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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세계 뒤흔든 日 전자업계 몰락...왜? , 삼성, 애플 옥죄기 아이폰 핵심칩 가격 인상

good해월 2012. 11. 13. 07:09

 

세계 뒤흔든 日 전자업계 몰락...왜?

이재구 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zdnet.co.kr

2012.11.11 / AM 05:00

샤프, 소니, 파나소닉, 일본 가전의 몰락


1970년대 이래 30~40년간 세계 전사산업을 주름잡던 일본 가전업계가 거의 회생 불능상태에서 존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와 있다. 소니의 주식은 무디스에 의해 지난 한달새 두 번이나 강등돼 정크본드 직전이다.감원도 병행됐다. 파나소닉은 지난 9월말로 끝난 실적 발표를 통해 6개월간 48억7천만달러의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적자규모는 1년전 동기에 비해 10배 규모다. 샤프는 올초부터 중국 폭스콘에 자사의 경영권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모든 공장 매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정부의 구제금융을 통한 생존을 꾀하는 상황에 직면했으며 이미 1만명의 직원을 감원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세계 가전시장에서 프레미엄 브랜드의 대명사로 여겨진 일본 가전업계가 어떻게 하다가 잇따라 적자의 늪에 빠지고 심지어 정부 구제금융에 손을 벌리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을까?

 

세계 가전업계의 거인 소니,샤프, 파나소닉의 잇따른 몰락의 3대 원인으로는 ▲디지털제품으로의 트렌드 변화에 늑장 대처한 점 ▲왕년에 최고의 이익을 내준 TV에 버금가는 캐시카우인 스마트폰에 눈뜨지 못하고 뒤진 점 ▲엔화강세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워진 경영에 더 압박을 받은 점 등이 꼽히고 있다.
 
주요 외신이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내놓은 한때 세계를 주름잡다가 이젠 추락할 대로 추락한 세계 전자업계의 거인 소니,샤프,파나소닉의 몰락 배경과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세계가전을 지배하던 일본의 거인들이 왜?

 

지난 70년대부터 30~40년간 이들 일본 회사의 브랜드는 사실상 전세계 가전업계의 모든 것이라 할 만 했다. TV에서 전자레인지, 디지털뮤직 플레이어에 이르기 까지 모든 것을 만들어 냈었다. 누구도 이들을 멈추게 할 방법을 갖고 있지 못한 듯 보였다. 그들의 제품은 때때로 그들의 뛰어난 품질과 인지도로 인해 더 높은 가격표가 달려있었다. 그리고 소비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제품을 사들였다.

 

토니 코스타 포레스트 리서치 분석가는 “사람들은 소니를 집안에 온통 도배했지만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말한다.
▲뉴욕의 쓰레기장에서 발견된 소니의 베가 프로젝션TV. 소니와 일본가전업체들이 재정상태가 추락한 것을 상징하는 듯 하다. <사진=씨넷>

“오늘날 일본 가전품들은 여러 가지 중 하나로 전락했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많은 업체들이 이익을 내려고 애쓰는 수준이 됐다. 오늘날 소니의 부채는 한달에 두 번이나 무디스에 의해 회사등급이 정크직전 단계까지 평가하게 만들었을 정도다.

 

올들어 엄청난 주가하락을 기록하고 있는 샤프도 일본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으려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가전업계의 리더 중 하나였던 파나소닉도 리더십을 잃었다. 파나소닉은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가 됐는데 이는 조만간 샤프의 TV가 상점에서 없어질지모른다는 것을 의미하는 수준으로 전락했음을 의미한다. 

 

스티븐 베이커 NPD그룹 분석가는 “모두가 과거의 영화는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10년전만 해도 아직 빠듯한 이익만 거두던 한국의 삼성전자가 뭐든지 다 만드는 전략을 받아들였고 실제로 과거 화려한 성공을 거두던 시절의 일본 경쟁사보다 훨씬더 많은 이익을 내는 성공스토리를 썼다.

 

소니· 샤프· 파나소닉 세거인이 몰락한 원인은?

