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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북한에선 된장국에 옥수수밥이면 설 명절 잘 쇤 것

good해월 2011. 1. 15. 09:48

 “입쌀은 시장 진열품일 뿐”

 

설 명절이 끝난 뒤에도 주민들의 얼굴은 여전히 어둡다. 한 번 올라간 식량 값이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함경남도 함흥시에서는 지난 새해 첫날 쌀이 kg당 1,500원선에서 거래됐다. 12월 말 1,400원대서 다시 올라간 것이다.

 

사포시장에 장을 보러 나온 서현선(가명)씨는 쌀을 살 수 없는 사람들 눈에 “입쌀은 매탁의 진열품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1월 둘째 주에 접어들어서도 식량가격은 1,500원 선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잘 살던 사람들도 작년부터 수입이 줄어 쌀 대신 옥수수를 사고 있다.

 

집에 6개월 이상의 쌀을 비축해둔 사람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시장에 나가 쌀을 옥수수로 바꾸는 등 오래 버틸 궁리를 하고 있다. 반면 쌀 장사꾼들은 쌀값이 올라도 찾는 데가 많다며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면서 돈 있는 개인이나 단위들은 어디서나 옥수수보다는 쌀을 찾기 때문이다.

 

 

 “된장국에 옥수수밥이면 설 명절 잘 쇤 것”

 

올해 함경남북도 주요 도시에서는 설 명절이 유독 냉랭했다. 여느 해 같으면 설 명절 음식 준비로 시장이 흥성거렸을 텐데, 올해는 북풍한설이 몰아친 것처럼 썰렁했다. 쌀이며 돼지고기며 이것저것 사 가는 사람은 어쩌다 한두 명이고, 보통은 큰맘 먹고 사가는 게 입쌀 1kg 정도에 불과했다. 그걸로 누구 입에 풀칠했느냐고 하니 “당연히 옥수수쌀에 섞어 먹었다”고 대답했다. 건더기 없는 된장국에 옥수수밥이면 설 명절을 아주 잘 쇤 축에 든다고 했다. 입쌀 1kg도 못 섞어 먹은 집도 많다며 명절을 어떻게 쇠었는지 민망해서 서로 묻지 않는다고 했다.

 

함흥시로 장사하러 나온 함주군 김예영(가명)씨는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설 명절이라 기대를 하고 (함흥까지) 나왔는데, 올해는 거의 장사를 못 했다”고 했다. 집에서 키우던 닭 몇 마리와 계란 등을 챙겨서 나왔는데, 교통비 빼면 손에 남는 게 없어서 괜히 함흥까지 왔다는 것이다. 김씨는 “가는 곳마다 이렇게 더는 못 산다는 말이 끊이지 않고 들린다”며 다들 먹는 문제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고 했다.

 

함흥시 시당의 한 간부는 “시당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들으면 먹는 문제로 중앙당에 의견들이 많다. 각자 알아서 먹고 살라고 했으면 그렇게 살 수 있게, 중앙에서도 내리먹이는 것이 없이 그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자력갱생하라며 지원해주는 것은 없으면서 희천발전소 건설 지원 자금이다 뭐다 자꾸 이것저것 내놓으라고 하니 지방당에서 알아서 먹고 살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것은 이래서 안 되고 저것은 저래서 안 된다는 식으로 금지하는 것도 많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중앙당에서)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인민생활향상을 위하여’ 라고 외치지만 먹는 문제가 안 풀리면 백성들의 불만은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민심을 전했다.

 

함경북도 도시들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회령시 동명동에 사는 정인국(가명)씨는 설날 아침에 뭘 먹었느냐는 질문에 머뭇거리며 대답을 잘 못했다. 대신 “된장국에 옥수수밥이라도 배부르게 먹었으면 하는 것이 올해 소원”이라고만 말했다. 청진시 포항구역의 한 구역당 간부는 “설날에 두부 국에 5대 5밥(입쌀과 옥수수쌀 섞은 밥) 먹은 집들이 많았다. 말이 5대 5밥이지 실상 1kg도 못 되는 입쌀을 옥수수쌀에 섞어 먹었는데 그것도 명절 하루뿐, 더 이상 입쌀 구경을 못하고 있다”고 했다.

 

오늘의 북한소식 385호

출처 : 오늘의 북한소식(좋은벗들)
글쓴이 : 목화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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