호칭을 듣기 어렵게 되었지만,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정권 때까지만 해도 '각하'는 절대 권력의 상징이었다. 그런 각하 명칭이 김대중 정권 때부터 '대통령님'으로 통용되면서 역사의 무대로 사라진 것이다.

 

문제는 대통령을 부를 만한 마땅한 호칭이 없고 '대통령님'이란 말도 영 어색하다는 것이다. 이 참에 아예 '각하'를 부활하면 어떨까. 국민을 대표해 국가를 통치하는 대통령을 '각하'라고 불러 권위를 세워주는 게 무슨 잘못인가. 각하란 '호칭'이 문제가 아니라, 각하의 '자질'이 문제인 것이다.

                                                                                                                     小夜

 

******************************************************<매일신문 2009.4.25>

 

 

 

 

 [시사유머] 閣下烈傳(각하열전)

 

 

왕후장상(王侯將相)이라 하여 죽음을 비켜갈 수는 없는 법이다. 아직은 살아있는 분들이 많지만, 이 유머는 전직 대통령들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는 가정하에서 출발한다. 사실 고령의 전직 대통령들은 머잖은 장래에 지나쳐야 할 곳이기도 하다.

이름하여 황천반점(黃泉飯店). 저승길 나그네가, 그것도 살아생전 행세깨나 했던 위인들이 저승에 이르기 전에 잠시 쉬어가는 청요릿집이다.

 

1980년대 신군부의 실세로 부상하며 7년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전두환 대통령(전통)이 저승길 황천반점에 들렀다.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였고 주머니에 몰래 챙겨둔 노잣돈도 넉넉했던 터라 요리라도 몇 가지 시킬 요량으로 안방 쪽을 기웃거렸지만, 종업원이 출입구 부근 구석진 자리를 권하는 것이었다. 심기가 불편했지만 저승의 법도려니 하고 앉았는데, 안쪽의 제일 큰 방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한 상 가득 요리를 시켜놓고 근엄하게 식사를 즐기고 있지 않은가.

전통이 종업원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같은 대통령급인데 왜 이리 차별을 하는 거요?" 그러자 종업원이 기가 차다는 듯이 퉁명스럽게 내뱉는 말이 "이 양반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구먼, 노통(노태우 대통령)은 지금 자장면 한 그릇도 못 먹고 배달 나가고 없구먼…."

 

아차 싶은 전통이 친구인 노통이 그렇다면 제일 미운 YS는 도대체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 조심스럽게 YS의 행방을 물어보았는데, 종업원의 말이 또 기가 막혔다. "YS는 배달도 못 미더워서 주방에서 양파를 까고 있소"라는 것이었다.

그때 DJ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또 박연차 게이트로 세인의 지탄을 받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이 황천반점에 들렀다면 어떤 대접을 받았을까.

 

역대 대통령의 재직 중 행적을 빗댄 우스갯소리는 또 있다. 소위 '밥솥' 얘기가 그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에서 돈을 빌려다 커다란 가마솥에 흰 쌀밥을 그득하게 해놓고는 비명에 갔는데, 전두환 대통령이 일가친척 모두 불러 잔치를 벌였다.

뒤이어 노태우 대통령도 남은 밥을 그런대로 긁어 먹었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이 누룽지로 숭늉이나마 끓여 먹으려고 애써 불을 지피다가 그만 솥을 통째로 다 태워버리고 말았다. 그 뒤의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들이 모은 금을 팔아 새 전기밥솥을 겨우 하나 마련해 놓았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코드를 잘못 끼우는 바람에 그마저 또 태워버렸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랄한 풍자이다.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방귀'에 비교한 이야기도 있다. 대통령이 방귀를 뀌었을 때 측근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곧 그 대통령의 재임 중 권력 이미지를 시사하는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방귀를 뀌었을 때 모 장관이 "각하 시원하시겠습니다"라고 했다는 말은 유명한 실화로 남아 있다. 그렇다면 박정희 대통령은 어땠을까. 박통은 차지철을 불러 "임자! 보안에 부쳐"라고 지시를 했다. 전두환 대통령이 방귀를 뀌자 장세동이 "각하! 제가 뀐 걸로 하겠습니다"라고 했고, 노태우 대통령은 박철언에게 "자네가 뀐 걸로 하라"고 당부했다.

그런데 김영삼 대통령은 최형우 김동영을 불러 "너거는 안 뀌나?"라고 했고, 김대중 대통령의 방귀에는 권노갑 한화갑이 "대통령님! 저희가 조용히 처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노무현 대통령은 "방귀도 참여입니다, 참여고요~"라고 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방귀를 에너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라"고 했다나….

 

어느 정치학자가 한 마디로 비유한 대통령의 스타일을 보면 이승만 대통령은 '왕조적 국부형', 박정희 대통령은 '국가기업 총수형'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전두환 대통령을 '사단장감 대통령', 노태우 대통령을 '유사 민주형'으로 표현했다. 이어서 김영삼 대통령은 '유아독존형', 김대중 대통령은 '북한 짝사랑형'이라고 했다.

온가족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아야 하는 운명에 처한 노무현 대통령은 '똥고집표 코드정치형'쯤 되려나. 이명박 대통령은 또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까. 그러고 보면 우리 국민들은 지도자 복이 없는 것 같다. 국민은 위대한데 대통령은 어찌하여 자꾸만 왜소해지는지….    小夜

 

***************************************************<매일신문.2009.4.18>

 

 

출처 : 토함산 솔이파리
글쓴이 : 솔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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