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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더 불행하게 눈감는 한국 癌환자들

good해월 2014. 9. 5. 07:52

더 불행하게 눈감는 한국 癌환자들

[1] '마지막 한달' 全數 분석

사망자 3명중 1명은 끝까지 연명치료, 미국의 3배·캐나다의 6배
가족들은 "할 건 다했다" 자위… 의료진 "고통의 시간을 늘릴 뿐"

10년 전 한국인은 3~4년간 앓다가 남성은 73세, 여성은 80세에 세상을 떴다.

지금 한국인은 남녀 모두 5~6년씩 앓다가 남성은 77세, 여성은 84세에 눈을 감는다.

본지는 지난해 '한국인의 마지막 10년' 1부를 통해 수명만 늘고 건강은 받쳐주지 않는 현상을 보도했다.

이제 2부를 통해 아프고 외롭고 돈 없는 '마지막 10년의 삼중고'를 파헤친다.

삶의 '마지막 10년'이 편안한 나라가 진짜 선진국이다.

2012년 별세한 이동희(가명·당시 76세)씨. 대장암을 앓았다.

암 진단받은 뒤 마지막 2년 2개월을 대형 종합병원에서 보냈다.

전체 입원 기간 790일 중 150일을 중환자실에 있었다.

중환자실에 가기 전 그는 이미 말기였다. 암이 온몸에 번져 항암제가 안 들었다.

의료진이 가족에게 "더 해 드릴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했다. 아내와 아들이 "그래도 뭐든 계속해달라"고 했다.

가족은 이씨가 기사회생하리라 믿었다.

중환자실에서 이씨는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항문으로 영양분을 공급하고 기계로 피를 돌렸다.

아들이 매일 오후 면회를 왔다. 하지만 이씨는 아들과 눈을 맞추지 못했다.

인공호흡기를 달면서 수면제와 진통제를 주사해 의식이 없었던 탓이다.

그는 그 상태로 기계음 속에 사망했다. 아들이 "그래도 끝까지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전체 의료비 1억9000만원 중 1억6000만원은 국가가, 3000만원은 아들이 냈다.

문제는 이씨가 받은 중환자실 치료 중 암 자체를 낫게 하는 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의료진이 "가족이 원해서 해 드리긴 했지만 말 그대로 연명 치료였다"고 했다.

그런 연명 치료 중에는 보통 사람도 맨정신으로 받기 힘든 고통스러운 처치가 적지 않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부학장은 "환자가 말을 못해 그렇지, 의학을 알고 들여다보면

정말로 생명을 연장한다기보다 '죽는 과정'을 길게 늘릴 뿐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취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운영실 박종헌 연구위원에게 의뢰해 2012년 한 해 동안 암으로 세상을 떠난

한국인 모두의 '마지막 한 달'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체 암 사망자 세 명 중 한 명이 사망 한 달 이내까지 항암제를 계속 썼다

(7만3759명 가운데 2만7997명·30.5%). 미국(10%)보다 세 배, 캐나다 온타리오주(5%)보다 여섯 배 높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교수는 "마지막 한 달까지 항암 치료를 하는 건 환자에게

고통만 주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옳다"고 했다.

환자 체력이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에서 죽는 과정만 연장한다는 것이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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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불행하게 눈감는 한국 癌환자들

입력 : 2014.09.01 05:5

 

[암 사망 '마지막 한달' 全数분석… 2007년·2012년 비교]

'마지막 한달' 항암 치료 환자 5년새 25→30%로 갈수록 늘어
CT·MRI 등 끝없는 검사까지… 의사들 "환자에게 되레 害가 돼"

"한국, 암 없애는 치료는 잘해도 치료 안될때 어떻게 할지는 막막"

한국의 암 사망자들은 과연 편안하게 세상과 작별하고 있을까.

 취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 암 사망자들의 '마지막 한 달'을 분석했다.

