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805/01/2018050102583_0.jpg)
32세 젊은 나이에 알렉산더 황제가 숨지자 그의 제국은 무너진다. 뉴턴보다 먼저 미적분을 발견할 수도 있었던 블레즈 파스칼은 39세에 숨졌고, 할리우드 스타 제임스 딘은 24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들이 100년, 150년 더 살았다면 얼마나 찬란한 업적을 남겼을까? 아니, 만약 그들이 죽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었다면?
인간은 왜 죽어야 할까? 다양한 진화적·유전적·의학적 이유가 있겠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하다. 우리 대부분 죽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는 동물이기에 인간은 질문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희생해야 하는가? 기독교 교부 성(聖)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렇게 답했다. 죽음과 시련으로 가득한 이 세상은 영원한 삶이 가능한 사후(死後) '신국'을 위한 준비 과정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조금 찜찜하긴 하다. 르네상스 교황 알렉산데르 6세조차도 죽기 전 신에게 구걸했다고 하지 않는가. "금방 갈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의 최종 목표는 죽음을 극복하는 기술 개발이다. 더 이상 운명이 아닌 단순한 질병으로 해석한다면 죽음 역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유전자 가위, 줄기세포, 광유전자, 브레인 업로딩…. 기술을 통해 육체의 노화를 방지하거나 뇌의 정보를 읽고 보존하겠다는 것이다.
대부분 아직 충분한 과학적 검증이 안 된 기술들이지만, 실리콘밸리 재벌들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마치 자신의 영생을 위해 거대한 피라미드를 세운 고대 이집트 파라오들같이 말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재벌들이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새로운 혁신과 도전이 가능할까? 젊은이들보다 수백 년 더 많은 경험과 재산을 가진 그들이 영원한 권력을 꿈꾸지는 않을까? 죽음은 비참하고 슬프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변화와 기회를 가능하게 한다. 나에게 가장 큰 행복일 수 있는 영생(永生)은 어쩌면 사회 전체에는 가장 큰 불행일 수 있다는 말이다.
인간은 왜 죽어야 할까? 다양한 진화적·유전적·의학적 이유가 있겠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하다. 우리 대부분 죽고 싶지 않다는 사실이다.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죽음을 인지하는 동물이기에 인간은 질문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왜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고, 희생해야 하는가? 기독교 교부 성(聖)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렇게 답했다. 죽음과 시련으로 가득한 이 세상은 영원한 삶이 가능한 사후(死後) '신국'을 위한 준비 과정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조금 찜찜하긴 하다. 르네상스 교황 알렉산데르 6세조차도 죽기 전 신에게 구걸했다고 하지 않는가. "금방 갈 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의 최종 목표는 죽음을 극복하는 기술 개발이다. 더 이상 운명이 아닌 단순한 질병으로 해석한다면 죽음 역시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유전자 가위, 줄기세포, 광유전자, 브레인 업로딩…. 기술을 통해 육체의 노화를 방지하거나 뇌의 정보를 읽고 보존하겠다는 것이다.
대부분 아직 충분한 과학적 검증이 안 된 기술들이지만, 실리콘밸리 재벌들은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마치 자신의 영생을 위해 거대한 피라미드를 세운 고대 이집트 파라오들같이 말이다.
하지만 실리콘밸리 재벌들이 영원히 살 수 있다면 새로운 혁신과 도전이 가능할까? 젊은이들보다 수백 년 더 많은 경험과 재산을 가진 그들이 영원한 권력을 꿈꾸지는 않을까? 죽음은 비참하고 슬프다.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변화와 기회를 가능하게 한다. 나에게 가장 큰 행복일 수 있는 영생(永生)은 어쩌면 사회 전체에는 가장 큰 불행일 수 있다는 말이다.
조선일보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입력 : 2018.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