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유학후 月150만원 인턴… 발목잡힌 기러기아빠의 노후
[가정의 달 기획-기러기아빠 20년②-1]
자녀교육 '올인'했지만…청년실업에 노후 '뒷전'
편집자주1990년대 중반 상류층을 중심으로 조기유학 붐이 일면서 아내와 자녀를 해외로 보내고 국내에서 뒷바라지를 하는 '기러기 아빠'가 사회현상의 하나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20년. 기러기아빠가 대중화하면서 해외로 떠난 상당수 자녀들이 대학진학과 취업, 결혼을 앞둔 청년기에 진입했다. 최근 국내외 경제난, 청년취업난은 물론 달라진 가족관계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안고 있는 기러기아빠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초등학교를 마치자마자 미국으로 건너가 10년 넘는 유학생활을 마치고 얼마 전 한국으로 돌아와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 A씨(28·여). 미국 동부의 명문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뉴욕에서 대학까지 졸업했지만 현지취업에 실패해 돌아왔다. 대학 성적도 우수하고 대기업에서 인턴까지 했지만 고국에서의 상황은 더 녹록지 않다. 영어를 '무기'로 대기업과 은행권에 입사지원서를 내밀었지만 줄줄이 낙방했다. 오랜 유학생활로 '한국 기업문화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란 인식이 낙방의 이유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초등학교를 마치고 유학을 떠났기 때문에 문화적 거리감이 적다고 어필했지만 면접관들의 생각은 달라 보였다. 해외대학을 졸업한 게 되레 단점이 된 셈. 유학으로 보낸 시간과 돈이 아깝지만 결국 김씨는 대기업 공채는 포기하고 한 중견기업의 해외마케팅 부서에서 한 달 150만원 가량을 받는 인턴으로 근무 중이다. 김씨는 "석사학위 취득도 생각도 했지만 그 동안 기러기아빠로 생활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아버지 생각에 작은 회사부터 다니며 구직활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면 너무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해외 취업 어려워 한국 돌아왔지만…'낙동강 오리알' 글로벌 경제침체 등으로 한국을 떠난 유학생들이 해외에서도 취업난을 겪고 국내정착도 어려워지면서 '기러기아빠'들의 주름살이 늘고 있다. 자녀교육을 위해 아내와 아이들을 해외로 보내고 한국에서 살며 수년간의 외로움을 견뎠지만 취업 전까지 뒷바라지를 마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취업이 어려워진데다가 국내 기업의 기준도 까다로워져 오히려 취업시장에서 유학생의 메리트가 없다는 게 기러기아빠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유학생을 '현실도피'로 보는 시각마저 있다고 토로한다. 아들을 뉴질랜드로 보낸 기러기아빠 B씨는 "10년 전만해도 유학생이 적었기 때문에 눈에 띄었지만 이제는 아니다"며 "해외에서 취업이 쉽지 않아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시키고 한국에서 로스쿨을 준비하고 있는 C씨(32)의 아버지도 "유학생 메리트가 전혀 사라졌다"며 "영어이외에 어필할 수 있는 능력도 많지 않다보니 국내 학생들에게 기회가 더 가는 게 현실이다. 기업에서 유학생들을 오히려 뽑지 않으려는 분위기도 심해졌다"고 털어놨다. 정씨는 결국 미국에서 돌아온 아들의 용돈까지 챙겨주고 있다. ◇취업난 빠진 자녀들…기러기아빠 노후는 뒷전
자녀들이 취업난에 빠져있는 사이 기러기아빠들의 '노후'는 더 뒷전으로 밀려났다. 연평균 1억원 정도를 송금하는 기러기아빠들의 사정상 노후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란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 사회 > 사건이원광 기자
![]() 사회 > 사건이원광 기자, 백지수 기자, 이재원 기자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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