마지막 한 달까지 항암제 쓰는 나라

분석 결과 사망 한 달 전~사망 당일까지 마지막 한 달 동안 항암 치료를 받은 사람이

5년 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25.0%→30.5%). CT를 찍는 사람(37.0%→44.8%)과

 MRI를 찍는 사람(7.5%→10.1%)도 빠르게 늘어났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부학장이 "정부가 암 환자 본인 부담금을 5% 이하로 낮추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했다.

환자가 편해졌을까

문제는 과연 '환자가 편해졌는가' 하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회의적이었다.

적극적인 항암 치료를 강조하는 전문가들도 "마지막 한 달은 항암 치료가 오히려 환자에게 해가 되는 단계"라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물론 항암제가 순해지기는 했다. 과거의 항암제는 암을 독하게 무찌르느라 환자 몸까지 무너뜨렸다.

요즘 항암제는 암을 살살 달랜다. 증상을 완화하고, 남은 생명을 연장시킨다.

말기암 환자의 마지막 한 달. 갈수록 늘어나는 암 사망자.
하지만 아무리 약이 좋아져도 치료를 중단하는 게 차라리 나은 순간이 누군가에겐 온다.

 정현철 대한임상암학회 이사장(연세대 교수·종양내과)은

"간·콩팥 등의 기능이 떨어져서 환자의 몸이 약을 감당하지 못하는 시기"라고 했다. 이른바 말기다.

허대석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장(서울대 교수·혈액종양내과)은

"말기 환자는 100명 중 95명이 10주 이내 사망한다"고 했다.

김동찬 대한중환자학회장(전북대 교수·마취통증의학과)이

"이때 항암제를 쓰는 것이 과연 효과적인지 회의적"이라고 했다.

값비싼 검사… 하고 또 하고

마지막 한 달 동안 CT와 MRI를 찍는 사람이 늘어난 걸 무조건 나쁘다곤 말할 수 없다.

둘 다 기본적으로 항암 치료 방향을 잡는 데 필요한 검사지만,

마지막 한 달 동안에도 응급처치를 위해 꼭 필요한 경우가 있다.

정현철 이사장이 "가령 위암 말기 환자가 갑자기 복수가 차면 암 덩어리가 일시적으로 담도를 막은 건지,

간 기능이 떨어진 건지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

전자의 경우라면 막힌 곳만 뚫어줘도 환자가 한결 편안해진다. 후자의 경우엔 도리가 없다.

문제는 이런 합리적 이유 없이 무리하게 항암 치료를 계속하느라 CT와 MRI를 찍는 경우다.

병원은 돈 벌지만 환자는 오히려 고달프다.

전문가들은 "엉성한 의료 체계도 문제"라고 했다.

김열홍 전 대한항암요법연구회장(고려대 교수·종양혈액내과)은

"미국은 항암 치료만 큰 병원에서 받고, 일상적인 보살핌이나

응급처치는 작은 병원에서 받는 사람이 많다"면서

"작은 병원 의사가 환자를 잘 아니까 굳이 검사를 새로 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와 달리 우리나라 암 환자는 일단 큰 병원 응급실을 찾는다.

응급실 의료진은 환자 상태를 잘 모르니 각종 검사를 또 하게 한다.

"무조건 최선을 다해 달라"

박상은 안양샘병원장이 "우리나라는 가족만 정확한 상태를 알고 환자 본인에겐 숨기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 경우 환자는 '뭔가 더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보호자는 그 바람을 외면하기 어렵다.

정현철 임상암학회 이사장이 "환자가 '최선을 다해 달라'고 하는데,

 의사가 '안 된다'고 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의사가 "아무 소용 없다"고 했다가

환자가 지레 절망하거나 대체 요법으로 달려가기도 한다.

'막막함'이라는 고통

장윤정 국립암센터 호스피스완화의료사업과장이

 "우리나라에서는 암 치료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사람'이 사라진다"고 했다.

"병원·환자·보호자 모두 암을 없애는 걸 제일 중요한 일로 쳐요.

