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마시는 선비(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사진은 1947년 2월께 촬영된 서울의 어느 선비 모습. 흰 한복에 갓을 쓰고 흰 수염을 기른 노인이 유리병에 든 콜라를 한 손에 들고 마시는 장면이 재미있다. 콜라는 병 외관 생김새로 봤을 때 '코카콜라'로 추정된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일제 강점기 36년에서 해방된 직후 우리나라 풍경과 생활상을 보여주는 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맥주 병나발 부는 선비(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사진은 1947년 2월께 촬영된 서울의 어느 선비 모습. 흰 한복에 갓을 쓰고 흰 수염을 기른 노인이 맥주병을 한 손에 들고 마시는 장면이 재미있다. 맥주병에는 '필스 비어(Piels beer)'라는 로고가 붙어있다. 필스 비어는 당시 미국에서 제조된 맥주 브랜드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중에는 희귀한 장면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제복 입은 국방경비대 군인들(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사진은 1946년 9월께 촬영된 제복입은 국방경비대 소속 군인 모습. 국방경비대는 훗날 한국군이 됐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이 사진은 부산에서 20년 넘게 근대 문물과 역사자료 등을 수집하고 분석해 온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소장이 미국의 한 경매사이트에서 구한 컬러 슬라이드 필름을 스캐닝한 파일이다.
'똥장군' 거름통 지고 가는 남정네들(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사진은 1946년 9월께 촬영된 동해의 어느 어촌 마을에서 남정네들이 '똥장군'이라 부르던 거름통을 지고 가고 있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해방 직후에 찍은 고화질 컬러 슬라이드 필름이 발견된 것은 이례적이다.
젖가슴 드러낸 채 아이 업은 여인(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사진은 1947년 2월께 서울에서 촬영된 여인 모습. 저고리가 풀어헤쳐져 가슴이 나온 여인은 머리에는 보따리 짐을 얹고 등에는 아이를 업은 채 길을 걷고 있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70년이 지났지만 보관상태가 좋아 사진 화질이 무척 좋은 편이다.
동해에서 소금 만드는 희귀사진(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사진은 1946년 9월께 쵤영된 동해의 한 바닷가 풍경. 바닷물을 말려 소금을 만드는 남해나 서해와 달리 동해에서는 주로 바닷물을 끓이는 방식으로 소금을 만들었는데 실제 사진이 발견된 것은 흔치 않은 일로 평가된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촬영자는 로버트 시겔(Dr. Robert M Siegel)로 필름에 표기돼 있다.
해방 후 서울 덕수궁 풍경(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사진은 1946년 6월께 촬영된 서울 덕수궁 풍경. 한복을 입은 아낙네들이 많이 보인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촬영 시기는 슬라이드 필름 마운트에 기록된 내용으로 볼 때 1946년 5∼11월과 1947년 2월로 추정되며, 인천·서울·춘천·강릉 순으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해방 후 서울 북창동 거리 풍경(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우리나라 풍경과 생활상을 보여주는 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6월 촬영된 사진에는 당시 대규모 무역상인 '고려양행'이 보이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 연합국 수뇌부가 모인 포츠담 회의의 영향을 받은 '포쓰탐'이라는 이색 간판도 흥미롭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우선 눈에 띄는 사진은 콜라와 맥주를 마시는 선비 모습이 담긴 2장이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가지 풍경(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11월께 촬영된 사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가지 풍경. 북악산 아래 조선총독부 건물이 보인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흰 한복에 갓을 쓰고 흰 수염을 기른 노인이 유리병에 든 콜라와 맥주를 한 손에 들고 마시는 장면이 재미있다.
해방 후 서울 아이들(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11월께 서울에서 촬영된 사진. 얼굴이 땟국물이 가득한 아이들이 몸을 기댄 채 서 있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맥주병에는 '필스 비어(Piels beer)'라는 로고가 붙어있다. 필스 비어는 당시 미국에서 제조된 맥주 브랜드다. 콜라병은 외관 생김새로 봤을 때 '코카콜라'로 추정된다.