 

소니 샤프 파나소닉은 한 때 세계가전업계의 대명사로서 빛나는 훈장같은 브랜드를 가진 회사였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의 애플, 한국의 삼성전자,LG전자, 중국의 화웨이,ZTE, TCL,하이센스같은 회사들에 의해 포위됐다. 도대체 왜일까?

 

많은 실패와 몰락의 이야기가 그렇듯이 소니,파나소닉,샤프는 트렌드 변화(trend shift)를 따라잡는데 실패했다. 또 해외경쟁자들에게 추격 당했다.

 

다시 말하면 일본가전업계는 시장이 디지털미디어와 게임,모바일단말기,SW,인터넷으로 변화하고 있는 와중에 이를 선도하지 못하고 따라잡기에만 급급했다.

 

외적요인으로는 엔화의 가치상승이 있었다. 이는 일본제품의 수출가격을 더 비싸게 만들었고 국내 판매 마진을 줄어들게 만들면서 회사를 더욱더 압박했다.

 

거대한 일본 회사들은 또한 느린 회사였다.

 

일본 TV산업의 추락은 이들 일본 가전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소니,샤프,그리고 수많은 일본 회사들은 커다란 브라운관TV시대에는 시장을 지배했다. 소니 트리니트론은 이 TV를 가지고 싶어할 만한 가치있는 TV라는 명성을 누리고 있었다. 전자총 3개를 하나로 모아 화면의 선명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혁신을 실현한 이 제품은 1970년대 들어서면서 이후 거의 30년간 독보적인 베스트셀러였고 그 영화는 끝나지 않을 듯 보였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LCDTV를 만들고 마케팅 하면서 상황은 돌변했다. 가볍고 얇고 선명도 뛰어난 LCDTV는 새로운 캐시카우로 등장하면서 트리니트론을 제치기 시작했다.

 

소니는 결국 2004년 일본 내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LCD패널공장에  지분투자를 해 경쟁자 삼성의 패널로 LCD TV를 만들어야 하는 굴욕까지 감내해야 했다.
▲ 히라이 가즈오 소니 CEO가 지난 4월1일자로 신임 사장에 취임하면서 이 회사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노력이 시작됐다. <사진=씨넷>

이들 가운데 TV시장이 평판TV시장으로 전환하는데 대해 그리 잘 적응한 회사는 거의 없다.

 

코스타 분석가는 이들 가운데 많은 회사들이 TV시장에서 초기부터 많은 이익을 거둬들인 반면, 가중된 경쟁과 줄어드는 마진이 많은 일본 회사들을 압박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JVC 히타치 후지쯔 도시바 NEC파이오니어 같이 약해진 가전업체들이 시장에서 퇴출되기 시작했다.

 

이들의 자리를 대체한 것은 삼성전자,LG전자 같은 회사였다. 삼성은 특히 고품질 평판TV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으며 여기에 보다 높은 기능을 부가해 경쟁력있는 가격에 팔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더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능과 디자인에서 훨씬더 일본의 경쟁사들을 앞서기 시작했다 이제 삼성은 최고표준의 브랜드로서 전세계 TV시장의 리더가 됐다.

 

베이커는 “평판과 HD가 더욱더 유행하자 사람들은 TV사업모델은 PC시장의 그것과 더T욱더 비슷해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지적하면서 “대다수의 일본 TV업체들이 이같은 준비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문제는 이들 회사가 제공하는 제품의 범위인데, 기존에 베스트셀러였던 많은 제품들이 디지털 기술혁신에 따른 신제품 등장에 따라 더 이상 시장에서 팔리지 않게 됐다는 점이다. 모든 것이 스트리밍 방식으로 판매되는 시대에 들어서자 소비자들은 더 이상 소니의 베스트셀러였던 워크맨, CD플레이어,미니디스크, DVD, 블루레이 등을 살 필요가 없어졌다.

 

■모바일 사업에서 기회를 놓쳤다

 

일본은 휴대폰(스마트폰)에서도 TV에서와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다.

 

파나소닉과 샤프는 이런 트렌드와 너무나도 고립돼 있었다. 이는 일본 가전 거인들이 전세계 업체들과 효율적으로 충분히 경쟁할 수준을 확보하지 못하는 요인이 됐다.

