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매미 개구리 거북이
어느 날 매미가 하루살이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내일이 뭔지 아니? 내일이 온다는 것.
내일을 산다는 것말이야.
그것도 모르면서 어떻게 그렇게 기쁜 듯이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니?
슬프지 않니? 불안하지 않니? 얌전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려야 하는 게 아니냐?
그러자 개구리가 팔짝 뛰면서 말했습니다.
-시끄러워 이 매미야. 너는 내년이 뭔지나 아니?
가을이 오고 겨울이 온다는 것.
그래서 또다시 꽃피는 봄이 온다는 것 말이야.
그것도 모르면서 세상이 다 네 것인 양
그렇게 시끄럽게 울어대고 있는 거니?
그 옆을 느릿느릿 지나가던 거북이가 가소로운 듯
눈을 껌벅거리며 말했습니다.
― 건방진 개구리야.
뭘 안다고 세상을 그렇게 팔짝팔짝 뛰어다니니.
나는 백 년을 살아왔어.
앞으로도 백 년을 더 살 수 있다고.
백년 후면 너희가 모두 없어진다는 것을 아니?
게다가 너희들이 세상에서 사라진 지 백 년이 지났다고 생각해봐.
그때 거북이 등에 하루살이가 앉으며 말했습니다.
- 너는 내가 네 등에 앉았다는 것을 볼 수 없잖니?
볼 수도 없고 느끼지도 못하면서 천 년을 살면 뭐하니?
우리에게 내일은 없어.
오직 주어진 오늘 하루 순간순간 최선을 다해 사는 거야.
그러면 하루를 살아도 백 년을 사는 거지.
포도 한 송이를 다 먹어봐야 포도 맛을 아는 건 아니잖니.
포도 한 알을 먹어도 먹는 순간 최선을
다해 온몸으로 그 맛을 느끼면 그만인 거야.
삶은 지금 이 순간이야. 이 순간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