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아세요? 우리의 이야기는 엄마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을 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너희는 부를 엄마가 있잖아!" 왜 그렇게 울컥하던지요.
엄마는 너무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12살이나 차이 나는 아버지를 만났습니다. 당신은 서당 대문 앞에도 가보지 않았기에 자식농사 잘 지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두 분은 허리가 휘도록 일하셨습니다. 남편이 소 장사를 하러 장에 나가고 나면, 자식 돌보는 일과 농사일, 집안일은 모두 엄마 몫이었습니다. 당신들 몸이 녹아내려도 알뜰살뜰 힘을 모아 육 남매 모두 이 세상의 일꾼으로 훌륭히 키워내셨지요.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일할 수 있는 건 어머니 아버지 덕분임을 압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살아오시면서 효도 받을 만하니 이미 아버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막내로 태어 난 제가 시집가는 모습도 보지 못하고 떠나셨습니다. 몇 년을 엄마 혼자서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 가까이 살고 있는 우리 집으로 엄마를 모셔왔습니다. 치아도 안 좋고 하여 죽을 자주 만들어 드렸습니다. 그랬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엄마가 약밥을 좋아하셨다는 것을.... 미안합니다.
며칠 전, 친구들과 함께 생선구이 전문점을 다녀왔습니다. 갈치 고등어 가자미 등 오븐에 노릇노릇 구워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런데 반대쪽 테이블에서
"생선 대가리 안 먹으면 이쪽으로 줘!"
"대가리를 뭐하게?"
"야! 너 몰랐어? 애는 꼬리한 냄새가 나는 내장을 좋아하잖아."
"호호~ 맞아."
친구는 생선 살점보다는 머리와 내장 부분을 쪽쪽 소리 내며 빨아먹는 걸 좋아한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옆에서는 모두 말립니다.
"야! 너 그러다 나중에 아들이 뭐라고 하는 줄 알아?"
"뭐라고 하는데?"
"우리 엄마는 생선살은 싫어해! 대가리만 먹어"
"며느리가 대가리만 주면 어쩔래?"
"아니야! 우리 엄마는 생선을 좋아해!"
그렇게 만들 것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맞습니다.
누구나 입에 맞는 걸 좋아하는 식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게 됩니다.
챙겨주고 싶고 먹여주고 싶어합니다.
"우리 엄마는 유난히 찜을 좋아하셔!"
"우리 엄마는 고기, 특히 갈비를 좋아하셨지."
"우리 엄마는 약밥이었어."
'약밥'만 봐도 엄마가 그리워지고 눈물이 납니다.
그 때 나이 16살....
아무것도 없는 살림, 큰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고, 아버지가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며 지내며 번 돈은 고스란히 큰집으로 흘러들어 갔습니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오두막집에 살림을 분가해 육 남매를 낳으셨습니다.
"여보~ 들어 올 때 죽 끓일 수 있게 뭣 좀 사 와~"
"알았어요."
방앗간으로 가서 깨도 사고, 전복도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모락모락 김이 나는 약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와~ 너무 맛있어 보인다.'
단순히 그런 생각으로 한 봉지 사 들고 현관문을 들어서자 엄마는 나를 반갑게 맞으면서
"아이쿠! 우리 막내가 엄마가 약밥 좋아하는 줄 어떻게 알았누?"
얼른 받아 들며 한 조각 입에 넣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속으로 체할까 걱정도 되었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 음~ 엄마가 좋아할 줄 알고 내가 사 왔지." 혼자 속울음을 삼키며 슬쩍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고마워~ 잘 먹을게."
".............."
난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지를 그 때까지도 몰랐던 것입니다.
시집가서 아이를 둘이나 낳았는데 말입니다.
자라오면서 늘 자식들 먼저 챙겨 먹이고 당신의 배는 굶주렸을 터인데...
당신이 내게 준 그 사랑 반도 드리지 못하였는데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떡방앗간을 지날 때에는 약밥은 꼭 사 들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엄마가 그리워서 말입니다.
죄송합니다.
이 세상에 단 한 분뿐인 나의 어머니를 떠 올려 봅니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보고 싶은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에게도 좋아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다면 정말 큰 일입니다.
약밥 하나면 어머니의 표정은 금방 달라질 것이고,
그리고 매우 행복해하실 것입니다.
좋아하는 것을 살아 계실 때 챙겨 드리는 것.
나에게는 작은 수고이지만 어머니에게는 큰 기쁨입니다.
부모님이 어떤 음식을 가장 좋아하시는지,
어떤 색깔을 가장 좋아하시는지,
어떤 노래를 가장 좋아하시는지,
어떨 때 가장 행복하신지,
더 늦기 전에 살펴보고 가장 좋아하는 것 한 가지씩 꼭 해 드리면 어떨까요?
저처럼 후회하시지 말고
지금! 잘 살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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