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왕삼매론 (寶王三昧論)
1.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겨나기 쉽고,
탐욕이 생겨나면 마침내 파계(破戒)하여,
도(道)에서 물러나게 되느니라.
2. 세상살이에 고난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고난이 없으면,
교만과 자랑하는 마음이 생겨나고,
교만과 자랑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반드시 모두를 속이고 억압하게 되느니라.
3. 마음공부 하는 데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공부에 장애가 없으면,
배움이 등급(等級)을 뛰어넘게 되고,
배움이 등급을 뛰어 넘으면,
반드시 얻지 못하고서도 ‘얻었다’고 하게 되는니라.
4. 수행하는 데 마(魔)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 데 마가 없으면,
서원이 견고해지지 못하고,
서원이 견고하지 못하면,
반드시 증득하지 못하고도 증득했다고 하느니라.
5. 일을 도모함에 있어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성취되면,
뜻이 경박하고 교만하여지며,
뜻이 경박하고 교만하여지면,
반드시 ‘나는 유능하다’고 스스로 칭하게 되느니라.
6. 정을 나누되 나에게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나의 이익을 바라며 정을 나누면,
도의를 잃게 되고,
도의를 잃게 되면 반드시 그릇됨을 드러내게 되느니라.
7. 다른 사람이 순종하고 거스르지 않기를 바라지 말라.
사람들이 순종하여 거스르지 않으면,
내심으로 자신을 뽐내며,
내심으로 자신을 뽐내게 되면,
반드시 내가 옳다고 고집하느니라.
8. 덕을 베풀되 보답을 바라지 말라.
베푼 덕에 대해 보답을 바라게 되면,
무엇인가를 도모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도모하는 생각이 있게 되면,
반드시 화려한 명예를 드날리고자 하느니라.
9.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을 바람이 분에 넘치면,
반드시 어리석은 마음이 요동을 치고,
어리석은 마음이 요동을 치면,
반드시 추악한 이익 때문에 자신을 훼손시키느니라.
10. 억울함을 당하여 거듭거듭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자꾸만 밝히고자 하면,
상대와 나를 잊지 못하고,
상대와 나를 두게 되면,
반드시 원한이 무성하게 자라느니라.
*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도리어 통하고, 통함을 구하게 되면 도리어 막히나니,
바로 장애 속에서 모든 오묘한 경지를 이루게 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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