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한겨레-KSOI 여론조사] 박 대통령, 부진한 출발 왜?
5년전 MB 지지율 조금 웃돌아
서울·40대이하는 40%대로 추락
대구경북·50대 이상 '높은 지지'
문재인 투표층 33.1%도 긍정적
"취임식 뒤 기대감 살아나" 분석박근혜 대통령의 출발 직후 '성적표'가 신통치 않다. 정권 출범 시점임에도 지지율이 과반을 겨우 넘는 것으로 나타나났다. 역대 정부에서 정부 출범 직후엔
대통령 지지율이 높았다.
<한겨레>가 2일,
박근혜 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벌인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은 55.0%를 기록했다. "잘하고 있다"는 응답자 비율이 자신의 대선 득표율(51.6%)를 겨우 넘긴 것이다.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3.6%에 머물렀고, '모름 또는 무응답'이 21.4%였다. 국민 다수가 아직은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유보하고 있는 셈이다.
부정적 평가를 내린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잘못된 인선"(39.8%)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국민과 소통 미흡"도 31.7%나 됐다. "공약 실천 의지의 부족"은 25.5%였다.
박 대통령 지지율 내용을 들여다보면, 지역적으론 서울이 48.5%로 지지율이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인천·경기, 대전·충청 지역은 전국 평균과 비슷했고, 부산·울산·경남 지역도 58.2%에 불과했다. 오직 대구·경북 지역만 70.2%를 기록해 박 대통령의 지지를 떠받치고 있다.
세대별 격차는 더 심하게 벌어졌다. 30대는 지지율이 40.4%까지 떨어졌고, 20대(44.0%)와 40대(48.1%)도 절반 아래였다. 5살 단위로 보면, 30대 후반(32.1%), 20대 후반(36.2%), 40대 초반(38.2%) 등에서 지지율이 특히 낮았다.
그러나 50대는 63.1%, 60대 이상은 78.5%를 기록했고, 저학력층(중졸 이하, 79.0%), 저소득층(200만원 이하, 67.6%) 등 대구·경북, 노인, 저학력·저소득층 등 박 대통령의 핵심지지층들은 여전히 박 대통령에 대해 강한 지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찍었던 계층의 33.1%도 박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진보 진영에서도 아직까지는 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완전히 저버린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 초 높은 지지율을 보이다 곧바로 '지지율 낙하'를 경험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직전(1998년 2월) 국정운영 지지율이 84.8%였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취임 직후(2003년 3월) 지지율이 71.4%였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2008년 3월) 지지율이 49.4%에 불과했다. 인수위 시절 혼란상과 새 정부 장관 인선 파동('고소영 내각') 탓인데, 박근혜 정부의 지금 모습과 거의 비슷하다. 윤희웅 한국여론사회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소통 부재와 부적절한 인선 등에 대한 비판으로 국정지지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다가, 취임식 이후 기대감이 다시 살아나면서 조금 개선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이후 인선과
정부조직법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초반 개혁 아젠더를 제시하느냐 등에 따라 이후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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