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부처
법정 스님
"스님, 어디 가면 살아있는 부처를 만날 수 있을까요"
젊은이의 당돌한 물음에 스님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일러준 말을 깊이 명심하게, 저고리를 뒤집어 입고 신발을 거꾸로
신은 이를 만나거든 그 분이 바로 살아 있는 부처인 줄 알게!"
젊은이는 부처를 찾아 꼬박 3년 동안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온 세상을
누비듯 찾아 보았지만 그런 사람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칠대로 지쳐 하는 수 없이 어머니가 계신 고향으로 돌아와
3년 만에 정든 집에 당도하여 목메인 목소리로
"어머니!"
하고 큰 소리로 불렀더니 어머니 께서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너무
반가워서 엉겁결에 뒤집어 벗어 놓은 저고리를 그대로 걸치고
섬돌에 벗어 놓은 신발을 꺼꾸로 신은 채 달려 나와
"아이고, 내 새끼야!"
아들은 어머니를 보는 순간
"오메, 살아있는 부처가 우리 집에 계셨네" 하고
어머니의 가슴에 안겼습니다.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다.
『법정 스님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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