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머리와 내 신체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 굉장하지 않을까요?” “거꾸로 내 육체와 당신의 머리를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면 얼마나 끔찍할지 생각해 보셨나요?” ‘맨발의 여신’ 이사도라 덩컨의 편지에 대한 버나드 쇼의 답신, 다소 매정하게도 느껴집니다.
여성이 구애를 하기 어려웠을 때였고, ‘맨발의 이사도라’의 머리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을 텐데….
버나드 쇼는 이처럼 유머 넘치는 독설가로 유명합니다. 그는 노벨문학상과 아카데미 각본상을 함께 받은 유일한 작가인데 노벨상을 받으면서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것은 용서할 수 있지만 세계문학상을 생각해낸 건 참 말이 안돼”하고 내뱉었던 것으로도 유명하지요.
그는 “남자나 여자나 교양의 시금석은 싸울 때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있다”고 했는데 누군가가 싸움을 걸어와도 유머로써 대응했습니다.
쇼는 어느날 자신의 뮤지컬 공연 때 한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큰 소리로 “형편없는 공연을 중단하라”고 외치자, 웃으면서 공손하게 말합니다. “손님의 비평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제 작품은 형편없습니다.”
그리고 관중을 둘러보며 “손님, 한 가지 안타까운 일이 생겼습니다. 손님과 나, 두 사람이 저 많은 사람의 열렬한 박수와 찬사를 막을 수 있을지 그것이 걱정입니다.”
관중의 폭소와 우레 같은 박수가 뒤이었고 그 청년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누군가의 모욕을 유머로써 대응하는 여유와 건강함, 많은 사람이 배워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쇼는 우리나라가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고 있던 1950년 11월 2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임종을 앞두고 의사에게 “당신은 마치 골동품처럼 내 생명을 보존하려고 한다”고 투덜댔다고 하지요? 묘비명(墓碑銘)에는 다음과 같은 아무리 봐도 새뜻한, 유명한 문구를 새기도록 유언을 남기고 말입니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그 밖의 명사들의 묘비명을 모아보면
◆ 헤밍웨이= "일어나지 못해 미안하다." ◆ 스탕달= "살고, 쓰고, 사랑했다." ◆ 노스트라다무스="후세 사람들이여, 나의 휴식을 방해하지 마시오." ◆ 임마누엘 칸트= "생각하면 할수록, 날이 가면 갈수록, 내 가슴을 놀라움과 존경심으로 가득 채워주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밤하늘의 반짝이는 별과 내 마음속 도덕률이다." ◆ 프랭크 시나트라= "최상의 것은 앞으로 올 것이다." ◆ 아펜젤러="나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습니다." ◆ 키에르케고르="잠시 때가 지나면, 그 때 나는 승리하고 있으리라." ◆ 칼 마르크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 레이건= "옳은 일은 언제나 궁극적으로 승리한다." ◆ 앤드류 카네기= "나보다 뛰어나고 훌륭한 사람들을 내 곁에 모아 둘 줄 아는 사람 여기 잠들다." ◆ 처칠= "나는 인생을 다시 살더라도 내가 살아온 그 길을 똑같이 걸을 것이다." ◆ 중광= "에이, 괜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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