 

소니는 에릭슨과의 휴대폰 합작회사를 만들어 초기에는 일부 기본적인 휴대폰을 만들며 성공했지만 이 합작사가 오히려 소니의 발을 묶어 버렸다.

 

애플이 지난 2007년 아이폰으로 휴대폰시장의 문을 두드리자 소니에릭슨은 그들이 새로운 스마트포이란 시장에서 경쟁하기 힘들게 됐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이어 구글과 안드로이드가 등장했지만 일본회사들은 이 급속히 성장하는 플랫폼을 신속히 받아들이는데 실패했고 스스로가 삼성전자와 HTC가 앞서가는 스마트폰시장에서 훨씬 뒤졌다는 사실을 알았다.

 

TV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사업역시 소수의 승리자만을 허용하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격렬한 시장임이 증명됐다. 애플과 함께 삼성만이 스마트폰에서 엄청난 이익을 얻는 유일한 메이저 휴대폰 업체로서 부상했다.
▲007최신작 스카이폴에서 사용된 007폰 소니엑스페리아TL.소니의 엑스페리아 TL은 이번 성탄시즌부터 AT&T에서 단독으로 공급된다.<사진=씨넷> 

소니는 007 최신영화 스카이폴에서 제임스 본드가 사용한 주력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TL을 가지고 조그맣게나마 컴백을 노리고 있다.(007영화 스카이폴 배급사는 소니다)

 

샤프는 미국시장에 약간의 스마트폰을 내놓고는 있지만 거의 명함도 못내민다고 할 정도다.
파나소닉은 일본 밖에서 엘루가 계열의 스마트폰으로 입지를 확대하려는 야망을 가지고 잇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만한 영향력이나 자원이 부족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달 초 파나소닉이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들이는 노력을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외부압력은 더욱더 거세진다

모든 일본 가전업체들이 다시 이익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가지 진실은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압박은 미국과 한국업체들에게서 뿐만 아니라 중국업체로부터도 점점더 거세지고 있다.

 

레노버는 PC사업에서의 지배력을 보여주었다. IDC는 8일 레노버가 87억달러의 매출과 최
고의 PC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이같은 레노버의 부상은 소니와 도시바를 노트북시장에서조차 지배력 떨어지는 업체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보자면 화웨이와 ZTE가 저가와 고가폰으로 전세계를 누비기 시작했다. 미국시장에서 이들 두회사는 심지어 놀라운 방식으로 주요 이통사들에 제품을 공급하기기까지 했으며 조만한 보급형 스마트폰과 태블릿까지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 화웨이는 가라앉고 있는 일본 전자업계가 지켜봐야 할 실력자다.<사진=씨넷>

TV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은 잠재적인 위협을 대변한다. 중국 내수시장의 최대 공급자는 TCL,과 하이센스다. 이들 가운데 아무도 미국시장에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지만 이들은 놀랄만한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하고 있다. 두 회사모두 엄청나게 값싼 TV를 가지고 시장점유율을 잠식해 나가고 있다. 하이센스는 심지어 고급 4K모델까지 미국시장에 내놓았을 정도다. 데이비드 카츠마이어 씨넷 TV평가 에디터는 TCL과 하이센스가 2년내 미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 일본업체가 시장점유율을 잃으면서 일부가 중국업체로 갈 것이라는 사실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고 말햇다.

 

■일본 가전업계 정체성 변화까지 예고

 

이들 회사는 만일 생존하게 된다면 향후 수년간 엄청난 변화를 겪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3개 가전 거인 가운데 샤프가 가장 크게 추락하게 될 것이다. 이 회사는 9월30일끝나는 이 회사 결산보고에서 6개월간 48억7천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이는 1년전 동기에 비해 적자폭을 10배나 늘린 것이다.

 

샤프는 이미 구조조정 중에 있으며 1만명 이상을 감원하면서 폭스콘에 공장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노력이 현금유동성을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소니와 샤프는 가전 제품판매보다는 다른 인기있는 제품판매 회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사로서의 입지를 찾고 있는 듯 보인다. 일례로 소니는 아이폰용 카메라를 공급하고 있고 샤프는 애플 아이폰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여러 공급자들 중 하나가 됐다.

