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의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12월 28일 오전 11시 26분쯤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주민센터 뒤로 가면 돼지 저금통이 놓여 있다"는 말만 남긴 채 전화를 끊었다. 직원들이 주민센터 뒤 천사 쉼터로 달려갔다. 쉼터 나무 아래에는 A4 용지 박스 한 개와 빨간색 돼지 저금통 한 개가 있었다. 박스 안에는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든 한 해 보내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거라 생각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편지와 함께 현금 다발이 담겨 있었다. 지폐 6,000만원과 동전 등 모두 6,027만 9,210원이었다.
‘얼굴 없는 천사’가 노송동에 성금을 몰래 놓고 간 것은 올해로 18년째, 횟수로는 19차례다. 2000년 4월 한 초등학생을 주민센터에 보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놓고 간 이후 매년 성탄절 전후로 남몰래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지금까지 보낸 성금은 총 5억5813만8710원이다.
주민센터는 성금을 담은 상자가 지난해와 같은 모양의 A4 용지 박스이고 편지 내용 등으로 볼 때 그동안 다녀간 얼굴 없는 천사와 동일 인물로 보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18년간 계속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으면서 그가 누구인지를 확인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본인이 노출을 꺼려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전주시는 노송동 주민센터 앞에 표지석을 세워 그의 선행을 기리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을 기리기 위해 전주시가 제작한 표지석. 높이 1.2m, 너비 1.4m 크기의 오석(烏石)에 송하진 전주시장이 직접 붓글씨로 글을 썼다.)
전주시는 2011년부터 10월4일을 ‘천사(1004)의 날’로 지정해 불우이웃 돕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주에서 시작된 천사의 선행은 어려운 이웃에 사랑을 퍼트리는 홀씨가 돼 전국에 익명의 기부자들이 늘어나게 하는 ‘천사효과’ 를 만들어내고 있다.
임송학 기자,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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