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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한 가지 일에 빠져요

good해월 2010. 1. 25. 13:52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한 가지 일에 빠져요

 

 

문 :

한 가지 일을 하면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고 그 하나에만 몰두하여 신경을 씁니다. 예를 들어 책을

읽으면 옆에서 다른 사람이 불러도 잘 듣지 못합니다. 친구가 몇 번씩 불렀는데도 알아듣지

못한다며 화를 낸 적도 있습니다.


내가 질문자에게 큰 못을 하나 주면서 이 못으로 바늘을 만들라고 하면, 큰 못을 갈아서 작은 바늘로 가늘게 만들어야 합니다. 또 작은 바늘을 여러 개 주면서 이것으로 큰 못을 만들라고 하면 여러 개를 함께 묶든지 전부 녹여서 하나로 만들어야 합니다. 큰 것을 작은 것으로 만들려고 해도 힘들고 작은 것을 큰 것으로 만드는 일도 힘이 듭니다. 하지만 작은 것은 바늘로 쓰고 큰 것은 못으로 쓴다면 고칠 것이 없어 힘들 일도 없습니다.

솜은 부드러워서 좋고 쇠는 단단해서 좋습니다. 그런데 쇠를 가지고 솜을 만드는 일이나 솜을 가지고 쇠를 만드는 일은 어렵고 불가능한 일입니다. 솜은 솜으로 좋고 쇠는 쇠로 좋은 것입니다. 솜을 가지고 쇠를 만드는 것이나 쇠를 가지고 솜을 만드는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힘만 들 뿐이지 불가능한 일입니다.

질문자가 책을 볼 때에 누가 불러도 못 들을 정도로 집중력이 있다는 그 자체는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라는 말은 고칠 것도 없고 자랑할 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쇠가 단단한 것은 자랑할 것도 아니고 모자라는 것도 아닙니다. 솜이 부드러운 것도 자랑할 것도 아니고 부족한 것도 아니에요.

그냥 그것은 쇠와 솜의 성질일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내가 책을 볼 때 집중력이 있다는 것은 하나의 성질입니다. 이것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닙니다.

좋아하는 책을 읽을 때 옆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집중력이 좋다는 것은, 공부를 하거나 연구를 할 때는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그런데 무엇인가에 집중하여 연구를 하느라 애인이 놀러 가자고 몇 번을 불러도 대답을 안 했다고 합시다. 애인의 관점에서 보면 이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일에만 푹 빠져서 남의 말을 귓전으로 듣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굉장한 단점인 셈이지요.

솜은 부드러움을 따지는 데에서 보면 장점이지만 단단함을 따지는 측면에서 보면 단점입니다. 그렇다고 솜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부드러움은 하나의 성질일 뿐이지요.

내가 어떤 일에 푹 빠져 버리는 기질이 있다면 그것 역시 어느 곳에 적용되느냐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만약 내가 어떤 여자를 좋아해서 완전히 푹 빠졌다면 그건 열렬한 사랑이 되겠지만 결혼한 뒤에 아내 아닌 다른 여자를 보고 푹 빠졌다면 굉장한 단점이 됩니다.

그러니까 푹 빠지는 성질은 좋은 것도 아니고 나쁜 것도 아니며 자랑할 것도 아니고 고칠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 굳이 고치려고 하지 마세요. 친구가 몇 번 불렀을 때 못 들었다고 그것 때문에 자신의 성질을 고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성질을 어떻게 고칠 것일까 생각하지 말고, 이 성질을 어떻게 해서 좋은 면에 사용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됩니다.

하나의 성질이 어떤 인간 관계에서는 장점이 되고 또 다른 경우에는 단점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에만 유의하시면 됩니다. 그 성질이 단점으로 나타나는 그때에, 적용을 잠깐 달리하면 되는 것입니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생긴 모양대로 사시면 됩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 법보신문 1009호 [2009년 08월 10일 13:56]


출처 : 모두 미래의 부처님 이십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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