그 과정에서 사람이 힘들어지는 건 뒤로 밀려요.

더 이상 치료를 견뎌낼 수 없는 몸이 됐을 때 그걸 일깨워주는 장치가 없어요.

우리나라 병원은 암을 없애는 치료는 잘해요.

암이 없어지지 않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아요."

호스피스에 가면 뭘 어떻게 해주는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어디 가서 줄 서야 하는지….

이런 걸 상세하게 알려주는 제도가 없다.

환자와 보호자가 '알아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물어물어 알맞은 기관을 찾아내도 누울 자리가 있다는 보장이 없다.

우리나라 인구 규모라면 호스피스 병상이 2500개는 돼야 한다.

현실은 달랑 864개다.

 

2. 인공호흡 - 말기癌환자 10명중 1명에 처치
수면제·진통제 계속해서 투여… 남은 시간 중환자실서 보내야

 

이번 분석 결과 드러난 또 하나의 딜레마가 '인공호흡'이다.

우리나라 암 사망자는 일곱 명 중 한 명이 마지막 한 달 동안 중환자실에 들어가고(14.0%),

열 명 중 한 명이 인공호흡을 했다(8.7%).

인공호흡 등을 위해 기관지에 관을 집어넣는 기관 삽관도 열 명에 한 명꼴이었다(9.8%).

인공호흡과 산소호흡은 다르다

완화의료를 중시하는 전문가들은 "인공호흡을 하는 게 효도인지, 안 하는 게 효도인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만큼 힘든 처치이기 때문이다.

윤영호 서울대 의대 부학장은 "일반인 중에는 인공호흡이 '편히 숨 쉬도록 산소를 대주는 처치'라고

막연하게 알고 계신 분이 많은데, 그건 산소마스크"라고 했다.

이와 달리 인공호흡은 입에서 기도(氣道)까지 직경 7~7.5㎜, 길이 20~23㎝짜리 튜브를 밀어 넣고

기계와 연결해 인위적으로 숨 쉬게 하는 처치다.

튜브를 넣기에 앞서 소화기 손잡이처럼 생긴 금속 후두경을 입에 넣어 혀를 누르는데,

앞니가 부러지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의료진이 아예 먼저 이를 뽑기도 한다.

급박한 상황이다 보니 이 과정에서 환자가 피를 흘려 보호자가 기겁하기도 한다.

튜브를 입으로 넣는 대신 목에 구멍을 뚫어서 넣기도 한다.

빛과 그림자

인공호흡 여부는 서구에서도 논란거리다.

전문가들은 "의사가 객관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의학적인 효과와 한계까지"라고 했다.

본지 자문에 응한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치료를 중시하는 사람이건,

완화의료를 강조하는 사람이건 "인공호흡이 병세 자체를 호전시킬 순 없다"고 했다.

암 말고 다른 급환으로 호흡이 힘들 땐 인공호흡으로 위기를 넘기면 된다. 말기암 환자는 좀 다르다.

남은 생명이야 다소 길어지지만, 그 대신 길어진 시간을 중환자실에 누워 가족과 격리된 채 의식 없이 보내야 한다.

인공호흡을 할 때 환자가 몸부림치거나 구역질하지 않도록 수면제와 진통제를 투여하기 때문이다.

정현철 대한임상암학회 이사장(연세대 교수·종양내과)이

 "중환자실은 회복 가능한 환자가 일시적으로 치료받는 공간이 돼야지,

말기암 환자가 마지막을 보내는 곳으론 적절치 않다"고 했다.

더 큰 문제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이런 점을 정확하게 설명해주는 '표준 절차'가 없다는 점이다.

윤영호 부학장이 "우리나라 병원 중에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제대로 설명도 안 해주면서

'인공호흡 하려면 지금이다. 하겠느냐, 말겠느냐?

단, 한번 시작하면 못 그만둔다'고 하는 곳이 너무나 많다"고 했다.

출처 : 휴식처
글쓴이 : 편안한 휴식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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