소풍 나온 아이들(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6월께 서울에서 촬영된 사진. 사진 속 아이들은 맨발 차림에 일본군 옷을 줄여 입고 가방 대신 보자기를 둘러매는 등 물자가 부족했던 당시 시대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동해의 한 바닷가에서 소금을 만드는 사진도 시선을 잡는다.
까까머리 동네 꼬마 녀석들(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7월께 강원도 춘천에서 촬영된 사진. 머리를 빡빡 깎은 아이들이 바지만 입은 채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바닷물을 말려 소금을 만드는 남해나 서해와 달리 동해에서는 주로 바닷물을 끓이는 방식으로 소금을 만들었는데 실제 사진이 발견된 것은 흔치 않은 일로 평가된다.
빨래하는 아낙네(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9월께 서울에서 촬영된 사진. 화강석으로 만든 축대에서 연결되는 수로에서 아낙들이 빨래하고 있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한국군의 모태가 된 국방경비대 소속 군인 2명이 제복을 입은 채 나란히 서 있는 사진도 있다.
소풍가는 아이들(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7년 4월께 촬영된 사진. 한 무리의 아이들이 소풍을 가는 듯하다.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인파로 북적이는 서울 북창동 거리 사진에는 당시 대규모 무역상인 '고려양행'이 보이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 연합국 수뇌부가 모인 포츠담 회의의 영향을 받은 '포쓰탐'이라는 이색 간판도 흥미롭다.
아빠와 두 자매(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6월께 인천에서 촬영된 사진. 양복 차림의 아버지와 옷을 맞춰 입은 듯한 두 자매가 나란히 서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젖가슴을 내놓은 채 아이를 업은 여인, 소풍 나온 아이들, 덕수궁 행락객들, 우물가에서 쌀 씻는 아낙들, 빨래터 풍경, 이사 가던 중 길에 앉아 밥 먹는 가족,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 함지박 짐을 이고 가는 여인들, 소 몰고 가는 노인, 거름통 지고 가는 남정네 등 서민 생활상도 사진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사 가던 길에 먹는 밥맛은(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6월께 촬영된 사진. 한 가족이 산길을 가다가 짐을 한켠에 두고 그대로 퍼질고 앉아 밥을 먹고 있다. 아마도 이사를 가던 중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특히 사진 속 아이들은 맨발 차림에 일본군 옷을 줄여 입고 가방 대신 보자기를 둘러매는 등 물자가 부족했던 당시 시대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우물가에서 쌀 씻는 아낙네들(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5월께 인천에서 촬영된 사진. 아낙들이 우물가에서 쌀을 씻고 있다. 쌀의 양이 많은 것으로 보아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반듯하게 차려입은 도시 아이와 빡빡머리에 웃통을 벗은 채 바지만 겨우 입은 시골 아이의 모습도 대조적이다.
무명저고리 소녀의 무거운 짐(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6월께 촬영된 사진. 집에서 만든 듯한 무명저고리를 입은 소녀가 보자기 한 가득 야채를 담아 머리에 이고 길을 걷고 있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이외에도 지금은 사라진 인천 만수대 건물,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가지 풍경, 강릉과 인천의 농어촌과 항구 모습, 보리 타작, 사찰, 서울의 한 성벽 등도 필름에 담겼다.
지게 지고 가는 남정네(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6월께 촬영된 사진. 한 노인이 지게 위에 숯을 가득 지고 걸어가고 있다. 해방 이후인데도 노인은 짚신을 신고 있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김한근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소장은 1일 "1945년 해방 후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1948년 사이는 당시 생활상이나 풍경을 기록할 주체나 장비도 거의 없었던 근현대 역사의 암흑기였다"며 "상태 좋은 컬러 슬라이드 필름이 발견돼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해방 후 어느 맹인의 나들이(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해방 직후 미군 혹은 군사고문단이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근대사진이 대거 발견됐다. 1946년 6월께 촬영된 사진. 두루마기 한복을 입은 남성이 눈을 감은 채 기다란 막대기를 내딛으며 길을 걷고 있다. 맹인으로 추정된다.
2017.2.1 [부경근대사료연구소 제공=연합뉴스] wink@yna.co.kr
연합뉴스 송고시간 | 2017/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