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로행복

[스크랩] 실물보다 더 실감나는 가을 풍경화 감상

good해월 2018. 11. 14. 09:02

Brusilov Stanislav Alexandrovich
Russian Painter
born in 1976, Moscow




낙엽을 흩뿌린 단풍나무여, 얼어붙은 단풍나무여
어째서 하얀 눈보라 속에 몸을 굽히고 서 있나요
아니면 무엇을 보았나요 아니면 무슨 소리를 들었나요

시골저편으로 산보라도 나가는 것 같아요
마치 술에 취한 문지기처럼 길가에 서서 
눈 더미에 빠져 다리가 얼어붙은 거 같아요

아, 요즘 웬일인지 나약해진 나는
술잔치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지는 않고
갯버들을 만나고 소나무를 바라보고
눈보라 속에서 그들에게 여름 노래를 불러주었어요

나는 마치 한 그루의 단풍나무 같아요
낙엽을 흩뿌린 단풍잎이 아니라
있는 힘을 다해 초록빛으로 남으려는
겸손을 잃어버리고 완전히 바보가 되어
마치 타인의 아내인 듯 자작나무를 껴안고 있어요



낙엽을 흩뿌린 단풍나무 . 세르게이 예세닌 (Sergey Yesenin, 1895-1925, Russian lyric poet)












출처 : 파워 빌더즈 클럽
글쓴이 : mick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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