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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홀로 사는 노인 20명 돌보는 신월선씨 "부모 버린 자식에게 따지며 펑펑 울

good해월 2010. 12. 3. 14:05

홀로 사는 노인 20명 돌보는 신월선씨 "부모 버린 자식에게 따지며 펑펑 울었죠"

청주=김강한 기자 kimstrong@chosun.com  입력 : 2010.11.29

반찬 챙겨주고 목욕 시켜줘 "내가 챙기지 않으면 굶기도"

지난달 어느 날 청주시 사직동 골목의 한 지하 쪽방(3평). 신월선(58) 씨가 들어서며 "잘 계셨어요?"라고 인사했다. 김영남(90) 할머니가 "어서 와"라며 반겼다. 퀴퀴한 냄새가 나는 방이지만 신씨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가방에서 열무김치·떡·감자조림 등을 꺼내 밥상을 차렸다. 신씨가 떡을 건네며 "맛있어요. 꼭꼭 씹어 드세요"라고 하자 김씨가 "고맙네. 참 고마워"라며 신씨를 안았다.

신씨는 홀로 사는 이 마을 노인 20명을 돌보고 있다. 그는 "시아버지와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우연히 만난 할머니를 돌봐 드리기 시작했다"며 "이렇게 많은 어르신을 돌보게 될 줄은 나도 몰랐다"고 했다.

신월선씨가 혼자 사는 구순의 김영남 할머니를 찾아가 밥상을 차려드리고 있다. /신현종 기자 shin69@chosun.com
신씨는 1981년부터 중풍에 걸린 시아버지를 모셨고, 11년 뒤인 1992년부터는 역시 중풍에 걸린 친정아버지까지 맡아 돌봤다. 남동생이 사고로 숨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아버지는 1992년, 친정아버지는 1995년에 돌아가셨다. 신씨는 "두 분이 돌아가시고 나니 어찌나 섭섭하고, 효도를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했던지…"라며 울먹였다.

1995년 가전제품 외판원이던 신씨는 오토바이를 타다 넘어져 왼팔에 타박상을 입었다. 병원에 갔을 때 힘겹게 계단을 오르던 고(故) 김완금 할머니를 만났다. 그는 "초라한 행색의 할머니를 보고 간호사마저 눈살을 찌푸렸다"며 "너무 마음이 아파서 할머니 진료가 끝날 때까지 옆에서 도와드렸다"고 했다.

그날 힘겹게 귀가하는 할머니 뒷모습이 눈에 밟혀 할머니의 쪽방까지 바래다 드렸다. 이후 반찬을 만들어 가고 목욕도 시켜줬다. 그는 "두 아버님께 못다 한 효도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2002년 가을 여느 때처럼 반찬을 들고 찾아간 신씨는 축 늘어진 할머니를 발견했다. 할머니 수첩을 꺼내 자식에게 연락했다. 딸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 신씨는 "너무 화가 나서 '이렇게 가까이 살면서 어떻게 이렇게 버려둘 수 있느냐'고 따지며 펑펑 울었다"고 했다. 할머니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닷새 뒤 세상을 떠났다.

할머니와 그 옆집의 노인 한두 명을 돌보던 신씨는 이후 더 많은 노인을 돌보기 시작했다. 카드외판원으로 직장을 옮겼지만 독거노인 돌보기는 쉼이 없었다. 그는 "자식도 외면하는 저 불쌍한 분들은 내가 챙기지 않으면 굶기도 한다"고 했다.


출처 : Toto, Come !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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