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없이 초음파로 치매 등 뇌질환 치료 길 열었다

수술 없이 초음파로 치매 등 뇌질환 치료 길 열었다

김태진 기자 입력 2019.10.04. 03:30 

국내 연구진, 저강도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조절 메커니즘 규명

별세포를 통한 저강도 초음파의 신경조절 기전(IBS 제공)© 뉴스1

(대전ㆍ충남=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뇌에 전극을 삽입하는 수술 없이 초음파만으로 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원장 대행 김영덕)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인지 교세포과학 그룹 이창준 단장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과 함께 저강도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치매, 파킨슨병, 우울증, 만성통증, 뇌전증 등 뇌질환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뇌심부자극술은 금속 전극을 이용한 전기 자극으로 뇌 활동을 자극하거나 방해하는 시술이다.

가령 도파민의 분비가 멈춰 발생하는 파킨슨병의 경우 뇌심부자극술을 통해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을 활성화시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뇌심부자극술은 금속 전극을 뇌 깊숙이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최근 수술이 필요 없고 안전한 초음파 뇌자극술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조절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조절이 별세포의 기계수용칼슘채널 TRPA1에서 시작됨을 확인하고, 비침습적 방식인 초음파 뇌자극술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저강도 초음파에 의해 별세포의 TRPA1이 활성화되면 별세포로부터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분비돼 신경세포의 활성이 유도됨을 밝혀낸 것이다.

별세포(astrocyte)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다.

저강도 초음파는 고강도 초음파와 달리 열이 발생하지 않아 치료 과정에서 열에 의한 조직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저강도 초음파 뇌 자극술로 쥐의 꼬리 운동능력을 개선하는 데도 성공했다.

쥐의 꼬리 움직임을 유도하는 뇌 부분을 저강도 초음파로 자극한 결과, TRPA1이 있는 쥐는 꼬리 움직임이 활발한 반면 TRPA1이 없는 쥐는 꼬리 움직임이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공동교신저자인 이창준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장(IBS 제공)© 뉴스1

이창준 단장은 “초음파의 센서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각종 뇌질환 치료에 적용하는 연구와 함께 초음파유전학(ultrasonogenetics)으로 발전시키는 후속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수진 KIST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저강도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조절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개체 수준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으로 규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온라인 판에 4일 오전 3시 30분(한국시간) 게재됐다.

memory444444@nate.com

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