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문 :
1만배를 하면서 끝없이 스스로를 의심하는 저를 보았습니다. 마음속에서는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있으며, 사랑받기 위해서 아주 많이 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당당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답 :
절을 하면서 나한테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깊이 뿌리 박혀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갈구가 나한테 뿌리 깊이 박혀 있을까요? 이러한 현상은 비록 지금 기억에는 없지만, 어릴 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데서 오는 것입니다. 그런 애정 결핍이 지금 이렇게 무의식의 세계에 남아 끊임없이 작용하면서 나이가 서른 살인데도 아직도 어린애 같은 마음이 나를 지배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약 지금 이 상태로 결혼해서 남편한테 어린애 같은 마음을 내고 투정을 부리면 남편이 한동안은 귀여워하고 보살펴주고 하겠지만, 곧 아내를 귀찮게 여기게 됩니다.
사람은 누구나 상대를 보살피기보다는 보살핌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더 큰데 아내가 늘 자기를 보살펴달라고 요구하면 남편이 좋아할 리 없는 건 당연하지요. 자식이 부모를 졸졸 따라다니면서 징징대도 귀찮아지는데, 하물며 아내가 남편에게 또는 남편이 아내에게 사랑을 구걸하며 징징거리면 그 누가 좋다하겠습니까.
질문자는 다행히 1만배를 하면서 ‘사랑 고파병’을 조금은 이해하게 됐습니다. 자신의 문제가 해결은 안 됐지만 자신의 내면세계를 어렴풋이 짐작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머무르면 안 됩니다.
만약 현재의 이 상태로 결혼을 한다면 어떤 증상이 나타날지, 아기를 낳아서 키운다면 아기에게 또 어떤 유산을 물려줄지, 이런 것을 알아야 합니다. 지금은 결혼도 중요한 게 아니고, 직업을 갖는 것도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지금은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나를 아는 것이고, 나의 이런 마음이 불행을 자초하지 않도록 내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를 먼저 해야 합니다.
지금은 사랑결핍증 때문에 남에게 사랑을 받으려고 눈치만 보니 결국 내 인생이 남에게 매여서 우왕좌왕합니다. 성격도 우유부단해지고 마음에서 항상 의심이 일어납니다. 무슨 일을 할 때에도 늘 이렇게 해놓고는 저럴까, 저렇게 해놓고는 이럴까 갈등합니다. 이러한 마음이 치유가 안 되면,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아무리 똑똑한 사람처럼 보여도 본인은 항상 자기가 열등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남들 앞에서는 이렇다 저렇다 큰소리를 치고도 정작 본인은 자기 자신을 의심합니다. 이렇게 자기가 자기를 믿지 못하니 이중인격이 되고 늘 자신의 말과 행동이 후회가 되고 자기만족을 못 하게 됩니다.
질문자는 우선 명상수련을 해보세요. 그리고 그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백일출가를 해보세요. 이렇게 해서 일 년 정도 집중적으로 자기 업식에 대해서 파악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생활하면서 수행하면 됩니다. 자기를 아는 데 재미가 들어서 직업도 안 가지고 인도에 가고 티베트에 가고 이런 식으로 수행병에 걸려 헤매지 말라는 말입니다.
딱 일 년만 정해서 집중적으로 수행을 해보고 나머지는 일상생활 속에서 해나가면 됩니다. 일상생활 속에서 매일 108배를 하면서 ‘저는 사랑이 충만한 사람입니다. 이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하세요. 이렇게 자꾸 자기암시를 주고 기도하시면 업식이 바뀌게 됩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 법보신문1072호 [2010년 11월 16일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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