 

그러나 심지어 디스플레이 사업조차도 샤프의 시장을 빼앗으려고 낮은 가격으로 도전해 오는 경쟁사들이 있어 결코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코스타 분석가는 “그들은 많은 옵션을 가지고 있지만 매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파나소닉 브랜드와 사업이 최악의 위기에 처해있다. <사진=파나소닉/씨넷>

츠가 가즈히로 파나소닉 사장은 가전사업에서 철수하고 싶다는 자신의 마음을 직접 밝혀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최근 “최소한 5%의 마진을 내지 못하는 사업은 회사에서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라고 임원들에게 말했다.
.
분석가들은 “파나소닉이 보다 성공적인 비가전 분야의 영업활동을 하면서 가전시장에서의 활동을 접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파나소닉은 2012회계년도에 PC,TV,디지털카메라사업에서 8억5천300만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플레이스테이션(PS)과 할리우드영화, 그리고 영화스튜디오를 가지고 있는 소니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부활할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소니는 모바일분야에 지반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징과 게임같은 분야에 더 초점을 맞추려 하고 있다.

 

코스타는 “그러나 TV는 취미가 되는데 그칠지도 모르며, 소니는 회사의 집중분야를 이와 다른 분야로 옮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니는 기댈만한 다양한 가전제품군을 가지고 있다. .
베이커는 “(생존또는 부활과 관련)소니는 아마도 다른 어떤 일본 회사보다도 최고의 입지를 확보하게 될것”이라고 전망했다.

 

몰락하는 일본 가전업계의 거인들이 그냥 뒷짐만 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소니는 이 치열한 가전시장의 게임에 가세해 자사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고 노력하고 잇다. 그리고 분석가들은 소니가 삼성이 그랬던 것처럼 자사의 TV,태블릿,스마트폰과 가전품들을 보다 더 긴밀하게 연계 통합시키면 이익을 낼 여지가 있다고 믿고 있다.

 

파나소닉은 내년 1월 라스베이거스가전쇼(CES2013)에서 개막식 기조연설을 할 예정인 파나소닉은 이 업계에서 자사의 존재감을 재확인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아무도 이들 가운데 누가 성공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그들 모두의 앞길이 평탄하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삼성, 애플 옥죄기 아이폰 핵심칩 가격 인상

삼성, 아이폰 핵심칩 가격 인상…방법없는 애플

입력 : 2012.11.12 03:06 / 수정 : 2012.11.12 08:17

두뇌역할 AP 단가 20% 올려… 애플, 삼성 외에는 대안 없어 인상안 수용한 듯

삼성전자가 최근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에 들어가는 최고 핵심 부품인 AP(두뇌 격의 반도체) 가격을 전격 인상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인상 폭도 20%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장기 고객인 애플에 대한 AP 납품 단가를 이렇게 파격적으로 올린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에서 치열한 특허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두 회사 간 대립 구도가 이번 가격 인상으로 더 격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 회사의 협상에 정통한 전자 업계 고위 관계자는 11일 "최근 삼성이 애플에 큰 폭의 AP 가격 인상을 요구했다"며 "애플이 처음엔 난색을 표했으나 대체 발주처를 찾지 못해 결국 삼성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이전보다 20% 정도 인상된 새로운 단가는 최근 두 회사 간 거래에 이미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그동안 두 회사 간 납품 여부 등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메모리반도체나 디스플레이(화면)와 달리, 애플이 삼성 외에는 구입할 곳이 없는 대안 부재(不在)의 제품이라는 점에서 양측 간 관계에도 상당한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애플의 요구 수준에 맞는 AP는 삼성전자만 만들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에 들어가는 AP를 전량 삼성에서 사가고 있으며, 그 수량이 지난해 1억3000만개를 넘어 올해는 2억개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애플은 2014년까지 AP 장기 공급 계약을 맺어둔 상태로 일정 기간마다 형식적으로 가격 협상을 하기는 했으나, 특별한 원가 인상 요인이 없는 한 단가는 거의 그대로 유지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의 AP 가격 인상이 애플과의 소송 갈등 이외에, 애플이 삼성에 대한 AP 구입을 줄이려는 시도에 대한 반격의 성격도 담긴 것으로 보고 있다.

