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보은행복

[스크랩] ◆"한 번만 읽어주세요." ◆행복지수 4,750 원

good해월 2015. 9. 3. 08:15

 

"한 번만 읽어주세요."

 


스물 여섯이던 그해

그녀는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5 년 동안이나 다니던

신문사를 그만 두어야 했습니다.

 

그녀는

딱히 할 일도 없고 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취미로 쓰기 시작했지만,

점점 심혈을 기울여

마침내

십 년이나 걸려

천 삼십 칠 페이지나 되는 소설을

완성했습니다.

 

그녀는

두툼한 원고 뭉치를 들고

출판사를 찾아다녔습니다.

러나

무명작가의 소설을

선뜻 받아줄 출판사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7년의 세월이 무심하게 흘러가자

그녀의 원고는

너덜너덜해 질 정도로 닳아 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한 지방신문에

"뉴욕에서

제일로 큰 출판사 사장이

애틀랜타에 왔다가 기차로 되돌아간다."는

짤막한 기사가 났습니다.

그녀는

그 기사를 보자마자 원고를 들고

기차역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녀가

기차역에 도착했을 때

맥밀런 출판사의 레이슨 사장이

막 기차에 올라타려던 중이었습니다.

그녀는

큰 소리로 그를 불러 세웠습니다.


"사장님,

제가 쓴 소설입니다.

꼭 한 번 읽어주세요."

그는 마지못해

원고뭉치를 들고 기차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그는 원고뭉치를 선반 위에 올려놓고는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그가 그러는 동안

그녀는 재빨리 기차역을 빠져나가

우체국으로 달려갔습니다.

얼마 후

기차 차장이

그에게

전보 한 통을 내밀었습니다.

그 전보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한 번만 읽어주세요."



그러나

그는 원고뭉치를 한 번 흘깃 쳐다볼 뿐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똑같은 내용의 전보가 또 배달됐습니다.

그래도

그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다시

세 번째 전보가 배달됐습니다.

그때서야

그는 그녀의 끈질김에 혀를 내두르며

그 원고 뭉치를 집어 들었습니다.

기차가 목적지에 도착해

승객들이 짐을 챙기는 동안에도

그는 원고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출간된 소설이

바로 27개 국어로 번역돼

천 육백만 부가 판매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입니다.

 

 

행복지수 4,750 원



오래전에

김동건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11시에 만납시다." 라는 프로에

방송된 한 소녀의 사연입니다.

그 소녀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생김새의 소녀였습니다.

아마도

성실하게 사는 소녀 가장이라

토크쇼에 초대되어진 모양입니다.

소녀는

병든 할머니와 어린 남동생과 함께

산동네에 산다고 했습니다.

소녀의 아버지는

소녀가 어렸을 때 돌아가셨고

얼마 후

어머니까지 집을 나가셨다고 합니다.

그 소녀의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소녀는

자신도 남들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했습니다.

김 동건씨가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라고

그 소녀에게 물었습니다.

소녀는

동생과 함께 어린이 대공원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평소에 타보고 싶은

바이킹이란 놀이기구도 타고 싶다고

얼굴을 붉히며 말했습니다.

김동건씨는 눈이 붉어지며

그 비용을 자신이 낼 테니

얼마면 되겠냐고 소녀에게 물었습니다.



소녀는 의외의 제안에

조금 생각에 잠기는 듯 했습니다.

소녀는 조심스럽게

"4750 원" 이라고 상세한 사용처를 밝혔습니다.

입장료, 아이스크림, 바이킹 요금,

대공원까지의 버스 요금...

텔레비전을 보며

속으로 십만 원쯤 생각했던 나는.....
"4750 원이면

한없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을.."라고

나는 읊조렸습니다.

 

 

- 사랑밭 새벽편지 중에서 -


출처 : 정든 삶,정든 세월
글쓴이 : 地坪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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