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불교대학 반대하는 남편
문 :
불교대학에 입학하려다 남편이 완강히 반대해 일 년 동안 나름대로 내조를 잘한 뒤 올해 입학했습니다. 그런데 수업 일정표를 남편한테 보여주니, 시간 있는 사람이나 하는 거라면서 반대합니다.
기도하는 것도 싫어합니다.
답 :
속으로는 ‘당신 생각이 틀렸어’라며 겉으로는 남편이 시키는 대로 하면 이것은 복종이고 비굴입니다. 또 남편이 시키는 대로 안 하고 내 고집대로 한다면 이것은 교만입니다. 다른 사람한테 나를 내세우지 않고 공손하고 겸손하게 사는 게 좋습니다. 누가 뭐라 하든지 내 갈 길 간다, 이렇게 당당하게 사는 게 좋은 겁니다. 그러나 지금 질문자는 교만과 비굴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있습니다. 비굴하게 살다 보니 남편에게 반발이 생기고, 그러다가 ‘내 맘대로 하겠다’하고 고개를 쳐드니 또 어느새 교만해져 있고, 교만해지면 안 된다 해서 고개를 또 숙이니 비굴해져 버립니다.
세상이 뭐라고 그러든 누구에게도 구애받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야 합니다. 부처님이 당당하게 살라 그러셨죠.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존재가 부처님이에요. 그렇게 당당해지면 겸손해집니다. 남편이 절에 가지 마라 하는데도 절에 오는 것은 당당함에서 오는 것인가요, 반항심에서 오는 것인가요? 절에 오는 것은 똑같은데 그게 당당할 수도 있고 교만할 수도 있습니다. 남편이 하는 말에 “네, 알겠습니다”라고 할 때에도 비굴할 수도 있고 겸손할 수도 있습니다. 똑같은 행위로 보인다 할지라도 비굴할 수도 있고 겸손할 수도 있습니다.
“부처님, 우리 남편이 하는 말은 다 옳습니다. 남편의 말을 따르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내 고집 내 생각을 내려놓으라는 말입니다. 비굴해지라는 얘기가 아니라 교만을 버리고 겸손하라는 말입니다. 불교대학 다니면서 부처님 법문 들어보니, 가정을 화목하게 잘 꾸리라고 가르치지요. 내 고집 세우지 말고 겸손하게 자기를 숙이라고 가르칩니다. 그렇다면 생각해 보세요. 불교대학 가르침은 나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남편에게도 좋은 거라는 생각이 드나요? 좋은 것이라면 누가 뭐라 하든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남편이 가라, 가지 마라 그런 것으로 기준을 삼으면 안 됩니다.
하지만 남편 입장에서는 걱정을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질문자의 남편은 지금 불교대학에서 뭘 가르치는지 모릅니다. 또 질문자는 남편에게 신뢰를 주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평소에 부인이 부화뇌동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부인을 어린애 다루듯, “내가 잘 보살펴 줄 테니 내 말대로 해라” 이러는 겁니다. 그러니 지금 부인이 남편에게 불교대학에 대해 이러고저러고 설명한다고 해결이 안 됩니다. “여보, 내가 절에 일주일에 한 번쯤 가서 기도 좀 하면 어떻겠소? 절에서 기도하나 집에서 기도하나 똑같은데 그래도 절에 가면 법문도 좀 듣고 하니까 내 마음에 위안이 좀 됩니다.” 이렇게 가볍게 얘기하고 그냥 불교대학 다니며 공부하면 됩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신뢰를 쌓아가야 됩니다. 말로 하지 말고. 절에 다니면서, 하루하루 내 삶이 변해가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남편이 볼 때 절에 다니니까 사람이 겸손해졌다 이런 것을 느끼겠지요. 그러면 절에 가는 것을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 남편 하는 말은 다 바른말입니다. 남편 말에 따라서 살겠습니다.” 이렇게 기도하면서 불교대학 다니세요.
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 법보신문 1059호 [2010년 08월 10일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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