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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한글공부 언제부터 해야할까?- 권한울 기자 / 매경프리미엄 2019.06.17

good해월 2019. 6. 18. 07:02

우리아이 한글공부 언제부터 해야할까?- 권한울 기자 / 매경프리미엄 2019.06.17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가 스스로 한글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 바로 그 때가 한글을 가르치기 좋은 시기라고 조언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가 스스로 한글에 대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 바로 그 때가 한글을 가르치기 좋은 시기라고 조언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보엄마 잡학사전-94] "저희 아이도 얼마 전 한글 학습지 시작했어요." 큰아들 유치원 친구 엄마는 최근 아이에게 한글공부를 시작했단다. 학습지 선생님이 일주일에 한 두번 집에 와 한글 낱말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아이는 곧잘 앉아서 흥미를 보이며 순항 중이라고 했다. 

친한 선배 아들은 일찌감치 한글공부를 시작했다. 큰아들과 친구사이다. 학습지 선생님이 집으로 찾아와 역시 한글 낱말 등을 알려주는 것인데 아이가 하기 싫어해 다소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불안하진 않았지만 신경이 쓰였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아이에게 오감을 일깨워주고 자연을 만끽하게 해주겠다는 생각이지만 그래도 신경이 쓰였다. 내 아이만 뒤처지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국내 방문학습지 시장 규모가 3조원이라고 하니 우리나라 부모들의 학구열과 불안감은 실로 놀랍고 두렵다. 

다행히 아이는 유치원에 입학한 후 한글에 관심이 생겼다. 스스로 자기 이름을 그리거나 읽는다. 형, 누나들이 자신의 이름을 쓰고 글씨를 읽는 게 부러운 모양이다. 요즘엔 엄마, 아빠 등 다른 낱말도 그린다. 쓴다기보다는 그리는 것에 가깝다. 어제는 유치원에서 가장 친하게 지내는 친구 이름을 어떻게 쓰냐고 물어봐 알려줬다. 

내친 김에 자석글자를 사주니 자음·모음을 결합해 자기 이름을 맞춘다. 할아버지, 할머니 등은 어떻게 하냐고 물으면 그제서야 알려준다. 먼저 알려주는 게 사실 조심스럽다. 공부하는 데 거부감이 생길까봐서다. 

마침 초등학교 교사인 유치원 학부모가 있어 물었다. 아이 한글공부는 언제부터 시작하는 게 좋냐고 말이다. 대답은 간단했다. 아이가 원할 때 해주라는 것이다. 스스로 한글에 대해 궁금해하고 관심을 보이면 바로 그 때가 가르치기에 좋은 시기라는 것이다. 5세보단 6세가, 6세보단 7세가 같은 것을 배워도 더 빨리 이해해 학습시간이 단축되니 굳이 일찍부터 가르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내친김에 엄마들 사이에서 불문율로 통하는 '초등학교 입학 전 한글 마스터하기'가 진짜 필요한지 물었다. 의외로 '그렇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유는 흔히 알려진 것과 달랐다. 아이의 학습 태도 등을 연습하기 위해서란다. 뛰놀기만 하던 아이가 갑자기 초등학교에 입학해 책상에 앉아 연필을 잡고 공부하는 게 생각보다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 전 한글공부는 한글을 마스터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했다. 

[권한울 중소기업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