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으악새 슬피 우니 가을인가요....." 제주의 오름들은 억새로 가을 잔치가 한창이다. 억새꽃잔치가 열리는 새별오름은 멀리서 바라만봐도 아름다움이 가슴에 와닿는다. 오름은 온통 억새로 치장을 했다. 그 억새 사이로 꽃향유, 미역취, 섬잔대들도 덩달아 들꽃 잔치를 벌이고 있다. 억새는 바람에 흔들려야 제맛이다. 쓰러질듯 휘면서도 꺾이지않는 춤사위에 덩달아 흥이 난다. 바람이 거셀수록 저들의 현란한 몸짓은 더욱 신명이 난다. 억새는 역광에 바라보면 아름답다. 저녁 햇살이면 더욱 아름답다. 한낮, 은빛으로 출렁이던 억새들은 저녁 햇살을 받아 금빛으로 변신한다. 여자의 S라인보다 아름다운 오름의 능선은 잘록한 허리처럼 봉긋한 젓무덤처럼 펑퍼짐한 둔부처럼 바라볼수록 아름다기만 하다. 서편 이달봉 너머로 해가 저문다. 해질녘에 찾아온 새별오름의 억새가 이토록 아름다울 줄은 몰랐다. 아쉬운만큼 더 진한 감동이 밀려든다. 드디어 해가 저문다. 어둠이 사위를 감싸 보아주는 이 없어도 억새의 춤사위는 그치지 않는다. 기력이 다하여 시들기 전까지는 쉬지 않고 춤을 출 저들의 열정이 부러워진다. 저 억새들은 새해 정월대보름이면 들불축제 마당에서 다시 한 번 제 몸을 불사르며 또 한번 열정을 쏟아낼 것이다. 화끈하게, 뜨겁게..... |
출처 : 녹원지기
글쓴이 : 신선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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