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규칙 지키면 바보되는 세상
문 :
요즘 저는 억울한 마음이 자주 듭니다.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차,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사람,
새치기하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나고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답 :
이런 경우에는 매일 아침에 눈뜨자마자 참회문을 가슴에 새기며 참회기도를 한 시간씩 하세요.
참회문은 이렇습니다.
“화나고 짜증나고 미워하고 원망하는 이 모든 것은 밖으로 살피면 상대가 잘못해서 생긴 괴로움인 것 같지만 안으로 살피면 내가 옳다는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일어난 것이므로 모든 법에는 본래 옳고 그름이 없음을 깨달아 내가 옳다는 한 생각을 내려놓을 때 모든 괴로움은 사라지고 온갖 업장이 녹아나는 것이다.”
그리고 108배를 하면서 한 번 할 때마다 이렇게 마음을 내세요. “부처님, 제 생각대로 하려는 생각을 버리겠습니다. 옳고 그름은 제가 만든 상입니다. 그것은 다만 그것일 뿐입니다.”‘그것은 그것일 뿐이다’ 이 말을 교리적으로 말하면 ‘제법은 공한 것이다’란 말과 같습니다. ‘공’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도 공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새치기하는 사람을 보고 ‘저 사람 참 바쁜가 보구나. 좀 비켜줘라, 먼저 가게’ 이렇게 마음을 내는 게 공입니다. “이 자식 어디 줄도 서지 않고 새치기를 해?” 이건 옳고 그름의 ‘상’입니다. 옳고 그르고를 고집하는 게 상이고 옳고 그른 것이 없는 도리가 공입니다. 색즉시공 공즉시색을 만 번 외우는 것보다 ‘저 사람 바쁜가 보다. 자리 좀 비켜줘라’ 이렇게 마음을 내는 게 제대로 공 개념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내가 옳다’ 이런 생각이 들면 몸에 나타나는 증상이 있어요. 둘이 누워서 얘기하다가 자신의 생각이 옳다는 생각이 들면 “뭐라고! 그게 아니야” 이러면서 벌떡 일어나 앉습니다. 그렇게 앉아서 얘기하다가 상대와 의견 대립이 계속되면 “뭐라고?” 이러면서 일어서지요? 그래도 자신이 더 옳다는 생각이 들면 고개를 쳐들고 눈을 부릅뜨게 됩니다. 이게 다 ‘내가 옳다’는 마음이 몸으로 표현되는 동작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되면 치떴던 눈을 내리깔고, 쳐들었던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면서 “아이고, 미안합니다” 이렇게 됩니다. 그것만으로 안 되면 무릎을 꿇으며 “미안합니다”하고 말합니다. 그래도 부족하면 이마를 땅에 대며 “제가 잘못했습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라고 말하게 되지요. 그게 바로 절입니다.
절을 한다는 것은 내가 옳다는 생각을 완전히 내려놓을 때 나타나는 몸의 표현입니다. 불교에서의 절은 오체투지인데, 몸의 다섯 군데를 땅에 대어 최대한 자신을 낮춰서 ‘내가 옳다’는 생각을 완전히 놓아버렸다는 마음의 상태를 몸으로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이렇게 절을 하며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당신 마음이 그랬군요’라는 마음을 내면서 백 일 정도 기도를 하면 자기 모습을 제대로 보게 됩니다.
우리는 자신을 잘 모릅니다. 또 설사 알아도 잘 고치지 못합니다. 한 삼 년, 그러니까 천 일은 기도해야 조금씩 고쳐 나갑니다. 자신의 모습을 바로 보아 잘못된 점을 고친다는 것은 운명을 바꾼다는 거예요. 운명이 바뀌려면 죽어야 가능한데, 수행은 몸을 바꾸지 않고도 새로 태어나는 거예요. 중생이 보살로 부활하는 것이지요. 몸뚱이가 죽고 새로 태어난다 하더라도 수행하지 않으면 그 나물에 그 밥이에요.
부활하려면 수행을 해서 새로 태어나야 합니다. 그렇게 정진해 나가면 운명 타령 같은 건 안 하게 됩니다. 새치기하는 사람, 담배 피우는 사람, 술 먹는 사람, 규율을 어기는 사람들을 봐도 화나지 않고, 필요하다면 그들을 고칠 수 있는 자유로운 사람, 세상을 발전시키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종이 아닌 주인으로 사는 인생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법보신문 953호 [2008년 06월 17일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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