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큰딸 빛나(22)의 대학 졸업식에 13남매가 모였다. 아버지 김석태 목사가 나이순으로 줄을 세워 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빛나, 다솜(20), 다드림(17), 모아(14·1월생), 들(14·12월생), 바른(12), 이든(10), 라온(9), 뜨레(8), 소다미(6), 나은(5), 가온(3), 온새미(2). [김석태씨 제공] | |
보건복지가족부가 통계청 출산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07년에 일곱째로 태어난 아이는 51명이었다. 여덟째 이상으로 태어난 아이는 21명이었다. 1995년 이후 매년 20~80명의 일곱째가 태어났기 때문에 7명 이상의 자녀를 둔 가정이 수백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본지는 아이 넷 이상인 아홉 가족(7자녀 이상은 여섯 가족)의 사는 모습을 들여다봤다.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우선 다둥이를 낳은 부모도 다둥이 가정 출신이었다. 아홉 가족의 부모 18명 중 3명만 3남매였고, 나머지는 6남매·7남매가 많았다. 부모의 형제자매를 합하면 평균 10.6명이었다.
구미시의 엄계숙씨는 “내가 5남매 사이에 섞여 자라보니 힘들 때나 좋을 때나 항상 힘이 됐다”며 “아이들한테도 형제가 많은 게 힘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방학 때면 큰딸과 작은딸이 집에 와서 어린 동생들을 엄마처럼 돌본다. 동생들이 엄마보다 언니 말을 더 어려워한다”고 말했다.
사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7명의 자녀를 둔 한건수(41·군무원·충북 청주시)씨는 “특별한 사교육을 받지 않고 초등학교 다니는 애들만 피아노를 배우는데 큰애들이 동생들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김석태 목사는 “사교육을 포기하면 집에서 가르칠 게 너무 많다”며 “영어교과서 따라 쓰기 등 집에서 가르친다”고 말했다.
종교를 공개한 여덟 가족 중 다섯 가족이 기독교였다. 다둥이 부모들은 “아이들은 짐이 아니라 선물”이라고 말한다.
외출할 때는 무조건 다 데려가거나 다 두고 가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가 10명인 권학도(57·목사·충북 진천군)씨는 “아이들이 알아서 자기 일을 하기 때문에 집에 두고 외출해도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