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인플루엔자 - Q & A (중앙일보)
Q: 돼지 인플루엔자가 뭔가.
A: 돼지가 걸리는 독감 바이러스다. 기존 돼지 인플루엔자는 축사 등에서 일하면서 돼지와 직접 접촉하면 걸리기도 하지만 사람에게 전염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지금 미국과 멕시코에서 퍼지고 있는 바이러스는 A형 H1N1형에서 유전체가 변형된 ‘신형’이다. 기존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조류 인플루엔자와 사람 인플루엔자가 합쳐지는 과정에서 유전체 변형이 일어났다. 이 때문에 돼지끼리 퍼지던 바이러스가 사람 간에도 전파되고 있다.
Q: 어떤 사람이 걸리나.
A: 이 질환에 걸리는 경로는 두 가지다. 우선 독감에 걸린 돼지나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과 접촉하면 걸릴 가능성이 있다. 또 이 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람을 통해 걸리기도 한다. 일반 인플루엔자와 마찬가지로 공기를 통해 전파되며 기침이나 코를 풀 때 잘 퍼진다. 미국에서 돼지 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람들은 대부분 멕시코를 여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도 미국이나 멕시코 여행객을 통해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유행할 수 있다.
Q: 얼마나 위험한가.
A: 미국과 멕시코의 상황이 달라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 미국은 사망자가 없는 반면 멕시코는 80명 정도가 사망했다. 동남아 등지에서 유행한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람의 60% 정도가 사망했다. 멕시코에서는 돼지 인플루엔자에 걸린 사람의 6~8%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Q: 걸린 사람이 죽은 건 이번이 처음인가.
A: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미국과 스페인에서도 이 질환 환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가벼운 호흡기 질환만 앓고 지나갔다. 극히 일부는 합병증으로 폐렴에 걸려 사망했다. 이번처럼 집단적으로 사망자가 나온 경우는 없었다.
Q: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있나.
A: 세계적으로 유행하려면 ▶인간에게 면역성이 없는 신종 바이러스이고 ▶사람이 감염되면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고 ▶사람에서 사람 간 전파가 쉽게 일어나야 하는데 현재 사람 간 전파 외에 다른 요건은 확정되지 않았다. WHO는 상황을 더 지켜본 후 세계적인 유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Q: 이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나타나는 증상은.
A: 독감에 걸린 돼지는 사람처럼 기침을 하거나 활동성이 떨어지다 1주일 정도 지나면 낫는다. 죽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람이 이 병에 걸리면 일반 독감과 증상이 비슷하다. 잠복기가 1~7일이며 열이 나고 기침·콧물·식욕부진·무력감 등이 생긴다. 사람에 따라 구토나 설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지금이 독감 유행 철이므로 독감 환자가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몸 안에서 돌연변이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다.
Q: 멕시코 등지에서 감염된 사람을 공항에서 걸러낼 수 있나.
A: 질병관리본부는 쉽지 않다고 본다. 잠복기에 들어오면 공항 등지에 설치된 열 감지기에 잡히지 않는다. 공항이나 항만 검역소에서 못 잡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들어온 사람이 국내에서 병을 옮길 수 있다.
Q: 이 병에 걸리면 치료할 수 있나.
A: 인플루엔자 항바이러스제인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 상품명 타미플루)와 자나미비르(Zanamivir, 상품명 릴렌자)가 치료와 예방 효과가 있는 게 확인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250만 명 분의 타미플루를 보관하고 있다.
Q: 돼지고기는 먹어도 되나.
A: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식품으로 전파되지 않는다. 돼지고기나 햄·소시지 등 식품은 먹어도 안전하다. 또 이 바이러스는 섭씨 71도 이상 열을 가하면 죽는다.
Q: 이 병을 예방하려면.
A: 평소에 손을 잘 씻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존의 독감 예방 백신을 맞는 것은 효과가 없다. 타미플루도 미리 먹을 필요 없다. 미국·멕시코 등지로 여행을 삼가고, 기침할 때 휴지로 입 가리고 하기 등 일반적인 독감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기침하거나 코를 푸는 환자와는 2m 이상 떨어져 있어야 옮지 않는다.
김은하 기자, 황세희 의학전문기자
중앙일보 2009.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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