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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빼앗기는 것과 나누는 것

good해월 2018. 8. 25. 09:15
빼앗기는 것과 나누는 것

어느 아가씨가 공원벤치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고 있는 
노신사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조금 남아 있는 책을 
마저 보고 갈 참 이었다.
방금전 가게에서 
사온 크레커를 꺼냈다. 
그녀는 크레커를 하나씩 집어 
먹으며 책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시간이 얼마쯤 흘렀다. 크레커가 
줄어가는 속도가 왠지 빠르다 싶어 
곁눈질로 보니, 아니!? 
곁에 앉은 그 노신사도 슬며시 
자기 크레커를 슬쩍슬쩍 
빼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이 노인네가...’
화가 은근히 났지만 무시하고 
크레커를 꺼내 먹었는데, 
그 노신사의 손이 슬쩍 다가와 
또 꺼내 먹는 것이었다. 
눈은 책을 들여다 보고 있었지만 
이미 그녀의 신경은 크레커와 밉살 
스러운 노신사에게 잔뜩 쏠려 있었다. 
크레커가 든 케이스는 
그 둘 사이 벤치에서 다 비어갔고, 
마지막 한 개가 남았다.
그녀는 참다못해 그 노신사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 " 
뭐 이런 웃기는 노인이 다 있어?" 
하는 강렬한 눈빛으로 
얼굴까지 열이 올라 쏘아 보았다. 
그 노인은 그런 그녀를 보고 
부드럽게 씨익 웃으며 
소리없이 자리를 뜨는 것이었다.
별꼴을 다 보겠다고 투덜대며 
자리를 일어 나려던 
그녀는 깜짝 놀랐다. 
그녀가 사가지고 온 크레커는 
새 것인 채로 무릎위에 
고스란히 놓여져 있었다. 
자신이 그 노신사의 크레거를 
집어 먹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깨달았다.
오히려 자기 것을 빼앗기고도 
부드럽게 웃던 노신사. 하지만 
그 노신사는 정신 없는 
그 아가씨에게 크레커를 빼앗긴게 
아니고, 나누어 주었던 것이다. 
제 것도 아닌데 온통 화가 나서 
따뜻한 햇살과 흥미로운 책의 
내용 조차 잃어버린 그 아가씨는
 스스로에게 이 좋은 
것들을 빼앗긴 것이다.
이러한 차이가 오백원 짜리
 크래커가 아니라 아주 중요한 
일에 결정적이고 치명적인 
상황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출처 : 행복한 집 갓바위
글쓴이 : 갓바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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