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강도, 중국에 환상 품은 젊은 여성들 증가
량강도 혜산시와 백암군, 삼지연군 등에서는 젊은 여성들의 도강 시도가 늘고 있다. 여성들은 공장이나 직장에 다녀도 배급도 못 받고, 월급도 줄어들면서 직장을 포기한다. 장사 밑천이 없어 장사를 할 수도 없다. 개인 소토지 농사로 근근이 연명하는 여성들은 중국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중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 속에 돌파구를 찾아 나서려고 한다. 최근 늘고 있는 여성들의 도강에 대해 최학철(가명)씨는 “화폐개혁 이후 식량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중국에 친척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쉽게 도강증을 떼 주어 식량이나 돈을 구해오도록 했다.
중국의 농촌 노력이 매우 부족하고 중국 여성들이 농촌에 시집가기 싫어하고 해서 노총각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조선에 있는 친척에게 똑똑하고 건강하고 일 잘하는 여자들을 구해 달라, 북한 여성과 국제결혼을 주선해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았다. 그러다나니 친척관계 있는 사람들이 국제결혼에 나서게 되고 국경경비대와 연계해 비법적으로 중국에 들어가는 여성들이 급증했다”고 전한다. 그 중에는 조선족에게 간 사람들은 그나마 시집을 잘 간 경우도 있지만, 한족이나 만주족의 경우 생활 풍습도 다르고 신분을 은폐하기도 어렵고 생활이 곤란한 경우도 많다.
그러나 아무리 현지 실정이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생존의 돌파구를 열고자 하는 적극적인 여성들은 도강을 전문으로 시켜주거나 밀매매로 먹고 사는 집에 은밀히 찾아가 중국에 넘어가는 방법을 묻기도 한다. 인신매매를 주로 해온 김학봉(가명)씨는 “살림 처지가 어려운 처녀애들이 찾아와 중국에 보내달라고 사정해서 보내주는 것”이라며, 자신들이 직접 나서지 않아도 제 발로 찾아온다고 했다.
김씨는 3명 정도가 모이면 1명당 중국 돈 8천 위안을 받고 도강을 도와주는데 대부분 중국 농촌에 시집간다고 했다. “말도 풍습도 통하지 않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고 살려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여자들이 가겠다고 한다”고 한다. 중국에 건너간 여성들 중에 친정집을 도와주는 사람은 얼마나 되냐는 질문에 별로 없다고 했다. “북에 사는 가정을 돕겠다는 마음이 아무리 간절해도, 같이 사는 중국 사람들의 믿음을 사지 못해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동안 시집 간 여성들이 얼마 살지 못하고 도망가는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중국에 가면 잘 살 것이라는 기대는 환상일 뿐이었다. 북한 여성들이 시집가는 곳은 대부분 중국 농촌에서도 찢어지게 가난한 집들이 대부분이다. 정신이 멀쩡하거나 몸이 성한 남편을 만나기도 어렵다. 나이 차이가 너무 많이 나거나 직장이 변변치 못한 사람들이 많다. 여성들이 맘 붙이고 살아보려고 해도 환경이 워낙 열악한 데다, 친정집에 몇 푼이라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무너지자 많은 여성들이 할 수만 있으면 도망가려고 하는 것이다.
