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CEO 손정의는 한국계 일본인 사업가로 재일교포 3세다. 그가 경영하는 소프트뱅크 주식회사는 1981년 9월 3일 일본 도쿄에서 설립된 고속 인터넷, 전자상거래, 파이낸스, 기술 관련 분야를 아우르는 일본의 IT 기업이다. 현재 펀드를 조성해 미국의 차량 공유업체 우버, 국내 유통업체 쿠팡 등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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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할아버지 손종경은 대구 사람이다. 1914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아버지 손삼헌은 생선 행상 등을 통해 어렵게 생계를 이어갔다. 손정의는 1957년 규슈의 사가현 도스에서 태어나 조선인이라는 차별 속에서 자랐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항상 “너는 천재이고, 뛰어난 사람”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는 반드시 1등을 해야 한다는 각오, 일본인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능력으로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혔다. 고등학교 시절 무작정 도쿄에 가서 일본 맥도날드 설립자인 후지타 덴 회장을 만났다. 수차례 문전박대 끝에 회장을 만난 그는 “세계적인 CEO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후지타 회장은 “컴퓨터 관련업을 하라”고 이야기했다.
29조의 자산, 일본 최고 부호로 우뚝 선 손정의
이 말을 마음에 품은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그때 미국에서 느낀 자유로운 분위기와 컴퓨터에 대한 꿈에 완전히 사로잡혔다. 그는 부모를 설득해 1974년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손정의는 3주 만에 미국의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고 미국의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캘리포니아주 버클리대학교 유학 시절 밥 먹고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공부에 매달릴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손정의처럼 생각하고 승리하라≫는 책에는 당시 손정의의 생활이 담겨있다. “학교 공부 이외의 시간 중에서 매일 5분을 나에게 할애했다. 그 사치스러운 시간을 매일 1개, 무언가 발명하는 것에 썼다. 1일 1개의 무언가를 발명하고, 그 중에서 1개를 1년 간에 걸쳐 골라서 그 발명으로 한 판 해보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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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회장과 문재인 대통령의 인연
이때 개발한 것이 외국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번역이 되는 음성인식 자동번역기였다. 이 아이디어를 샤프전자에 팔아 1억 엔(약 10억 원)을 받았다. 이를 자본금으로 친구와 함께 유니온 월드라는 벤처 회사를 창업하여 기업가로 나섰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뒤 일본으로 돌아와 19세에 세운 ‘50년 인생 계획’을 지키기 위한 실행에 들어갔다. 그의 50년 인생 계획은 ‘20대에 이름을 떨치고, 30대에 1,000억 엔의 운영자금을 마련하며, 40대에 승부를 걸고, 50대에 사업을 완성하며, 60대에 다음세대에게 물려주겠다’는 것이다.
7월 4일 손정의 회장이 한국에 왔다. 먼저 그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접견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12년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손정의 회장은 대선 후보이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만남을 요청해 ‘아시아 슈퍼그리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탈원전을 바탕으로 태양광과 풍력으로 전력을 생산해 동아시아 국가들에 공급하는 친환경 생태에너지 프로젝트였다. 먼저 몽골에서 전력을 생산해 한중일 동아시아 주요국이 협력해 인프라를 만들어 가자는 구상이었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모티브가 됐다.
삼성 이재용·현대 정의선·LG 구광모·네이버 이해진·엔씨소프트 김택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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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회장은 청와대 방문 이후 대기업 총수들과 만찬을 함께 하기로 했다. 만남을 주도한 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16년 9월 삼성 서초사옥에서 만난 바 있다. 오늘 회동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 투자 책임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 참석한다. 이날 자리는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 기술 동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고, 최근 수출 규제로 악화된 한일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게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한편 최근 ‘공동 행보’를 보이는 젊은 총수들의 움직임도 관심을 모은다. 지난 6월 26일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 구광모 회장, 최태원 회장 등 기업 총수는 삼성그룹의 영빈관으로 알려진 승지원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난 바 있다. 이들이 승지원에 모인 것은 2010년 10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만찬 후 9년 만이다. 이 모임 역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