☞AP(Application Processor)

스마트폰·태블릿PC에서 명령해석·연산·제어 등 사람의 두뇌 역할을 해주는 최고 핵심 부품(반도체).

 

 

 

 

애플 '특허전쟁' 화해 모드로 바뀌나

'HTC와 특허분쟁 종료' 외신 보도 논조 분석
2012.11.12. 월 11:16 입력

[김익현기자] "파괴해버리겠다(I’m going to destroy Android)."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선보였을 때 스티브 잡스가 보였던 첫 반응입니다. 월터 아이작슨이 쓴 '스티브 잡스'에 나오는 얘기죠.

그 책에 따르면 잡스는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400억달러를 다 써서라도 (구글과) 전면전을 불사하겠다”고 단언했습니다. 특히 잡스는 한 때 애플 이사회 멤버로 활동했던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큰 도둑놈(Grand theft)’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잡스의 이 같은 공언은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특허 전쟁에 그대로 적용됐죠. 2010년 3월 구글 폰을 처음 만든 HTC를 제소하면서 본격 시작된 특허전쟁에서 애플은 '로열티'보다는 '시장 퇴출' 쪽에 좀 더 무게가 쏠리는 정책을 펼쳐 왔습니다.

지난 11일(이하 현지 시간) 전격 발표된 애플과 HTC 간의 '종전 선언'이 관심을 끄는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특허 전쟁에 임하는 애플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죠.

자, 그럼 외신들은 애플과 HTC 간의 이번 합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주요 외신 보도를 중심으로 한번 살펴볼까요?

1. 스트레이트

[테크크런치] Apple And HTC Settle Remaining Lawsuits
[와이어드] Confidential Agreement Ends Apple and HTC’s Patent Feud
[뉴욕타임스] Apple Settles Patent Suit With HTC
[더버지] Apple and HTC settle all patent litigation with 10 year license agreement
[씨넷] Apple, HTC announce global settlement of patent disputes
[애플 공식 보도자료] HTC and Apple Settle Patent Dispute


당연한 얘기지만 외신들은 HTC와 애플 간의 이번 협상을 굉장히 중요하게 다뤘습니다. 공식 발표된 건 향후 10년 간 주요 특허를 크로스라이선스한다는 정도입니다. 현재 두 회사가 갖고 있는 특허 뿐 아니라 앞으로 취득할 특허까지 전부 크로스라이선스하기로 했다네요.

테크크런치, 와이어드, 뉴욕타임스 등 주요 매체들은 일제히 그 소식을 사이트 주요 기사로 올렸습니다. 보너스로 애플 공식 보도자료도 함께 링크했습니다.

2.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아스테크니카] Apple and HTC reach a sudden patent peace, but at what cost?


HTC와 애플이 어떤 조건으로 합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건에 대해 국내 일부 언론들은 HTC가 백기를 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네요. 그런데 제 생각으론, 그건 다소 성급한 판단이라고 봅니다. 어느 정도 조건에 어떻게 계약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백기를 들었다'고 표현하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아스테크니카 기사를 한번 볼까요? 아스테크니카는 HTC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했던 계약과 같은 수준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HTC는 MS에 안드로이드 기기 한 대당 5달러 가량의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아스테크니카는 이번 계약이 삼성에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네요. 그 부분은 아예 원문 그대로 옮겨다 놓겠습니다.

"Ending its litigation against HTC isn't necessarily a sign Apple is ready to end its much larger crusade against Samsung. That company is the leading US smartphone seller and a major rival. But Apple has the edge in court right now, and it is likely to push that advantage. Apple is also sparring with Google-owned Motorola over patents."

3. 왜 화해했나

[더버지] Why Apple and HTC settled their patent litigation


HTC와 애플은 왜 화해를 했을까요? 실제로 두 회사는 최근까지도 한 치 양보 없는 특허 전쟁을 계속해 왔습니다. 지난 8월 삼성이 애플과의 소송에 완패했을 때도 HTC 회장은 "애플과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정도입니다.

