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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노년은 괴로워도

good해월 2019. 2. 24. 08:12

2019/02/23(토) 노년은 괴로워도 (299)

 

노년은 괴로워도


 인간의 평균 수명이 40세에서 50세를 넘나들던 그런 시대도 있었다.

그 때도 50세가 넘어 60세까지 살며 환갑잔치를 하며 장수하는 사람이

있었고, 70세 까지 사는 사람은 찾아보기 매우 어려웠다.


그렇게 밖에 살지 못하던 인류가 이제 평균 수명 80을 바라보게 된 것

은 비정상인 기준이라고 할 수가 있다.

 

그러나 65세가 되면 초기 고령자라고 하고, 80세 이후는 후기 고령자

로 분류된다고 들었다. 사람이 칠십 년을 살기는 드문 일이여서 "인생

칠십 고래희"라고 성현들이 말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80세는 되어야

후기 고령자의 반열에 끼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나도 90이 넘게 살았지만 우리나라에도 100세가 된 노인들이 상당수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현재에는 70대도 아직 젊은 나이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장수가 축복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 갔고 사실상 노인들은 괴로

운 나날을 보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자기가 이미 어쩔 수 없

는 노인이 된 사실을 망각하고 아픈 데가 많다고 불평을 늘어놓는 고령

자는 아직도 철이 덜 들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당연한 사실에 대하여 불평을 하는 것은 교양 있는 인간답지 않기 때문

이다. 노년이 되어 비록 아픈 데는 많지만 인생을 관조할 수 있는 때가

된 것 또한 사실이다.


내가 만일 노년을 경험하지 못하고 일찍 세상을 떠났다면 사람으로서

알아야 할 것을 모르고 떠났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괴로움을 견

디며 살아가는 노년의 하루하루가 그래도 인생을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을 이것 또한 하늘의 축복이 아니겠는가.

 

김동길



2019/02/22(금) 변하지 않는 것 (298)

 

변하지 않는 것


     해마다 피는 꽃은 비슷하건만

     해마다 사람은 왜 달라지는가?

 

당나라 때 시인 유희이가 읊은 시의 한 토막이다. 해마다 피는 꽃이

물론 같은 꽃일 수는 없다. 피었다 지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꽃이

아닌가? 사람이 해마다 조금씩 달라진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든 인간은 어느 나이가 되면서 부터 늙기 시작해서 옛날의 모습을 알

아보기가 어렵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옛날 노래에 열흘 동안이나 피어

있는 꽃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별로 아름답지 않은 꽃들은 오래 피어 있을지도 모른다. 꽃 중에 정말

백일 동안 피어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백일홍이라는 이름의 꽃이

있는 것을 보면 오래오래 피는 꽃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사람들은 오래 피는 꽃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것 같다. 일 년

열두 365일 피어있는 꽃은 오로지 조화뿐이다. 그러나 조화가 필요

해서 쓰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조화를 좋아하지

않는다.


꽃은 피었다 반드시 시들어야 하고 사람은 젊었다가 반드시 늙어가야

한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많이 늘어나서 이젠 80세도 그렇게 드물지

않다. 90을 넘긴 사람들도 많고 100세가 다 된 이들도 적지 않다.


사람은 꽃하고 다른 점이 있다면 인간만은 늙어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믿고 산다. 보기에 아름답다는 말은 아니다. 누구의 얼굴에나

주름살은 보기 좋지 않다.


그러나 그 많은 주름진 얼굴에도 노인의 두 눈에는 총명한 기색이 감돌

수 있다. 내면의 생활이 어떠냐에 따라서 우리는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

이다. 오래 살려고 애를 쓸 필요도 없다. 그런 일은 다 하늘에 맡기고 편

안한 마음으로 정직하고 선량하게 살면 눈빛만은 그대로 변치 않고 빛날

것이다.

 

김동길



2019/02/20(수) 가장 필요한 사람 (296)

 

가장 필요한 사람

 

오늘 우리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경제가 살아나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이 많다. 어떤 사람들은 안보가 제일 걱정이

라고 한다.


남북관계가 굴러가는 꼴이 대한민국에 매우 불리하게 되는 것 같아

걱정이 태산 같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일반 국민이

가장 바라고 원하는 것은 우선 정치가 좀 더 정직하게 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나, 국회의장이나 대법원장이 뭐라고 한마디 하

면 국민이 믿어줘야 하는데 믿어주지 않는다. 오랜 세월을 두고 국민

이 정권에 속아만 왔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마땅한 사람이 무슨 말을

해도 믿지를 않는 것이다.


믿지 못하는 사실은 위정자들에게만 그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

이라고 여겨지는 많은 사람들이 정직한 지도자를 모실 만한 자격이 없

기 때문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만이 속이는 것이 아니라 이 국민

도 결코 정직한 국민은 아니다.

 

경상도의 어떤 산골에서 농사만 짓던 사람이 서울 구경을 하고 싶다고

서울에 사는 조카를 찾아왔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내왕하며 길거리가

붐비던 당시의 명동을 찾아갔다.


십 리를 가야 집 한 채가 있는 벽촌에서 온 이 아저씨는 사람들이 그토

록 많은 것을 보고 아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다 뭘 해 먹고 사노?”

라고 물었다. 조카가 즉석에서 대답하였다. “서로 속여먹고 살지요

는 명답이었다.

 

김동길




출처 : 조 쿠먼
글쓴이 : 조 쿠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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