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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결>로 보는 부부의 이혼행위, 아름다울까?

good해월 2008. 10. 7. 11:29

<우결>로 보는 부부의 이혼행위, 아름다울까?

오늘 아침 밥상을 앞에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90이 넘으신 할매가 한 마디 하신다. "부부는 영원히 남이지"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물었다. "부부가 왜 남이라고 하세요. 부부는 부부일 뿐이지" 그랬더니 왜 남인가에 대해 이야기를 하신다.

예전에 어느 마을에 아내하고 아들하고 함께 사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 사람 직업이 미장이었다. 그런데 남의 집 당장을 쌓다가 그만 실수를 해서 담장이 넘어갔는데, 그 밑에 아이가 하나 놀다가 깔려버렸단다. 그 미장이는 놀라서 궁리를 하다가, 벌을 받을 것이 두려워서 그 담장을 쌓는 곳에 아이를 함께 쌓아버렸다고 한다. 그리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다가 아내와 아이를 앞에 놓고, 자신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고백을 했단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있던 어린 아들이 "아버지는 왜 남이 있는데 그런 말을 하세요?" 라고 하더란다. 아버지는 그 말에 "여기 남이 어디있느냐?" 고 하니 아들은 아무 말도 없이 나가 버렸단다. 그런데 얼마가 지난 후에 그 미장이가 아내와 큰 싸움이 벌어졌는데 아내가 하는 말이 "네가 언제 담을 쌓다가 아이를 죽인 것을 내 다 고해 바치겠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미장이는 그때서야 아들이 지칭하던 남이라는 것이, 아내를 말하는 것인 줄을 알았단다.  


물론 극단적인 비유일 수도 있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났지만 그 뒷말이 여운을 남긴다. "아내는 타성받이거든. 언제고 남이 될 수 밖에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지" 그 말을 들으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요즈음 한창 인기가 있다는 <우리 결혼했어요>라는 프로를 잠시 본 적이 있다.

미혼 남녀 연예인들을 커플을 맺어 그들이 함께 생활을 하면서, 일어나는 일들을 소개하는 프로라고 생각하는데(난 연에 오락 프로를 보지 않는고로 그것이 언제부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어제 잠시 시장에 나갔다가 보니, 그동안 결혼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이혼을 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그것을 보고 있노라니 저렇게까지 프로를 만들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남들에게 재미를 더해주고자 하는 의도는 십분 이해가 가지만, 결혼도 하지 않은 젊은 사람들을 함께 생활을 하게 한다는 발상 자체가 위험천만이란 생각이다.

부부란 그야말로 '검은 머리가 파 뿌리가 되도록' 함께 살아간다는 말이다. 그런데 저렇게 얼마동안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던 젊은이들의 사고 속에, 과연 부부라는 정의가 존재할까 의심스럽다. 그것은 재미라고 넘겨 버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사고 속에 단순히 재미라는 생각만 남아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런 일이야 있어서는 안되겠지만 언젠가 그런 불행한 일이 생긴다고 할 때, 저 사람들이 과연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

요즈음 이혼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혼 사유도 다양하다. 그렇게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 사랑이 결여되어 있는, 재미로 보여주기 위한 이런 프로가 과연 있어야 할 것인지 모르겠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한다는 이 프로로 인해, 자칫 결혼과 책임을 져야 할 인간의 도리가 희석되어지지나 않을지 모르겠다. 너무 재미 위주로만 변해가는 오락프로의 끝은 어디인지, 나잇살께나 먹은 사람의 고리타분한 걱정이라고 핀잔을 듣겠지만, 조금 더 진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결혼생활은 장난이 아니듯, 이혼이란 정말 두 사람에게는 깊은 상처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재미로 넘기기에는 너무 인생을 가볍게 처리하는 것이나 아닌지 하는 생각이다.       

출처 : 누리의 취재노트
글쓴이 : 온누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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