아스테크니카가 몇 가지 분석을 했네요. 우선 애플 입장에선 삼성과의 소송에서 승리했다고 해서 다른 소송에서도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HTC는 애플이 온 정열을 쏟아서 상대할만한 대상이 아니란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하네요. 애플 입장에선 전력을 다해 싸워야 할 대상은 HTC가 아니라 구글이나 삼성이란 겁니다.

HTC 입장은 더 절박합니다. 계속 소송 비용을 지불하느니 차라리 애플에 로열티를 주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네요. 적절한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4. 애플 태도 누그러진 건가?

[테크크런치] Does Apple’s HTC Agreement Indicate A Softening Of Its Approach To Patent Litigation?
[올싱스디지털] Does HTC Deal Signal End to Apple’s Thermonuclear War Against Android?
[가디언] Apple and HTC call off hostilities
[리드라이트] A New Era Of Detente? Apple And HTC Settle Legal Claims
[포스페이턴츠] Apple-HTC ten-year license deal shows Android patent peace is achievable


이번 협상이 진짜로 관심을 끄는 건 다른 부분입니다. 팀 쿡 체제로 바뀐 이후 특허 전쟁에 대한 애플의 태도가 누그러졌느냐는 점이 더 궁금한 부분입니다. 앞에서 소개했듯이, 스티브 잡스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해 엄청난 악감정을 갖고 있었습니다. '결사항전' 자세로 임했을 정도이니까요.

올싱스디지털을 비롯한 많은 매체들이 이런 부분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테크크런치는 HTC가 다소 애플과 계속 소송을 하기가 버거웠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로열티 조건 역시 HTC 쪽에 유리한 건 아닐 것 같다는 겁니다.

반면 애플 역시 그 동안 '퇴치 대상'으로 생각했던 안드로이드 업체를 경쟁자 중 하나로 간주했다고 보고 있네요. 특허 분쟁에 대한 인식이 조금 부드러워졌다는 겁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삼성과의 소송도 협상의 여지가 좀 더 있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테크크런치의 입장입니다. 그 부분을 옮기면 이렇습니다.

"This settlement with HTC is essentially a sign that Apple considers it a competitor neutralized, and that’s far from the case with Samsung."

올싱스디지털, 가디언, 리드라이트 역시 비슷한 논조입니다. 포스테이턴츠는 좀 더 꼼꼼하게 분석해주고 있습니다. 단 포스페이턴츠는 다른 언론사 기사를 읽는 것보다는 조금 어렵습니다. 대중적인 글쓰기와 전문가 글쓰기의 차이 때문일 겁니다.



5. 삼성엔 도리어 악재?

[테크크런치] With HTC Patent Deal, Apple Is Going For Android’s Jugular


삼성엔 오히려 악재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컴퓨터로 그룹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앤셀 할리버튼(Ansel Halliburton)이란 사람이 기고한 글입니다.

한 마디로 애플이 HTC와 화해한 것은 동맹군의 약한 고리를 공략하는 전법이란 겁니다. 그런 다음 안드로이드 진영과 결사 항전을 하는 신호탄이 될 것이란 게 할리버튼 변호사의 분석입니다. 이 기사의 논점을 한 마디로 보여주는 건 아래 문장입니다.

"The HTC deal is bad news for Samsung, and even worse news for Google."

무슨 의미인지 잘 아시겠죠? 삼성엔 나쁜 뉴스, 구글은 훨씬 더 나쁜 뉴스. 할리버튼은 또 삼성이 애플과 MS에 로열티를 지불하고도 스마트폰 사업에서 수익을 낼 수 있을까란 질문도 던지고 있습니다.

6. 안드로이드 진영과 체결한 15번째 합의

[포스페이턴츠] Apple-HTC settlement is already the 15th official Android patent license deal


포스페이턴츠를 운영하는 플로리언 뮐러에 따르면 이번 합의가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과 체결한 15번째 화해 선언이라고 하네요. 링크한 기사에는 그 동안 애플이 체결한 화해 협상들이 잘 정리돼 있습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출처 : 학성산의 행복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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