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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문틈에 만원짜리 5장 꽂아두고… 요셉의원 돕는 이름없는 천사들

good해월 2015. 5. 8. 09:49

입력 : 2015.05.08 03:00 | 수정 : 2015.05.08 07:04

무료진료에 6800명 후원… 수백명은 이름 안밝혀


	지난 2월 새벽 누군가가 요셉의원 현관 문틈에 꽂아 놓은 1만원권 5장이 문이 열린 직후 땅에 떨어져 있다(위). 아래는 서울 영등포역 앞 ‘요셉의원’ 건물
 지난 2월 새벽 누군가가 요셉의원 현관 문틈에 꽂아 놓은 1만원권 5장이 문이 열린 직후 땅에 떨어져 있다(위). 아래는 서울 영등포역 앞 ‘요셉의원’ 건물. /요셉의원 제공
지난 3월 27일 백발을 곱게 빗은 한 할머니가 서울 영등포구 요셉의원을 찾았다. '대구 출신 아녜스'라고 천주교 세례명만 밝힌 이 할머니는 현금 1000만원이 든 봉투를 내밀고 곧바로 병원 문을 나섰다. 아녜스 할머니는 작년 4월에도 이 병원을 찾아 "요셉의원을 돕고 싶은데 봉사할 사정이 못 된다"며 1년 동안 아껴 모았다는 비상금 1000만원을 내놓았다. 병원 관계자가 이름을 묻자 할머니는 "내가 병원에 돈 내는 걸 식구들이 알면 큰일 나요. 내년에 또 올게요"라며 서둘러 병원을 떠났다. 약속대로 1년 후 다시 병원을 찾은 할머니는 이번에도 "내년에도 뵙겠다"면서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영등포역 주변 쪽방촌 한가운데에 있는 요셉의원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1987년부터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을 무료로 진료해왔다. 후원자 6800여명 중 '절대로 내 이름을 묻지 말라'거나 몰래 병원에 돈을 놓고 가는 익명의 후원자가 수백 명이다. 아녜스 할머니 같은 고액 기부자도 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남몰래 후원하는 소액 기부자가 더 많다고 한다.

지난해 12월엔 앞을 못 보는 20대 시각 장애 여성이 한 남성의 부축을 받고 요셉의원 4층 총무팀을 찾았다. 바싹 마른 이 여성은 총무팀 직원에게 5만원을 내밀며 "어려운 사람을 돕는 데 써달라"고 하고선 직원이 이름을 묻자 여성은 "빨리 가봐야 한다"며 다시 부축을 받고 병원 문을 나섰다. 지난 2월 어느 새벽엔 누군가가 1만원짜리 지폐 5장을 병원 현관 문틈에 꽂아놓고 사라졌다. 병원 측은 "돈이 봉투에 들어 있지 않았고 꼬깃꼬깃한 걸로 보아 기부자도 어렵게 마련한 돈 같았다"고 했다.

남루한 행색의 익명 후원자들은 "나같이 못난 사람이 기부하는 게 부끄럽다" "적은 돈인데 이름까지 알리기 민망하다"고 말한다고 한다. 또 멀리서 찾아와 "남한테 기부하는 걸 우리 아이들이 알면 곤란하다" "의미 있는 일일수록 다른 사람이 모르게 해야 한다"고 말하곤 병원 문을 서둘러 나서는 사람도 적지 않다. 요셉의원 자원봉사자 윤희문(79)씨는 "삭막한 세상에서 귀한 일을 하면서 끝내 자신을 감추는 익명의 후원자들이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으냐"고 말했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출처 : Toto, Come !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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