김씨는 그나마 친정집에 돈을 보내주는 여성들도 있는데, 중국 돈 2천 위안 정도 보내면 많이 보내는 거라고 했다. 실정이 이런데도 중국에 팔려가려는 여성들은 오히려 늘고 있다면서, 그만큼 여기서 먹고 사는 게 어렵다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북한 당국에서는 중국에 도강하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처벌을 더 강화하고 있다. 손전화기 사용자와 마약 밀매매자, 그리고 중국 도강 여성들은 최소 교화형 3년 이상 7년 미만으로, 일반 범죄자보다 형기가 더 길다. 지난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당창건 65주년을 기념해 전국 15만 명의 수감자가 사면되거나 감형된 대사령 기간에도, 도강자들은 사면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가난한 부모들, 딸에게 도강 권유
당국의 국경 단속에도, 젊은 여성들의 도강 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가난한 집 살림을 돕기 위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가는 북한판 심청이들도 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중국에 도강하는 경우도 있지만, 소토지 농사조차 짓지 못하는 극빈가정에서는 부모들이 넌지시 권해 어쩔 수 없이 입 하나 덜겠다는 심정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딸자식이 중국에 시집 가 1년에 한 번이라도 중국 돈 2천 위안 정도 보내주면, 그것으로 남은 식구들이 살아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그렇게 딸을 몰래 도강시켰다는 림계화(가명)씨는 “고난의 행군 때 다른 집 딸들이 중국에 건너갈 때 우리 아이는 절대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때 아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 설고 물 설은 남의 땅 가서 사는 게 어디 쉽냐. 그래도 장사도 하고, 감자 농사도 지으면서 근근이 버텨왔는데, 올해에는 팔 것도 없어서 계속 굶다시피 해왔다. 추운 겨울이라 땔 것 장만하는 것도 큰일이라, 딸애한테 너를 위해서라도 가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냥 미안하다고 했다. 가서 도와주면 좋겠지만, 저라도 배 안 곯고 잘 먹으면 그것도 우리 복이다”며 애써 담담해 했다. 그러나 곧 “딸애를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몰라 가슴이 미어진다”며 울먹이고 말았다. 림씨처럼 형편이 어려운 집들일수록 딸이 재산이라고, 딸 있는 부모들은 어떻게든 중국에 보내려고 하는 것이 요즘 량강도 지역 극빈가정의 현실이다.
올 겨울 유난히 춥고 배고픈 시기에 어떻게든 살 방도를 찾기 위한 여성들의 몸부림이 도강행렬로 나타나고 있다. 고난의 행군 시기에 비하면 그 수는 매우 미미하나, 2-3년 전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도강 사례가 늘자, 혜산시와 백암군, 삼지연군 등에서는 청년 동맹 사상 교양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당국에서는 청년들이 부패 타락한 자본주의 사상에 물이 들면 안 된다며, 매주 2시간씩 집중 학습을 시키고, 문답식 경연도 예전보다 자주 하고 있다. 청년들은 먹고 살기 힘든 마당에 사상교육만 죽어라 시키면 뭐하냐며, 교양 학습 받는 것을 지겨워하는 분위기다. 리동희(가명)씨는“매번 똑같은 얘기만 하는데 누가 듣고 싶겠냐. 학습은 그저 형식적으로 참가할 뿐, 누구도 진지하게 듣는 사람은 없다”고 했다.
북한 당국에서도 사상교양으로만 그치지 않고, 국경연선지역 단속을 더 철저히 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당국의 단속이 엄격해질수록, 도강하는 수법도 보다 전문화, 조직화되고 있다. 혜산시에서 도강을 전문으로 하는 최영학(가명)씨는 “여자 한 명 팔아넘기는 데 중국 돈 8천 위안을 받는다. 거기서 3천 위안은 우리 쪽에 협력해주는 국경경비대 군관들에게 준다. 군관들은 중국산 손전화기로 우리들과 도강 시간과 장소를 서로 맞춘다”고 했다. 협조하는 대가로 받는 돈이 쏠쏠하다보니, 군관들이 거의 자발적으로 협력해준다고 했다.
백암군 보안원들, 뇌물 받고 도강자 묵인
량강도 백암군에서는 최근 도강하는 여성들이 늘자, 보안원들마다 몇 명씩 잡아내라고 할당량을 주는 등 도강자 색출에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보안원들은 돈을 받고 눈감아주거나, 오히려 보호해주기까지 한다. 지난 11월 중순 함경북도 무산군 보위부는 유평노동자구에서 21살, 22살 여성 두 명을 데리고 무산군 흥암리쪽에서 중국에 넘어가려는 정경택(가명)을 붙잡았다. 그런데 도강자들을 인계받은 백암군 보안 일군들이 데리고 돌아가던 중 놓치고 말았다.
백암군 보안서에서는 당장 유평노동자구에 사람을 파견해 도강여성들의 집을 수사했다. 그러나 도강자들이 집으로 돌아갈 리 만무했다. 보안원들은 한밤중에도 도강 여성들의 친구 집에 들어가 막무가내로 가택수사를 벌여 원성을 샀다. 하도 이집 저집 소란스럽게 수사를 하자, 급기야 주민들의 입에서 항의가 터져 나왔다. “친하게 지냈다는 이유로 그저 범인을 내놓으라고 강압하면 없는 사람이 나오나? 혹시 보안일군들이 돈 받고 놓아준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 자기들부터 조사해보라”는 이야기들도 나왔다. 그만큼 도강조직과 보안원들이 서로 연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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