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의 즉문즉설 / 남편이 술 중독에 의처증입니다
재혼을 했는데, 1년쯤 되니 남편이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술로 세월을 보내고 가족 형제간에 갈등도 있고 저에게 화풀이를 했습니다. 술을 마시면 나를 의심을 하고 칼을 가지고 위협을 해서 내가 돈을 가지고 집을 나온 적이 있습니다. 남편은 그 일 이후로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저를 괴롭힙니다.
남편께서는 연세가 70세이시니 술 마시는 건 고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 분의 증상은 의처증 비슷합니다. 재혼을 하면 초혼보다는 상대를 신뢰하기가 조금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돈을 들고 도망친 적이 있으니 그것이 남편에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슴에 상처가 깊다, 뇌리에 박혔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뇌리에 박혔다는 것은 무의식의 세계에서 항상 의심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술을 안 먹고 정상일 때에는 괜찮은데 술에 취하면 의식이 몽롱해지면서 무의식의 세계가 작용합니다. 그래서 술 먹으면 억눌러 두었던, 마음에 담아둔 소리를 하게 됩니다. 그러니 그 말을 들으면서 ‘남편이 내가 전에 한 행동 때문에 상처가 아주 깊구나. 저게 마음 깊이 담겨져 있어서 술만 취하면 저렇게 튀어 나오는구나’ 이렇게 이해하는 게 필요합니다. ‘당신은 술만 먹으면 똑같은 소리 한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한 행동이 얼마나 상처가 깊었으면 가슴에 담겨 지워지지도 않고 저렇게 계속 나오는걸까’ 이렇게 이해하면서 “여보, 내가 한 번 잘못한 게 당신 마음에 너무 깊은 상처를 줬네요.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러면서 얘기를 들어주세요. 이렇게 자꾸 다독거려 주면 남편의 화가 확대가 안 되고 차츰 사그라집니다.
그리고 남편 분이 부인을 의심하는 것은 “왜 자꾸 나를 의심하냐”고 화를 내거나 짜증내지 말고 그것이 병이라고 알아야 합니다. 그 병은 치료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일반 정신병은 누구나가 정신병이라고 알 수 있는데 의처증이나 의부증은 다른 건 다 정상인데 그 부분만 이상 증세를 나타냅니다. 그러니 이런 의심을 받는 사람은 견디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정신병이라는 걸 우선 내가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 병이 드러난 건 나를 통해서 드러났지만 더 깊게 들어가 보면 어릴 때의 어떤 충격이 가슴에 씨앗이 되어 남아 있다가 이렇게 병으로 나타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어릴 때 어머니가 아버지 몰래 바람을 피우는 걸 봤다든지 등등 여러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요인이 잠재해 있다가 병이 되었고, 부인이 도망을 가는 사건이 생기자 그 병이 더 깊어진 것이지요.
남편이 어릴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면 어머니의 사랑을 갈구하게 됩니다. 그러니 남편이 술에 취해 있을 때에는 부인같이 행동하지 말고 엄마같이 행동하세요. 엄마가 아이 다루듯이 다정하게 등도 두드려주고 반찬도 떠 먹여주고 이런 식으로 하면 고쳐지지는 않아도 적어도 더 이상 확대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엄마 같은 마음을 내버리면 남편의 행동을 내가 감당할 수 있게 됩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더 이상 큰 문제가 안 됩니다. 우리는 어떤 문제가 있을 때 상대를 고쳐서 내 문제를 풀려고 하는데, 상대는 그냥 두고 그것을 능히 감당할 수 있는 내 능력을 키워서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이게 수행입니다. 마음으로 말하면 마음을 넓혀서 포용하는 거고, 내가 보살이 돼서 중생을 포용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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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 정토회 지도법사
출처 :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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