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기도하러 간다더니 아들이 덜컥 출가를 했네요<법륜스님>
-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자식이 나가는 길이 지혜롭지 못해 걱정이 됩니다.
작은 아들이 군에 다녀와서 공부 시작하기 전에 참선기도를 한 달 정도 하고 오겠다며 절로 가더니
20일이 지났는데 출가를 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화두참선에 관심이 많더니 그만 출가를 결정하고 말았습니다.
어리석은 어미는 어찌해야 할지 몰라서 여쭙니다.
▒ 답
부모니까 자식이 출가했다 하니 섭섭하기야 하겠지요. 그러나 부처님은 어떠셨습니까?
부처님 부모님은 40이 넘도록 자식이 없어서 온갖 기도를 다 해서 정말 어렵게 어렵게 얻은 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부인이 먼저 돌아가셨어요.
물론 새어머니가 들어와 잘 키웠지만, 그렇게 어렵게 키운 아들이..
또 나의 아들이기도 하지만 이 나라를 이끌어가야 할, 왕이 돼야 할 아들이..
그 아들이 출가한다 하면 늙은 아버지 마음이 어땠겠어요?
또 결혼도 했었는데 그 부인 입장에선 어떻겠어요?
애도 낳았는데 그 아이 입장에선 어떻겠어요?
이렇게 생각하면 출가 못하죠..
그래서 부처님은 출가의 원(願)을 내고도 10년 이상 출가를 못했습니다.
부모의 눈물.. 아내의 눈물.. 이런 생각 때문에.
그러나, 내가 비록 이대로 살면 가족간에 따뜻한 사랑은 있고,
풍요한 생활은 있을지 몰라도, 생사윤회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나는 반드시 이 생사고해에서 벗어나야겠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중생들이 고통 없이 사는 길을 찾아야겠다..
그래서 부모의 눈물도 뿌리치고, 아내의 눈물도 뿌리치고, 아이가 잠들었을 때 몰래 집을 떠났습니다.
그때 시종을 돌려 보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천상의 복락을 구함이 아닙니다..
참으로 일체중생이 해탈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서 길을 떠납니다.
누구의 꼬임에 빠져서도 아니요, 가족에 불만이 있어서도 아닙니다.'
이렇게 부처님은 가장 지혜로운 길을 갔지만, 아버지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길을 갔구나. 곱게만 자란 네가 어떻게 그 힘든 길을 갈 수 있겠느냐?'
자식 걱정하는 부모 마음은 다 똑같습니다.
아들이 깨달음을 이뤄 부처님으로 추앙받고, 대국이었던 코살라국..
카필라가 우리나라만 하다면, 코살라는 저 중국이나 미국만큼 큰 대국이었는데
그 대국의 왕이 부처님께 귀의해서 제자가 될 정도로 유명인사가 되었는데도
그 아들이 고향에 왔을 때 보니까, 궁에는 들어오지도 않고 걸식을 하고 있어..
또 그 따라다니는 제자라고 하는 사람들 보니 전부 거지들이야.. 얼마나 실망을 했는지 몰라.
그래서 부처님께 야단을 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왕족이 길거리에서 얻어먹을 수가 있냐고 하면서..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이 저희 가문의 전통입니다'
석가족 가문에 걸식이 어디 있냐고 하니까, 그것이 출가 사문의 전통이라고 하였습니다.
또 아들 주변에 있는 사람들 보니.. 사리푸트라, 목건련..
다들 굉장한 사람들인데도 왕은 그 껍데기만 보이니.. 너무너무 초라해..
그래서 왕의 명령으로 귀족들 아들들 중에 똑똑하고 인물 좋은 젊은이들을 많이 출가시켰습니다.
그래서 허우대 멀쩡한 것들이 아들 주위에 좀 있게 하려고 말이죠..
그런데 그 가운데서 나중에 말썽이 생깁니다.
교단을 분열시키고.. 부처님을 해치려고 하고.. 다 석가족 사람들이 그랬어요.
이게 부모의 심정이예요. 여기 질문하신 분도 아들보고 '지혜롭지 못하다'고 하잖습니까..
지혜롭지 못한 길이 아니라 지혜로운 길입니다.
출가를 해서 명상을 하다보면 가장 밑바닥에서 떠오르는 번뇌가 뭔지 아세요?
바로 부모에 대한 생각입니다.
이렇게 자꾸 부모가 마음 아파하고 그러면, 수행에 가장 큰 장애가 됩니다.
마치 돌아가신 분을 자꾸 부르고 슬피 울면 쉽게 떠나가지 못하고 무주고혼이 되듯이.
그렇기 때문에 아들이 출가했으면 '잘 갔다'하고 탁 놔줘야 합니다.
오히려 아들이 걱정을 하더라도 '나는 걱정하지 말고 열심히 정진해라. 나도 기도해줄께' 이래야 합니다.
그리고 '나도 아들 따라 정진을 해야 하겠다' 이런 마음을 내셔야 합니다.
탁 놔줘야 합니다. 안 그러면 훌륭하게 못 됩니다.
그러다가 행여나 아들이 몇 년 있다 돌아오면..
지금같은 마음이면, 왜 또 왔냐고 난립니다. 그러지 마시고,
돌아오면 '잘 왔다' 하고 기꺼이 받아주십시오.
창피해서 못 살겠다.. 고 그러면 안됩니다.
나는 하루도 못 했는데 너는 3년이나 했구나.. 하면서
기꺼이 받아주고 격려해 주어야 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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