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령당 (耆寧堂)』 늙을 기, 편안할 녕을 쓴 기령당.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경로당 소재지;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완산동 1가 25-1 | 전화: 063) 284-5170 |
완산교와 용머리고개, 다가공원이 위치한 서완산동엔 그 시절, 우리들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
조선시대 전주천의 얼음을 저장하던 빙고리, 완산칠봉에서 흐르는 물이 삼복더위에도 얼음물처럼 차다하여 얼음골이라 불리던 수돗골은 일제 강점기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사용되었습니다. 강당재, 투구봉과 검두봉 사이에 있는 골짜기 맷골, 그리고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경로당인 “기령당” 까지~ |
▲ 기령당 가는 길 |
기령당은 전주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 유지들의 양로당으로 군자정 자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군자정은 영조때 서문 밖 민가에서 난 큰 불로 인해 다 타버렸는데요, 군자정의 현판은 불길에도 타지 않은 채 하늘 높이 솟아 올랐다가 이 곳 잔등에 떨어졌고 그게 지신(地神)의 조짐이라고 생각한 선비들이 목욕재계를 하고, 다시 군자정을 세운 후 이를 기령당(耆寧堂)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1938년 건린된 ‘기령당사적비’에 의하면 1899년 부중의 인사들이 모여 부사청건문에 양로당을 처음 창설하였고, 1921년 진사 이건호가 완산동에 있는 가옥과 대지를 기증하여 완산동으로 옮기고 기령당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이후 1929년 인창섭이 옛 군자정 건물과 터를 기증하여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였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오래된 경로당인「기령당」은 완산동이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 자리잡고 있는으며 뒤에는 송석정이란 정자가 있습니다. |
전라관찰사가 부임후 가장 먼저 찾은 곳, 기령당 |
조선시대에는 전라관찰사나 전주부윤, 지금으로 말하면 전주시장이 부임 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이였다고 합니다. 지역 원로들로부터 덕담을 듣기 위해서인데요, 아직도 지자체장을 비롯해 지역 정치인과 도지사, 시장 등 기관장들이 부임하면 가장 먼저 기령당에 와서 인사를 드린다고 합니다. 이런 연유로 기령당에는 전라감사와 전북도지사의 명단을 수록한 「도선생안」, 전주부윤과 전주시강의 명단을 수록한 「부윤선생안」 등이 소장되어 있습니다. 올해로 창당 419주년을 맞은 기령당을 직접 방문해봤습니다. 바쁘게 지나가는 용머리고개의 차들, 완산교에서 내려 완산칠봉 쪽으로 들어가니 한적하고 평화로운 골목들이 나타났습니다. 상회, 자전거가게, 한약방등 오랜시간 완산동을 지키고 있는 조그마한 가게들을 구경하며 골목을 구경하다 보면, 약간의 언덕 길을 따라 , 기령당이 보입니다. |
기령당의 대문 |
대문 왼쪽에는 전주기령당이란 문패가 걸려있습니다. 소학(小學)에서 기령당의 '늙을 기(耆)'는 60세를 가리키고 '노인 노(老)'는 70세 뜻한다고 하네요. |
대문에 걸려있는 기령당 편액 |
편액은 널빤지나 종이·비단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 문 위에 거는 액자를 말합니다. 기령당 대문에 걸려있는 기령당 편액은 최규상의 글씨라고 합니다. 편액에 쓴 글씨만 보더라도 기령당의 기품이 느껴지네요. 대문을 넘으면, 넓은 마당 너머로 소박하지만 기품있는 팔작지붕의 기령당 건물이 보입니다. 건물 뒤에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 송석정이 있고 본채 오른쪽에는 부속건물이 있습니다. |
기령당 정면에 걸려 있는 3개의 편액 |
영춘각(永春閣), 기령당(耆寧堂) 그리고 사무사(思無邪) |
1996년에 작성한 기령당의 대문신축기(大門新築記) |
"우리 기령당은 완산칠봉의 정기를 이어받어 400년이란 유규한 역사와 전통으로......" 라고 시작되는 기록으로 보아 기령당의 역사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
기령당의 내부 |
기령당의 방안에는 역대 당장(堂長)님들의 사진이 걸려 있고 기령당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그림, 글씨, 사진 등이 빼곡하게 걸려 있습니다. 또한 안에는 인당 이영균(仁堂 李榮均, 1913~2000)의 ‘시화연풍(時和年豊)’을 비롯한 여러 그림들이 기령당과 같이하고 있었다. |
기령당에 세워져 있는 6기의 비석 |
또한 기령당 옆으로는 6기의 비석이 있는데 전주시장 이상칠 송덕비, 전라북도지사 최용복 송덕비, 전주기령당사적비, 참봉 박규호 기념비, 의암 인창섭 송혜비, 남강 유중진 송덕비가 있습니다.송덕비는 공덕을 칭송하는 문자를 새긴 비(碑)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
완산동이 한눈에 보이는 송석정 |
기령당의 뒤편에는 완산동이 한눈에 보이는 언덕 위, 송석정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확 트인 전경은 완산동을 발아래 두며 조선말부터 지금까지 역사를 머금고 소박하고 고고하게 전주의 과거부터 지금까지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완산동이 전체가 내다보이는 전경은 왜 이 장소에 기령당이 있는지 알게 해주네요. 기령당이 보유하고 있는 ‘전라도선생안(全羅道先生案)’과 ‘전주부선생안(全州府先生案)’은 관(官)에서 작성한 것이 아닌 관찰사들과 전주부윤(전주시장)들이 경로당에 들러 지역 원로에게 인사를 남긴 일종의 방명록으로 사료적 가치가 인정되면 문화재로 지정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 조금은 낡은 모습이였지만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고 많은 사람들이 거처했던 흔적이 남아 있어 더 의미가 있던 기령당, 지금처럼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전주 어르신들의 쉼터가 되고, 어르신들의 삶의 지혜와 가르침을 이어받을 수 있는 곳으로 남아 있길 바랍니다. |
[출처]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경로당, 전주 기령당|작성자 한바탕 전주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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