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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첫 두자릿수 추락, 참담한 수출 1년

good해월 2019. 12. 3. 09:20

10년만에 첫 두자릿수 추락, 참담한 수출 1년

조선일보
  • 윤형준 기자
  • 입력 2019.12.02 03:12

    12개월 연속 마이너스, 반도체 -25%, 석유화학 -15%, 철강 -9%
    중국 시장 최대 부진, 美·日·EU·아세안서도 두달 연속 역성장

    한국 경제가 여전히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에서 수출이 작년 12월부터 1년 내내 뒷걸음질 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월 수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3% 감소한 441억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기간 한국의 누적 수출액은 5450억8000만달러로, 앞선 12개월(2017년 12월~2018년 11월) 대비 10.1% 감소했다. 연간 수출 감소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13.9%) 이후 10년 만이다.

    반도체·석유화학·석유제품 등 주력 품목이 글로벌 공급과잉, 유가 하락 등의 이유로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출액이 급감했고, 주요 시장인 중국·미국 등에서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로 수출 부진을 겪었다. 이에 따라 13대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석유화학·철강·디스플레이·섬유 등 5개 품목은 최근 12개월간 단 한 차례도 반등하지 못하고 감소세가 이어졌다. 수출 시장 중 가장 비중이 큰 중국(약 25%)에서도 1년 내내 수출이 감소했다.

    12개월 연속 감소한 한국 수출 외
    ◇참담했던 지난 12개월

    한국 대표 수출 상품인 반도체는 최근 12개월 수출이 25.1% 급감했다. 공급과잉 문제로 8GB D램 가격이 작년 11월 7.91달러에서 1년 만에 2.81달러까지 떨어졌다. 석유화학(-15.0%) 제품도 유가 하락으로 제품 평균 가격이 작년 1t당 1346달러에서 올해 1125달러까지 떨어졌다. 합성수지 제품은 미국산 제품과 경쟁으로 수출이 감소했고, 합성고무는 가장 큰 수요처인 자동차 산업의 생산 감소로 수출이 줄었다. 중국 수출 부진(-17.2%)은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입 수요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올 들어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은 지난 4월(-4.6%)을 제외하면 계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이어가고 있다.

    ◇'5대 시장'서 2개월 역(逆)성장

    최근 들어 수출 감소 폭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수출이 최근 1년 새 최대 폭(-14.8%)으로 감소한 데 이어, 11월 수출 감소 폭도 그에 못지않았다. 특히 반도체·자동차·기계·석유화학·석유제품 등 '5대 품목'은 최근 두 달 연속 역성장했다. 올 들어 9월까지 3월(-1.3%)을 제외하고 전부 성장세를 이어오던 자동차는 지난 10월(-2.3%) 마이너스로 반전한 데 이어 11월(-1.4%)에도 부진했다. 최근 글로벌 업체들이 SUV·친환경차 분야에서 경쟁 차종을 출시하며 경쟁이 심화한 탓이다.

    우리나라 수출 비중 72.6%를 차지하는 '5대 시장'인 중국, 미국, 아세안, EU, 일본에서도 두 달 연속 수출이 감소세다. 특히 아세안에서 부진한 것은 '한국 제품의 경쟁력 약화' 때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28.4%)는 대만·태국·일본산 등과 경쟁으로, 디스플레이(-31.0%)는 중국산 패널 공급 확대 영향이 컸다.

    ◇산업부 "내년 1분기 반등"

    산업부는 "지난 10월을 저점(-14.8%· 최근 1년 사이 최대 감소)으로 앞으로 수출 감소세가 개선돼 내년 1분기쯤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단가 상승, 미·중 무역 분쟁 완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다만 일각에선 '올 해 수출이 바닥을 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인한 반등' 정도로 보고 있다.

    정부는 내년에는 무역금융을 올해보다 2조3000억원 이상 늘린 158조원을 공급해 수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글로벌 무역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과거와 같은 폭발적 수출 성장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수출 진흥 정책은 당장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