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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남편이 원망스러워요

good해월 2009. 12. 2. 08:06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남편이 원망스러워요

 

 

문 :

남편이 5년형을 받고 수감 중이며 구속된 후 회사 여직원과 함께 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남편에 대한 신뢰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1년 후면 남편이 출소하는데 제 마음 속에는 미움과 원망이 가득합니다.

 

 

답 :

이 얘기에서 원리를 가만히 생각해 봅시다. 남편이 회사 여직원하고 몇 년 살림을 살았는데, 그때는 내가 몰랐기 때문에 하나도 괴롭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남편이 그 여직원과 살지 않고 감옥에서 혼자 살고 있는데도 나는 괴롭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때는 몰랐고 지금은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 괴로움이 ‘남편이 그 여자하고 살고 있느냐 아니냐’에서 온 게 아닙니다. 괴로움은 다 내 마음이 만든 것입니다. 그때는 내가 문제 삼지 않았으니까 괴롭지 않았고 지금은 문제 삼으니까 괴로운 것입니다. 내 남편이 다른 여자하고 절대 만나지 못하도록 감옥에 있는 게 낫겠는지, 살짝살짝 다른 여자를 만나더라도 회사 운영하면서 집에 오는 게 낫겠는지 지금 선택을 한번 해 보세요. 회사도 운영하고 다른 여자도 안 보면 물론 좋겠지만, 인생이 내가 원하는 대로 모두 이뤄지는 것은 아니니까, 선택하라면 어느 것을 선택하시겠어요?

우리에게는 많은 욕구가 있는데 그것들을 한꺼번에 다 이룰 수가 없습니다. 또 다 이루어지는 게 좋다면 여러분은 마왕 파순의 제자들입니다. 마왕 파순은 그것을 다 들어 줍니다. 부처님께서는 그런 욕구 때문에 우리 인생이 괴롭다, 그것을 놓아버리면 인생에 괴로움이 없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저렇게 놓아버리는 게 첫째 해결방법이고, 안 되면 내가 나한테 유리하도록 취사선택을 하는 게 둘째 해결방법입니다. 비오는 날은 나막신 장사하는 아들에게 좋고, 맑은 날은 짚신 파는 아들에게 좋다고 생각한 어머니 이야기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편이 명문대에 입학만 하고 졸업은 못했다는데 졸업한 것보다 입학하는 게 백배는 더 중요합니다. 입학했다면 그 사람은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했다는 말인데 돈이 없어서 학교를 못 다녔으면 열등의식의 상처가 클 거예요. 누구든지 그 정도의 재능이면 명문대 가보지도 않고 다녔다고 거짓말할 판인데, 그래도 합격을 하고 좀 다녔으니까 졸업했다고 할 만합니다. ‘우리 남편은 그래도 명문대 입학한 똑똑한 남자’라고 오히려 졸업한 것보다 더 자랑스럽게 생각하세요.

그리고 회사를 엉망진창으로 운영했다는데 그 회사 누가 만들었어요? 남편이 만들었다면 어쨌든 재능이 있는 사람이에요. 능력 없는 사람은 취직도 못 해서 살기 힘든 세상에 회사까지 만들어서 직원까지 거느렸으니 남편은 능력 있는 사람이에요. 괜찮은 남자 만났어요. 잘 생각해 보면, 내 바라는 대로 안 되었다고 해서 괴로워하고 있지만 객관적으로 무슨 특별한 일 아니에요.

부부간에 서로 미워하면 아이들한테 정신분열을 가져옵니다. 상대가 어떻든지 내가 남편(아내)을 좋게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가져옵니다. 그게 부모로서 자식을 보호해야 할 의무입니다. ‘우리 남편 훌륭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면 내가 좋습니다. 거짓말을 했든 사기를 쳤든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에요. 지나가버린 일을 자꾸 되새기는 것은 나한테 불행을 자초하는 일입니다. ‘지금, 여기’에 깨어 있어야 합니다. 지나간 상처에 늘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인생살이가 괴로운 것입니다.

일 년 후 남편 나올 때를 생각하셔서 절에 나와 법문 듣고 수행하시고, 애들하고 잘살다가 남편 오면 따뜻하게 맞이해 주세요. 아이들 생각해서 여러 모로 볼 때 아직 서로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겠습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 법보신문 982호 [2009년 01월 12일 12:45]
출처 : 모두 미래의 부처님 이십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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