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남편과 도반이 되고 싶어요
누구나 수행하면 깨달을 수 있다는 말씀이 좋아 부처님 법 만난 지 40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결혼할 때에는 남편과 이 속세에서 보살도를 이루면서 좋은 도반이 되어 잘 살 자신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어렵고 지금까지도 해결이 안 됩니다.
질문하신 분은 남편하고 도반으로 재미있게 살고자 했는데 40년이 되도록 잘 안 된다고 하셨지요? 그런 것처럼 앞으로도 덕 높은 스승 만나기를 아무리 소원해도 아마 지금처럼 하시면 죽을 때까지 못 만날 겁니다. 오늘 본인 기분에 스님 덕이 높아 보이는 것일 뿐이지 나한테 싫은 소리하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 거예요. 그래서 남편을 품었다가 놨다가 하듯이 스님도 ‘이 스님이다’ 했다가, ‘이 스님 아니다’ 했다가 그렇게 살게 될 겁니다.
그러니까 불법을 만나 40년을 살아도 인생이 해결이 안 되었듯이 다음 생에 또 살아도 해결이 안 되는 겁니다. 이렇게 세세생생 놨다가 안았다가 놨다가 안았다가 하는 것을 윤회라고 합니다. 40년만 하는 게 아니고 저 갠지스 강의 모래알 수만큼 많은 겁을 이렇게 왔다 갔다 하는 거지요. 과거 생에도 무수한 세월을 이렇게 해왔고, 이생에도 이렇게 하고, 미래 생에도 이렇게 살아가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여기서 벗어나겠는가? 그 실마리는 남편에게서 찾아야 합니다. 남편에게 고마운 마음을 내고 남편한테 숙이는 마음을 내야 합니다. ‘당신은 훌륭하십니다. 참 훌륭하신 분입니다. 제가 부족하고 당신은 흠 잡을 데가 없습니다. 당신은 부처님입니다. 앞으로 제가 부처님으로 잘 모시고 예, 하면서 살겠습니다. 예! 예! 하겠습니다. 당신이 하는 일은 무엇이나 다 바른 길입니다.’ 이렇게 기도를 하십시오. 그러면 40 평생 안 되던 게 금방 될 수 있습니다. 비가 올 때 바가지를 거꾸로 들고 있으면 1년 열두 달 들고 있어도 물 한 방울 안 고이지만 바가지만 바로 들면 물이 금방 고이는 것과 마찬가지 이치입니다.
그러니까 보살님이 새벽 예불을 아무리 다녀도 해결되지 않는 것이 당연합니다. 보통 사람들이 기분 나쁘면 기분 전환하려고 클럽에 가서 춤추고 놀고, 머리 아픈 일이 있으면 술 한 잔 먹으면 좀 해결되는 것 같아 술도 마셔보지만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해결이 안 되잖아요. 그거나 새벽 예불을 하면 해결이 되는 것 같다가 절에서 나오면 해결이 안 되는 것하고 똑같은 이치입니다.
어떤 사람은 술 먹어서 기분 전환하고, 어떤 사람은 운동해서 기분 전환하듯이 보살님도 절에 가서 기분 전환하는 것에 불과한 것일 뿐이지, 그건 공부가 아닙니다. 공부가 어떻게 40년이나 했는데도 진척이 없겠어요? 하루를 해도 제대로만 하면 나아지는데, 방향을 잘못 정하고 가니까 진척이 없는 거지요.
남편한테 마음을 숙이는 것이 핵심이에요. 그렇게만 하시면 이생에 소원 성취하실 겁니다. 그러니 ‘우리 남편 훌륭하신 분이다. 그러나 내가 부족해서 시비를 했구나. 내가 잘못했구나. 내가 어리석었구나. 앞으로는 당신 말이라면 뭐든지 다 예, 예 받들고 살겠습니다’라고 딱 마음을 내보세요. 그러고 나서 안 되면 그 안 되는 자기를 보고 그걸 과제로 삼아서 정진하다 보면 금방 좋은 날이 올 겁니다.
그래서 그게 해결이 되면 훌륭한 스님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스님도 보니 훌륭한 스승이고, 저 스님도 보니 훌륭한 스승이고 그렇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이제 훌륭한 스님을 찾을 필요도 없이 천하에 훌륭한 스님 아닌 분이 없다는 걸 알게 될 겁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1039호 [2010년 03월 09일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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