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남편과의 재결합이 고민입니다
결혼해 아들 둘을 낳고 살다가 9년 전부터 별거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결혼 당시 직업이 없었고, 제가 생활비를 벌고 친정에서 돈을 빌려와 시아버지와 남편의 사업자금까지 부담했습니다. 마침 시부모님이 점을 보고 와서는 제가 집에서 나가 있는 게 사업에 좋다고 해 지금까지 친정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생각에 이혼도 못 하고, 남편과 다시 합치려 해도 혹시 사업이 잘 안 되면 또 제 탓을 할까 걱정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결혼을 했으면 결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혼자 살면 혼자 사는 데 따른 책임을 져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배우자 덕에 좀 편안하게 살아보려는 계산으로 결혼을 선택합니다. 그렇게 이익 볼 계산을 하면서 어쩌다 배우자 때문에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일이 생기면 상대를 원망하고 탓하며 억울하다고 하소연합니다. 그런 마음으로는 결혼 생활이 원만히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그렇게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다가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르면 그로 인한 대가는 결국 나의 불행, 내 아이들의 불행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남편 사업이 잘되지 않는다면 내가 벌어서 먹고 살 수도 있는 일입니다. 부부가 남편이 돈벌이가 없으면 아내가 벌어 같이 쓰고 사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리고 질문자는 친정에서 돈을 빌려와 시댁에 빌려줬다고 하는데, 만약 남편이 시부모에게서 돈을 좀 빌려왔다면 아내 입장에서 생각할 때 반드시 갚아야 할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돈을 벌어야 하는데 내가 번 돈으로 살았다든지, 친정에서 빌려온 돈을 갚지 않는다든지 그런 생각을 고집해서는 집안이 화합하지 못합니다. 만약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사업이 안 되면 제가 벌어서 잘살겠습니다”하는 마음을 내면 됩니다. 사업이 잘되든 아니든 부부가 같이 사는 것을 중심에 둬야 합니다.
본인이 선택을 하시면 됩니다. 좋은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 소송을 해서라도 이혼하는 편이 좋습니다. 내 인생의 행복은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합니다.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이며, 요즘 같은 세상에 불행한 결혼 생활을 굳이 유지하며 끌려 다닐 필요는 없습니다.
이혼을 하더라도 절대로 남편을 미워해서는 안 됩니다. 남편을 미워하면 자식한테 나쁜 결과로 돌아옵니다. 남편과 좋은 인연이 아니어서 헤어졌지만 남편을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야만 아이들이 훌륭한 사람이 됩니다. 미워하고 원망했던 것을 반성하고 참회하고 오히려 남편을 위해 축원하는 마음을 내고, 그런 뒤에 나는 다만 내 생활을 하면 됩니다. 또 하나의 길이 있습니다. 질문자는 이미 9년 동안이나 별거해서 혼자 살아왔습니다. 9년 동안이나 혼자서 잘살아왔는데 앞으로도 잘살 수 있다는 건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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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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