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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인이 잘 뭉친다지만… 그들은 한국의 금모으기·월드컵 응원 보고 놀라

good해월 2013. 3. 3.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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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여시동의 차이나 인사이드 아웃] 중국인이 잘 뭉친다지만… 그들은 한국의 금모으기·월드컵 응원 보고 놀라

  • 여시동 사회부 차장
  • 입력 : 2013.03.02 03:05

    요즘 중국인들 사이에 게리 로크(Gary Locke) 주중 미대사가 작성했다는 중국인에 대한 평가가 화제다. 중국인(한족)의 기질적 특성을 12가지로 정리한 것인데, 부정적인 내용이 많다. "총명하지만 헛소문도 잘 믿는다" "큰일은 참고 넘어가면서 작은 일은 꼬치꼬치 따진다" "관시(關係·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일을 처리할 뿐 정당한 경로를 통하지 않는다" "불공평한 것은 문제 삼지 않고 자기가 이익을 못 보면 따진다" "걸핏하면 외부를 비판하지만 스스로 반성하는 일은 거의 없다" 등이다.

    로크 대사는 미국에서 태어난 중국인 이민 3세다. 2011년 그가 주중 대사로 지명됐을 때 중국 매체들은 "중화의 아들, 100년 만에 돌아오다"라며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그런 로크가 동족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니 화제가 될 만하다. 하지만 이 글은 로크가 작성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로크가 중국에 부임하기 전에 이미 같은 글이 인터넷에 떠 있었다는 주장이 있다. 어쨌든 중국인들은 이 글을 지인들에게 스마트폰으로 전파하느라 분주하다.

    중국인의 민족성은 간단히 요약하기 어렵다. 땅이 넓고 인구가 많아 자칫 일반화의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그럼에도 "중국인은 알 수 없다"는 한마디로 넘어갈 수도 없다. 중국인의 특성은 분명히 있으며 우리와 다른 점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 동남아 화교 사회 취재를 갔다가 그런 경험을 했다. 취재 의도는 해외의 한국 교민과 달리 화교들은 왜 단결을 잘하는지 비결을 알아보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화교 사회를 취재하면서 현실은 취재 의도와 상당히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들은 민족 단결을 불변의 당위로 생각하지 않고 '내가 필요하면 단결하고 필요하지 않으면 안 한다'는 식이었다.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생존 환경과 역사, 문화, DNA 등에 의해 규정지어진 것이다.

    현대의 루쉰(魯迅)으로 불린 바이양(柏楊)은 "중국인은 일대일 경쟁에선 총명하지만 서양인과 집단으로 맞붙으면 절대 이기지 못한다"고 했고, 인문학자 이중톈(易中天)은 "중국인은 쟁반(소집단)에 나눠 담긴 모래알 같다"고 했다. 중국엔 "중국인 한 사람은 용이지만 세 사람이 모이면 벌레가 된다(一個中國人是一條龍 三個中國人是一條蟲)"는 자조적인 유행어도 있다.

    중국 식자층에게 "요즘 중국인들의 민족의식이 한국보다 나은 것 같다"고 하면 대부분 소스라치게 놀라며 부인한다. 그들은 곧잘 한국의 외환 위기 때 금 모으기와 2002 월드컵의 응원 열기, 국산 자동차 애용 사례를 들며 "랴오부치(了不起·대단하다)!"라고 한다. 한국을 수십 번 방문한 적이 있는 '미친 영어(Crazy English)'의 창시자 리양(李陽)은 "한국인들은 애국주의와 분투정신, 자립심, 단결력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며 "우리는 한국인들한테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들은 과장된 접대성 발언인지 모르지만 중국인 대부분이 이런 말을 하는 걸 보면 마음에 없는 말은 아니다. 사실 민족 단위의 단결력은 한국인의 큰 자산이다. 우리가 앞으로 중국과 당당하게 교류하고 경쟁하려면 이 자산을 계속 키워가야 한다. 중국인이나 일본인은 단결하지 않고도 생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남북이 갈려 있고 강대국 사이에 끼여있는 한국은 그런 여유 있는 나라가 아니다.
    출처 : Toto, Come !
    글쓴이 : 오솔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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