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마자 죽은 새끼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물 위로 띄우면서 바다를 돌아다니는 어미 범고래의 모정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죽은 새끼와 함께 바다를 헤매는 어미 고래의 슬픈 여행은 며칠째 이어졌습니다.
진혜숙 PD입니다.
어미 범고래가 새끼 고래를 물 위로 들어올립니다.
새끼의 몸이 물 속으로 빠지지 않도록 자신의 코 위에 놓고 균형을 잡기 위해 애를 씁니다.
고래연구센터가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 주 빅토리아 앞바다에서 촬영해 공개한 사진입니다.
20살의 어미 고래가 태어나자마자 죽은 새끼를 떠나보내지 못하고 물 위로 계속 띄우면서 바다를 돌아다니고 있는 겁니다.
새끼 범고래는 지난 24일 아침 태어난지 30여분 만에 숨을 멈췄습니다.
어미 고래는 새끼가 죽은 지 나흘째인 27일 오후까지도 새끼를 품에 안고 캐나다 밴쿠버 주변까지 240여km를 이동하는 ‘슬픈 여행’을 이어갔습니다.
갓 태어나 지방층이 충분하지 않은 새끼의 사체는 자꾸 물 속으로 가라앉았고, 어미는 매번 물 속으로 들어가 죽은 새끼의 지느러미발을 물어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랜스 바레트-올레나드 / 해양학자·해양포유류 연구센터> “어미 범고래가 새끼를 잃으면 이런 행동을 종종 보입니다. 어미가 비통해 하는 것이죠. 그게 가장 쉬운 설명입니다.”
남방거주 범고래는 한때 100마리까지 개체 수가 늘었지만 1990년대 말 이후 수가 줄면서 현재 70여마리만 남아 멸종 위기에 처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