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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폴란드는 왜 K-9 자주포를 구입했을까

good해월 2015. 6. 27. 07:55

[박수찬의 軍] 폴란드는 왜 K-9 자주포를 구입했을까

세계일보 | 박수찬 | 입력 2015.06.26. 15:00 | 수정 2015.06.26. 15:21

 

우리나라의 K-9 자주포가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유럽 무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국방기술품질원은 26일 경남 창원에서 폴란드에 처음 수출되는 K-9 자주포 차체 1호기 출고식을 했다고 밝혔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12월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1호기 출고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3억1000만달러 규모의 자주포를 수출할 계획이다.

1차로 2017년까지 24문을 폴란드에 직접 공급하고 2018년부터 폴란드 현지에서 96문을 생산해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K-9 자주포(자료사진)

 

이헌곤 국방기술품질원장은 "이번 폴란드 수출의 성패는 궁극적으로 무결점 장비로 귀결된다"며 "폴란드 수출을 계기로 우리 방산제품이 유럽시장으로 활발히 진출하고 세계 시장을 주도할 기반을 구축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 자국산 자주포 성능에 뿔난 폴란드, K-9으로 선회

이번에 폴란드에 수출되는 K-9 자주포는 엄밀히 말하면 차체만 공급된다. 포탑은 폴란드가 자체적으로 장착해 운용한다.

폴란드는 서유럽 국가들처럼 선진국은 아니지만 방위산업 분야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무기 국산화에 힘써 자국산 '라돔' 권총 등을 개발했다. 2차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나치 독일에 점령되면서 기술이 사장됐지만 전후 구소련의 무기들을 자국 실정에 맞게 개량하는 등의 방법으로 산업 기반을 유지했다.

하지만 냉전이 끝나면서 폴란드 방위산업은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기존의 구소련제 대신 서방의 무기 규격을 적용하면서 소총부터 전투기에 이르는 전 분야에 대한 소요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포병 전력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기계화부대와 함께 움직여야 하는 자주포는 넓은 평원을 끼고 있는 폴란드 입장에서 핵심 전력이었다.

이에 따라 폴란드는 1999년부터 15년에 걸쳐 신형 'Krab' 자주포를 개발한다. 이 자주포는 영국 BAE Systems사가 개발한 AS-90 52구경장 155mm 자주포의 포탑을 기본으로 한 폴란드 자국형 포탑에 국산 UPG 궤도차체와 T-72 전차의 엔진 및 일부 구성품을 결합했다.

얼핏 보면 성능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Krab 자주포는 폴란드군의 테스트에서 잇따라 문제를 드러낸다.

특히 차체의 내구도가 문제였다. 자주포 차제는 진지 변환 등을 위해 수시로 이동하고, 사격시에는 155mm 포탄의 반동을 흡수해야 하기 때문에 고강도의 내구성이 요구된다.

하지만 Krab 자주포 차체는 강판에 금이 가면서 수명을 단축시켰고, 엔진 역시 생산공장이 문을 닫는 등 악재에 시달렸다.

 



Krab 자주포.

 

이에 폴란드 국방부는 차체 문제를 해외 도입으로 해결하기로 하고 K-9 자주포를 구매하기로 결정한다.

K-9에 달린 독일산 파워팩은 1000마력짜리 디젤엔진으로 K-1 전차, K-1A1 전차와 동등한 기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도로에서 최대 시속 67km, 들판에서는 시속 4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다. 현수장치로 유기압장비를 달아 스페이드(지지삽) 없이도 사격 충격을 지탱할 수 있고, 진지 구축 및 변환을 신속하게 할 수 있다. 차체는 고강도 강철로 제작돼 적의 대포병 사격에 대한 방어력을 높였다.

폴란드는 K-9의 차체에 자국산 포탑을 결합하는 형태로 Krab 자주포 120대를 배치해 육군 포병 전력의 중추로 활용할 계획이다.

◆ '해외도입+국내개발'로 기술 기반 축적

폴란드군은 과거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EU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서유럽이 10년 이상 군비를 축소한 반면, 폴란드는 '현상 유지'에 집중하면서 유럽 내에서 군사력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심해지자 폴란드군의 전략적 가치도 크게 높아졌다.

러시아와의 긴장이 높아지고, 서유럽 국가들의 전력이 약화됨에 따라 폴란드군은 국내 기술 기반을 확보하면서 무기 도입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전력증강에 적극 나서고 있다.

 



Kryl 자주포(자료사진)

 

Krab 자주포를 개발한 폴란드 방산업체 HSW(Huta Stalowa Wola)가 작년에 공개한 Kryl 155mm 차륜형자주포가 대표적인 사례다.

폴란드 육군에 72대가 도입될 Kryl 자주포는 자국산 6*6 트럭에 이스라엘 Elbit사의 ATMOS 2000 자주포의 주포 등을 결합해 개발됐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우리 군도 함정을 건조할 때 배는 국내에서 만들지만 전투장비 같은 것은 해외에서 도입한다"며 "자국 기술을 키우면서 전력증강을 하는 것은 어느 나라나 똑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EU에 가입한 동유럽 국가들의 전력 증강 움직임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K-9 자주포의 폴란드 수출은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폴란드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수찬 기자

출처 : bomessal
글쓴이 : 프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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