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몇 년 전입니다.
울 시어머님 앞에서 시누이 세 명이 모여
올케인 제 흉을 보려고 했었답니다.
시어머님은
대뜸 “시끄럽다!” 한 마디로 일축하셨답니다.
엊그제
막내형님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다
그런 옛날이야기를 듣고는
제 맘이 짠~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시어머님 찾아뵐 때면
아들도 며느리도 같이 꼭 안아주며
너희들 싸우지 말고
잘 지내라 하시는 어머님이십니다.
“난 고부갈등 이해할 수 없다.
내 새끼랑
예쁘게 살아주고 손주까지 낳아
지들끼리 알콩달콩 사는 데 왜 그리 미워하누?
그까짓 국적이 뭔데?
지구는
우주에 비하면 조그만 촌이라고 하면서
네 나라,
내 나라 왜 갈라놓는지 몰라”
이러시면서
며느리 맘을 또 짠하게 하는
대한민국에서 몇 안 되는 시어머님이십니다.
올해 70이 넘으셨어요.
맘만 먹으면
시어머니 노릇 제대로 하실 요양이셨을 텐데
그러지 않으십니다.
결혼하고 나서
시어머님 첫 생신날.
한국음식솜씨가 없어
엉망으로 차려드린 생신 상 앞에
눈물 바람 일으키던 저를 보며
“다른 나라에서 25년을 보냈는데
어찌 우리음식을 잘하겠느냐?”
하시는 분이
저의 시어머님이십니다.
그러니
며느리인 제가
시어머님을 존경하고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 에이레네(필리핀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