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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임용고시가 두렵습니다

good해월 2010. 6. 4. 13:47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임용고시가 두렵습니다

 

 

문 :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껏 제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깊은

고민도 없이 엄마가 이 대학 가라면 가고 임용고시 준비하라면 했습니다. 그래서 여기까지 온

것이지만 매번 내가 원하는 길은 아닌 것 같아 마음을 못 잡고 방황하고 있습니다.

 


 

답 :

우선 엄마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내놓고 의논해 보는 게 좋겠습니다. 옛날에는 스물여덟이면 시집가서 자식이 서넛은 되는 나이입니다. 애들을 책임져야 되니 세상을 자기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 나이였습니다. 그럴 나이인데도 너무 오랫동안 엄마 그늘에서 살다 보니 자립심이 무뎌지고 의지심이 커져서 엄마의 그늘에서 탈출하려는 반발심은 있지만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방향을 못 잡아서 헤매고 있는 겁니다. 이것은 마치 인공사육으로 새끼 곰을 키워 산에 풀어놓으면 못 살고 다시 우리로 돌아오는 것과 똑같은 겁니다. 우리에 넣으면 도망가려 하고 내보내면 도로 기어 들어온단 말이에요.

자녀들은 사춘기 때 독립을 하려고 부모와 갈등이 생기는데 이때 부모가 잡으면 안 돼요. 살생이나 폭행, 도둑질이나 강도질, 사음, 거짓말, 욕설 등을 하거나, 술이나 마약에 취해 제정신 못 차리는 정도가 아니면 뭐든지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놔둬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이 시행착오를 할 기회를 부모가 미리 막아버립니다. 아이들은 사춘기가 되면 시행착오를 거듭하다가 스무 살이 넘어가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일을 자기가 알아서 하게 됩니다. 그런데 부모가 과잉보호를 하면 나중에 자립을 못 해서 부모에게도 무거운 짐이 되고 자녀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두려움이 생기게 됩니다.

부모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립하고 싶으면 두렵더라도 나가서 돈을 벌고 무엇이든 시도해 보세요. 계속 두려워해서 집 안에만 있으면 새가 날지를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영영 둥지를 못 벗어난다 이 말입니다. 백일출가를 해보세요. 백일출가를 하면 일단 집에서 나오게 되지만 혼자서 세상으로 나가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어울려 살게 되니까 두려움이 덜합니다.

설령 엄마가 수련원으로 데리러 와도 옛날 야사 비구처럼 하면 됩니다. 야사 비구는 아버지가 찾아오자 생글생글 웃으면서 “아버지 제 얼굴을 보세요. 아버지는 지금까지 이렇게 행복한 제 얼굴을 보신 적이 있었습니까?” 이렇게 물었어요. 야사의 아버지가 아들 얼굴을 보니까 아들 얼굴이 진짜 밝은 겁니다. 그때 야사 비구가 다시 아버지께 “왜 저를 행복한 곳에서 불행한 곳으로 데려가시려고 합니까?” 이렇게 또 말하니까 아버지도 할 말이 없어졌지요.

오히려 야사의 아버지는 아들의 권유로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깨달아 첫 번째 남자 재가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백일출가를 한 뒤에 어머니가 찾아오시면 어머니를 피해 도망가거나 스님이 엄마를 대신 만나주기를 원하거나 그러면 안 됩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임용고시를 보는 날까지 매일 108배를 하면서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시고 지금까지 보살펴주신 어머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하고 기도하세요. 이런 마음이 있어야 어머니로부터 내가 진짜 자유를 얻게 됩니다. 임용고시 시험에 최선을 다해보고 시험에 떨어지면 이것은 내 갈 길이 아니니 잘된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무엇을 하건 우선 엄마로부터 자립을 해야 됩니다.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 법보신문 1049호 [2010년 05월 18일 16:35]
출처 : 모두 미래의 부처님 이십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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